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제이의 이야기

ADHD 약물 치료를 시작하며..그 첫번째 일기 - (5)

JAE1994 2019. 4. 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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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 전에 언급했듯이 콘서타 72mg 를 처방받고

저의 치료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아토목세틴, 즉 스트로테라로는 무기력감 해소를 제외하고는 큰 치료 효과를 보지 못했던 저는 

이 약물의 효능을 내심 기대했습니다.

원장님이 말하기를 이 콘서타의 지속시간은 12시간 정도이며,

부작용으로는 불안감 증폭, 심장박동 증가 초래였습니다.

그래서 전 그 부작용을 상쇄할 수 있게 원장님께 항불안제를 처방 받았습니다.

 

아무튼, 콘서타와 항불안제를 복용하고 전 다시 제 일터로 뛰어들었죠.

이번에는 제발 잘 되기를 빌며 말이죠.

 

 

다행히도, 콘서타는 제게 효능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치료효과가 검증된 약물 중 하나인 만큼, 저에게도 그것은 작동했습니다.

무기력감 해소가 스트라테라보다 더 강력한 것은 물론, 저의 이해능력도 향상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그것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치료 전에는 항상 일을 할때 누군가의 지시를 받으면 

분명 말을 듣고는 있는데 분명히 이해하지 못했고 금세 지시사항을 잊어버렸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일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지시를 받으면 그것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리미트리스' 마냥 제 뇌가 풀가동 되는 그런 드라마틱한 효과는 아니지만,

분명히 효과는 분명했습니다. 

이것은 제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약이 제 뇌를 그렇게 작동하게 해준 것입니다.

다만, 콘서타가 만능은 아니었습니다. 분명 이해력과 학습능력은 향상 된게 느껴졌지만,

금세 잊어버리는 단기 기억력엔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지 못해,

전 미친듯이 필기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일단 이해는 하니까, 뇌에 저장하기 위해서는 필기, 반복을 수행하며 제 것으로 만드는 것을

끊임없이 연습했습니다. 물론 그래도 제 단기 기억력에 한계가 있어, 일반인들 같은 업무 수행

능력은 내지 못했고, 실수는 줄었으나 실수를 아예 안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효과는 있었고, 예전의 저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약의 효능이 지속될 때 만큼은 전 훨씬 의욕적이었으며, 부정적이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분명 전 예전의 저보다 나아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또 깨달은 것은 한국에서 보급하는 치료제의 한계로 인해, 완전한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약도 영구적인 효과보다는 일시적인 효과밖에 주지 못하기에,

필연적으로 전 살아남기 위해, 더 나아지기 위해

 

약을 꾸준히 앞으로 복용해 할 운명이라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좋아질 수 있겠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ADHD 치료를 하려고 하시는 분들, 처음엔 약 처방부터 해서 본인의 실생활에 개선을 

보이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 본인의 신체 특성과 생활 패턴, 성향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작정 약만 먹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약을 먹고 본인이 추가로 다른 노력을 기울인다면 분명히 '나아질 수' 있음을 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의 근본적인 문제는 약을 복용하지 않을 경우 똑같습니다.

 

약을 복용해도 이미 우리 ADHD 인들은 두뇌 발달이 미성숙하기에,

완전히 일반인처럼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도 완벽하지 않으니,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달라지지 않았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도 없고, 단지 자신에게 맞는 약물을 찾고 꾸준히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전 콘서타를 복용하면서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지만, 아직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네. 그게 중요한 거죠.

 

제 일기는 다음 장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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