오늘 재미있는 게임 관련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패키지 게임을 즐겨하시는 분이라면 베데스다의 '엘더스크롤' 시리즈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거나 플레이해보았을 겁니다.
그리고 여러 게임을 해보았다면, 베데스다의 오픈 월드 시스템은 다른 게임에 없는 디테일함과 정교함이 있죠. 물론 다른 RPG 게임처럼 정교한 스토리나 캐릭터, 다채로운 대사나 선택지가 있는 건 아니지만,
플레이어 그 자신이 그 '세계' 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좁지만 다양한 장소와 물건으로 가득찬 현실감 있는 게임의 맵, 각자만의 스케쥴링으로 움직이고 대화나 행동,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네임드 NPC들, 네임드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정교한 패턴을 보이는 NPC들을 보면, 엘더스크롤 시리즈는 오블리비언부터 레디던트 AI라는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한 오픈 월드 세계를 구축함으로써, 약간 어색하긴 해도 현실감을 플레이어에게 부여했습니다.
이 레디던트 AI란 무엇일까요?
Radiant AI 시스템은 NPC 상호작용과 행동을 프로그래밍합니다.
비 플레이어 캐릭터가 주변 세상에 동적으로 반응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오후 2시쯤, 이 장소에서 음식을 먹는다"와 같은 일반 목표가 NPC에게 주어지고, NPC는 이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별도의 스크립팅 없이, 캐릭터에게 선택지를 남겨둡니다. 각 캐릭터에 대한 개별 스크립팅의 부재는 다른 게임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게 하며, 토드 하워드가 게임에 대해 "유기적인 느낌"이라고 설명한 것을 창조하는데 도움이 된다.
* 쉽게 풀이하자면, 일반적인 게임은 NPC의 행동을 스크립팅하여 고정된 행동만을 하게 하지만, 베데스다의 레디던트 AI 시스템은 일개 NPC들에게 고정된 행동을 주입하는 것을 자제하고, 자체적인 선택지와 확률을 주고 개별적인 AI를 할당해 줌으로써 여러 변칙을 만들어내고 자유도를 주면서 정말로 리얼한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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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diant AI 시스템은 .오블리비언에서 그 정교함을 선보였습니다.
.오블리비언의 NPC들은 네임드 NPC들은 모두 각자만의 정교한 스케쥴대로, 시간별로 다른 장소에 이동하고 어떤 장소에 들르는지 모두 NPC들마다 정해진 패턴이 있었고 실제로 행동했습니다.
플레이어와의 친밀도에 따라 표정이나 말투도 전부 달라지며, 플레이어의 특정 행동에 맞게 즉각 반응했죠.
다른 NPC들하고 대화도 하고, 게임의 시점과 사건이 변하면 그것에 대한 언급도 하면서 게임의 분위기를 플레이어의 행동에 맞게 이끌어갔죠.
물론 이러한 점들이 다른 게임에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한 건 아닐지라도, 가장 독특한건 게임 내에 존재하는 모든 NPC가 이러한 점들을 모두 가지고 있었단 겁니다.
스카이림에서는 그 상호작용이 더욱 발전했습니다. 물론 간소화된 점은 있었지만 플레이어가 무기를 떨어뜨리면 주워준다거나, 플레이어가 그 NPC를 죽이면 그 NPC와 좋은 관계에 있던 NPC들이 복수를 위해 건달을 고용한다거나 하는 이벤트도 있고, 어떤 NPC가 죽으면 플레이어가 그 유산을 상속받는다거나,
그 NPC와 가까운 관계가 있던 사람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거나 하는 사소한 유기작용들이 많이 발전했었죠.
레디언트 AI의 특징 중 또 하나는,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과 그에 따라 늘어나는 변수를 잘 컨트롤한다는 것입니다. 플레이어의 과거 행동과 경험에 대응하여 게임의 세계를 맞춤화함으로써 플레이어의 개인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Radiant A.I.는 플레이어가 이전에 발견하지 못한 위치에서 퀘스트 목표를 설정하고 플레이어의 능력에 맞는 적 또는 과거의 행동에 기초하여 전체적인 요소를 이끌어내며, 플레이어의 행동을 상세히 설명하는 적들로 그 위치를 채우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베데스다는 스카이림을 제작할때 이 AI를 프로그래밍하는데만 3년 이상을 투자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