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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의 미나리 리뷰 (Minari) - 한국계 미국 이민자의 삶을 그린 아름다운 드라마 영화

JAE1994 2021. 5. 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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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Minari)

감독 : 정이삭 

장르 : 드라마

출연진 : 스티븐 연 (제이콥 역), 앨런 김 (데이빗 역), 윤여정 (순자 역)

 

간만에 재밌고 인상적이게 본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아름다운 영화였습니다. 그것은 '미나리' 란 영화로, 전 세계 평단에서 호평을 받고, 오스카 시상식에서 출범한 작품으로 한국에선 유명한 영화죠.

전 본래 한국 영화를 그다지 보지 않는 편입니다. 한정되어 있는 소재도 그렇지만, 너무 감정적인 면에 치우친 진부한 클리셰들이 많고 지나친 욕설과 폭력적인, 자극적인 것만 있는 영화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나리는 그러한 소재들이 있는 진부한 영화로 보이지 않고, '워킹 데드' 로 유명세를 보였던 인기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 이 출연한다는 소식이나, 80년대 한국계 미국인 이민자들의 삶을 그린다는 영화의 소재는 흥미로워 보였고, 전 영화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과연 저의 소감은 어땠을까요.

 

미국으로 이민와서 힘든 노동의 삶을 살고 있는 80년대 한국계 이민자들의 삶을 그린다

 

미나리는 미국으로 이민와서 힘든 노동의 삶을 살고 있는 80년대 한국계 이민자들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제이콥은 캘리포니아에서 10년간 힘든 일을 하다가 장기간 반복 노동의 삶에 지쳐, 그동안 모은 돈으로 미국의 남부 주인 아칸소 주 시골에 있는 큰 농장 땅을 사서 온 가족들을 이끌고 옵니다.

집은 마치 거대한 컨테이너 형식의 집으로, 이곳에서 농장을 일구어 성공하겠다는, 코리안 아메리칸 드림을 가진 제이콥은 불만이 가득한 아내와 다투기도 하지만 성공을 다짐하며 이곳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아내도 집안의 경제 상황에 기여하기 위해서 닭 공장에서 새끼 영계의 암수를 구분하는 일을 하게 되죠.

 

이 영화의 포인트는, 주인공 가족의 아들인 데이빗과 순자 할머니의 은근한 개그 포인트

 

그리고 얼마 후, 모니카 (한예리) 의 어머니자 제이콥의 장모인 순자 할머니가 가정을 돌보기 위해 오게 되면서 영화의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됩니다.

제이콥은 농사를 시작하느라 바쁘고, 아직 어린 나이인데 심장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데이빗은 오랜만에 만난 순자 할머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처음엔 대놓고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죠. 그 나이 대의 어린 아이라면 할만한 행동들을 보입니다. 그러한 이 둘에서 생겨나는 은근한 이 영화의 개그 포인트가 웃음을 주는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탕한 한국적인 성격을 가진 순자 할머니는 미국 사회에서 자라난 데이빗과 처음엔 문화적 차이로 갈등을 보이다가도 순자 할머니의 호탕한 성격과 손자를 위해주는 따뜻한 마음씨에 서로 사이가 좋아지는 전개는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한국 드라마 감성이 섞인 전개이기도 합니다.

 

영화 전체에 기독교적인 색채가 확 깔려 있다. 이는 약간 취향을 탈 수 있는 부분.

 

미나리 영화 전체에는 기독교적인 색채가 확 깔려 있습니다. 왜냐면 실제로 한국계 미국인 이민자 많은 수가 기독교 신자가 많고, 이민 과정에서의 힘든 삶과 미국 사회의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 낯선 땅에서의 외로움과 고향의 그리움 등 여러가지 이유로 기독교를 믿고 교회를 통해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미국 한인 교회도 엄청 많구요.

이 면에서 종교가 없는 분들께는 약간 거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기독교가 미국 한인 사회에서 큰 영향을 차지하고 있으니, 이는 현실을 잘 반영한 사례입니다. 이 영화에선 남북전쟁 참전용사이자 주인공인 제이콥을 도와주거나 멘토 역할을 하는 백인 남자 캐릭터인 '폴'이 나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매일매일 큰 십자가 나무를 지고 산책을 하는 괴이한 행동을 하지만 주인공인 제이콥을 정신적으로 도와주고, 제이콥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선한 캐릭터로 나오죠.

그의 캐릭터는 이 영화에선 '희망' 을 상징합니다.

