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제이의 영화 리뷰

제이의 영화 워크래프트 (Warcraft) 리뷰 - 원작을 망친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기대에 너무 미치지 못한 영화.

JAE1994 2021. 4. 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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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 (Warcraft : The Bigining)

개봉일 : 2016년 6월 9일 (대한민국)

감독 : 던컨 존스

출연진 : 트래비스 핌멜 (안두인 로서 역), 도미닉 쿠퍼 (레인 린 국왕 역), 폴라 패튼 (가로나 역), 클랜시 브라운 (블랙핸드 역), 벤 포스터 (메디브 역)  

 

1994년, 워크래프트 : 오크와 인간을 시작으로 된 유구무구한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역사.

 

워크래프트 프랜차이즈는 1994년 워크래프트 : 오크와 인간으로 시작되어 2021년에 이르는 지금까지, 거의 30년에 가까워져가는 엄청난 장수 프랜차이즈이자 인기가 많이 시들긴 했지만 한때 전 세계 게이머들을 흠뻑 심취하게 만들었던 월드 베스트 셀러 게임 프랜차이즈입니다.

워크래프트는 전략 게임이었던 시절에도 인기를 많이 끌었고, 워크래프트3의 완성도와 인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로 높았습니다. 그후 발매된 MMORPG 게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는 역사적인 MMORPG 게임으로 자리잡게 되죠.

 

워크래프트 영화화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성공했을 때부터 계속 자리잡아 왔던 떡밥이었고 드디어 2016년 실사 판타지 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워크래프트 영화화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성공했을 때부터 계속 자리잡아 왔던 떡밥이었고 드디어 2016년 실사 판타지 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실제 와우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플레이한 유저를 칭하는 말) 이기도 했고 시리즈 팬이었던 던컨 존스 감독을 필두로 한때 구 블리자드의 얼굴마담이자 세계관을 집필했던 메인 디렉터 크리스 멧잰이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 게임에 대한 인기는 무척이나 높았기에, 팬들이 이 영화에 거는 기대치도 무척이나 높았습니다. 던컨 존스의 이전 작품들도 상당히 판타지 영화를 제작하기에 걸맞는 성격의 작품들이 많았으며 (명작영화 '소스 코드' 의 감독이었기도 했습니다.) 판타지 영화는 최근 사장되어가는 추세이기도 했고, 원작의 탄탄하고 방대한 세계관과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으니 원작에 충실하고 신규 관객을 이해시키기 위한 여럿 장면들을 포함하고, 멋진 액션신과 CG, 캐릭터를 구현만 한다면 

충분히 대박날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 영화의 상업적인 성공은 게임 원작 중에서 1위이고, 관객들의 평도 그리 나쁘지 않은 준수한 영화였습니다. 물론 와우저들을 포함한 전문 리뷰어들의 평은 별로 좋지 않았고, 저도 비판받을만한 요소가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유명 게임 프랜차이즈의 영화가 왜 이런 포지션에 처해지게 되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게임과는 설정 변경을 거치면서, 인간과 오크가 최초로 조우한 1차 대전쟁의 시작점을 다룬다.

 

영화의 배경은 게임 워크래프트1의 시작인 1차 대전쟁의 시작점을 다룹니다. 여기서부터 팬들과는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죠. 워크래프트 사가에서 최고의 스토리적 완성도를 가졌다고 평가받는 '워크래프트3' 의 배경이 아니라, 영화는 게임 최초의 시작점인, 인간과 오크가 최초로 조우하여 전쟁이 시작되는 1차 대전쟁의 시작점을 다룹니다.

'드레노어' 라는 다른 차원의 땅에서, 불타는 군단의 아제로스 점령 계획이 시작되고, 오크 종족 타락 계획이 시작되면서, 오크의 흑마법사 굴단을 필두로 흑마법사들이 벌인 흑마법으로 드레노어는 황폐화되어 더이상 오크들이 살아갈 수 없는 땅으로 변질되고, 드레나이 학살, 타락한 만노로스의 피를 마신 오크들이 더욱이 난폭하고 호전적인 종족으로 변질되면서, 무언가 다른 존재에 홀린 인간 최고의 마법사 '메디브' 가 굴단과 계약해 아제로스로 통하는 차원문을 열고,

인류의 왕국인 스톰윈드 침공하면서 이 게임의 스토리가 시작되는데, 이 영화 역시 비슷한 전개의 시작을 보입니다. 초반부터 설정 변경들이 여럿 보이지만, 확실히 초반 인트로의 임팩트는 대단합니다.