 

드라마틱한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이 영화의 전개는 실제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드라마틱한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이 영화의 전개는 실제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로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경우가 우리의 삶에서도 마찬가지이듯, 주인공인 제이콥은 큰 농장을 일궈 한인 업체에 납품하여 돈을 크게 벌겠다는 야망을 꿈꿨지만, 한인 업주들은 말을 바꿔서 계약을 멋대로 취소해버리고, 제이콥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농사를 짓는다고 빛을 내서 은행에서 대출을 내서 트랙터를 사고 사람도 기용하고 힘들게 일했는데, 잘 풀리는 건 없죠. 설상 가상으로 아내인 모니카와의 사이도 나빠지기 시작합니다. 자식 교육과 삶의 질 모두 캘리포니아가 유리할텐데도, 자신만의 꿈에 젖어 다른 가족의 편의는 신경쓰지 않고 의지할 곳도 없는 미국 촌동네로 이사온 남편에게 점점 답답함과 분노를 느끼는 아내 모니카는 결국 그 분노가 폭발해서 둘의 사이도 가면 갈수록 나빠지죠.

 

언제 어디서나 잘 자라는 억세지만 식용으로 활용하기 좋은 '미나리'. 이 영화를 상징하는 소재로써 좋았다.

 

이 영화에서 '미나리' 라는 식물은 실제로 언급되고 장면에 나옵니다. 순자 할머니가 씨앗을 가져와서 집 근처 숲에 뿌려서 심죠.

미나리는 별도의 관리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잘 자라는 나물이라고 영화에 언급됩니다. 이는 무엇을 상징할까요? 스포일러라 영화의 내용 전체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이 '미나리' 라는 소재와 메세지는 이 영화의 전체를 걸쳐 우리에게 메세지를 줍니다. 그것은 모든것이 파멸로 향할 때에도 우리에겐 희망이 남아있다는 것이죠.

그 메세지는 영화의 후반부에가서 관객들을 이해시키기 시작합니다. 제가 잘 만들었다고 평할 수 있는 부분이죠.

 

영화의 색채와 사운드, 분위기 모두 좋았다.

 

전체적인 영화 화면의 색채, 사운드. 분위기 모두 좋았습니다. 서정적이고 감성적이고, 한국적인 감성이 약간 들어가 있지만 이 영화는 한국적인 영화라기보다는, 한국인들이 주인공인 미국 영화에 가깝습니다. 전 그 점이 마음에 들었구요. 일종의 신파극이나 인물중심주의적인 묘사 없이, 이 한국계 미국인들의 삶을 그린 영화의 전개는 담담하게 흘러갑니다.

이 영화의 작품성은 굉장히 뛰어나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우선 한국영화적인 특성을 넣지 않더라도 한국계 미국인들의 삶을 아름다운 색채와 분위기로 그려낸 점을 호평하고 싶구요. 전체적인 완성도와 묘사도 좋았습니다.

마지막에 관객에게 주는 메세지도 상당히 상징성이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아쉬운 점이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동양인이 미국 사회에서 받는 차별을 묘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미국의 모든 사람들이 인종차별적인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며, 동양인들만 인종차별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민자들의 애환 중에선 인종차별이 상당히 큰 문제로 자리잡고 있죠.

그리고 실제로 1980년대때 미국 내 동양인들은 지금보다 훨씬 인종차별을 받는 경우가 흔했으며 그때는 지금처럼 미디어나 디지털 통신이 발달된 때가 아니므로 언론에 이슈화되지도 못했습니다.

인종차별을 대놓고 받고 학창시절때 학교 폭력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흔했습니다. 물론 미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므로 이러한 점들을 넣긴 힘들었을 겁니다. 다만 현실을 생각해볼때, 미국 사람들이 너무 친절한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느꼈지만, 뭐,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미국인들은 소수일 뿐이므로, 그렇다고 넘어갈 수 있죠.

아무튼, 재밌게 보았고 이 영화를 호평하고 싶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왜 평단의 평가가 좋은지 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만 '미나리' 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장점

- 전형적인 한국영화의 특성 없이, 아름다운 색채와 담담한 전개로 묘사한 한국계 미국인 가정의 삶.

- 깨알같은 콤비의 순자 할머니와 데이빗의 개그.

- 미나리라는 소재를 통해, 전반적으로 잘 배치된 이 영화의 메세지

- 아름다운 분위기와 사운드, 적절히 배치된 카메라 워크

- 몰입도 높은 배우들의 연기.

 

단점

- 미국 내 심각한 동양인 인종차별을 묘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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