 

이 영화의 대단히 높은 퀄리티의 CG와 리얼한 오크 캐릭터의 묘사, 생동감은 대단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걸 느낄 수 있다.

 

오크의 이미 침공 계획은 완료되었고, 그 상황에서 차원문 주변에 모든 오크 부족 병력들이 모여 아제로스 침공 준비를 하는 장면의 스케일과 CG는 굉장히 대단합니다. 전 처음에 이 영화의 비쥬얼에 매우 감탄했습니다. 그냥 비쥬얼만 좋은게 아니라, CG 캐릭터들의 연기와 생동감도 실사 영화에 굉장히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이죠. 오크 측의 주인공인 '듀로탄' 과 그의 친구 '오그림 둠해머' 아내 '드라카' 를 짧게 소개하며, 인간 왕국 스톰윈드가 아닌, 드레노어의 오크들의 입장에서 첫 시작이 전개되는 부분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 게임에서처럼, 절대악이 아닌 중립적인 세력으로 묘사되는 원작에서의 호드와 호드 유저의 입장을 반영하려는 노력들이 보였고, 영화에서 역시 오크들은 침략자이고 호전적이긴 하지만 그들만의 사정이 있고, 악마의 피를 마시지 않고 종족의 본능에 굴복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듀로탄이란 인물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오크를 단순 절대악, 침략자 포지션 세력이 아닌, 제 3의 존재가 개입하여 타락한 존재가 되었으며, 인간과 대립하는 또 다른 개성적인 세력으로써 묘사하려는 노력이 작중에서 보였습니다. 물론 게임을 자주 했어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고, 영화상으론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초반부에 등장하는 '드레나이' 란 종족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는 것은 아쉬웠다. 이 부분은 설명이 필요했다고 본다.

 

초반의 문제의 캐릭터인 '가로나' 와 함께 등장하는 드레나이들은 오크들과 초반에 평화롭게 지냈으나, 오크들의 타락으로 학살되어 오크들에게 포로로 잡혀 끔찍한 일을 당한 종족들인데, 영화에서 포로로 잡혀 굴단의 차원문을 여는 재료가 되는 역할로 나오지만, 게임상에선 그냥 이 종족은 누구고 어떤 일을 당하게 됬는지 설명이 전혀 없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한 사람들이라면 아, 당연히 드레나이겠구나. 라고 추측이 되고 이해가 가능하겠지만, 워크래프트를 영화로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이 부분에서 이해가 잘 안될 것이 분명합니다.

전 조금이라도 오크가 인간을 침공하기 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오크가 왜 타락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부분이 간략하게 영화에서 설명하는 부분이 있었더라면, 초반부를 조금 더 좋게 평가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튼, 영화의 인트로는 강렬하고 흥미를 돋구기에 충분하다.

 

설정 변경들이 있긴 하지만 영화의 인트로는 확실히 멋집니다. 차원문이 열리고 아제로스를 침공하기 위해 돌격하는 오크 병사들의 박력과 그 웅장함 연출은 확실히 이 영화가 연출과 CG에 원작 팬들을 위해 공을 들였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가로나와 듀로탄이 차원 이동을 통해 아제로스의 어느 연못을 통해 빠져나오고, 도중에 출산된 아들 고엘 (스랄) 이 죽을 위기에 처하지나 굴단이 흑마법으로 생명력을 불어넣어 살린 다음, 호드의 병사들을 향해 '호드의 새로운 전사!' 라고 외치고, 이에 오크 병사들이 '호드를 위하여!' 라고 외치는 장면은 확실히 팬서비스가 다분히 느껴지는 장면이었죠.

 

확실히 이 영화의 배경 퀄리티는 원작 팬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만큼 압도적이었습니다.

 

확실히 이 영화의 배경 퀄리티는 원작 팬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만큼 압도적이었습니다. 와우를 플레이해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드워프들의 본 요새인 아이언 포지와 인류 왕국의 중심지인 스톰윈드의 CG 배경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장면은 크나큰 장관이었죠. 게임을 플레이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게임에서의 실제 구조와 영화에서 묘사된 구조도 동일합니다. 물론 게임의 한계 탓에 축적이 확연히 줄은 게임에 비해 영화에서는 훨씬 방대한 지역으로 표현되죠.

이 부분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영화의 CG만큼은 아무리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다 좋다고 평가할 정도이니까요.

 

얼라이언스 캐릭터들 역시 영화판에서만의 오리지널 설정과 새로운 인물들이 추가되었다.

 

오크의 침략 시작으로 영화의 인트로가 끝난 이후, 얼라이언스 진영들의 인물이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되는데, 게임에서의 설정과 달리 오리지널 캐릭터들과 오리지널 설정들이 생긴 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배우들의 캐스팅은 나쁘지 않단 생각이 듭니다. 1차 대전쟁의 스톰윈드 총사령관이자, 인간 최고의 영웅이자 불굴의 전사인 '안두인 로서' 역할을 호주 출신의 액션 배우 '트래비스 핌멜' 이 연기했는데, 이 배우는 미드 '바이킹스' 의 주연이기도 한데 실제로도 뛰어난 신체 능력과 액션 연기를 보여줘서 안두인 로서 역할에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안두인 로서의 친구이자 국왕인 '레인 린' 역할은 유명배우 '도미닉 쿠퍼' 가 맡았는데, 개인적으로 살짝 맘에 안들긴 하지만 영화 속 캐릭터로써는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레인 린 국왕의 아내이자 안두인 로서의 친 여동생인 '타핀 린' 과 안두인 로서의 아들인 '캘런 로서' 라는 이 영화만의 오리지널 인물들이 추가되었습니다.

뭐 이 영화만의 추가 설정은 나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게임과 연계되는 영화가 아닌, 완전히 다른 세계관인 페러럴 월드 영화니까요.

 

게임과의 이질감이 보이는 영화만의 오리지널 전개는 그렇다 치더라도, 객관적으로 초반부 전개는 나름 나쁘지 않았다. 

 

게임과의 이질감이 보이는 영화만의 오리지널 전개는 그렇다 치더라도, 객관적으로 초반부 전개는 나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제로스 땅에 암흑 마법에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체들이 발생하고, 나중에 절친이 되지만 지금으로써는 서로 처음 만나게 되는 로서와 카드가가 처음에 조우하는 씬이라던가, 마법사들을 보여주는 장면, 국왕이 메디브를 호출하면서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부분은 멋진 전개였습니다. 

 

게임의 비쥬얼을 충분히 반영한 얼라이언스 냉병기들, 실제 인체 비율에 맞게 훌륭히 리파인된 갑옷들의 디자인 역시 호평할 만하다.

 

또한 칭찬하고 싶은 점이 하나 더 있다면, 원작의 화려하게 묘사되었던 냉병기들과 병사들의 갑옷 비쥬얼입니다. 게임의 비쥬얼을 충분히 반영한 얼라이언스 냉병기들, 실제 인체 비율에 맞게 훌륭히 리파인된 갑옷들의 디자인 역시 호평할 만하다. 워크래프트는 하이 판타지물로써 일개 보병의 갑옷부터 각종 무기들까지 화려한 디자인을 자랑하는데 영화에서 구현된 스톰윈드 보병들의 갑옷이나 주연 인물들의 복장들도 원작의 화려함을 영화로 잘 가져왔으며, 촬영에 사용된 소품들 역시 원작을 충실히 반영한 비쥬얼과 디자인으로 평단의 호평을 얻었고, 저 또한 칭찬하고 싶습니다.

원작은 상당히 과장된 인체 비율로 구현된 갑옷의 어깨뽕이나 장비 크기들은 실제 인체 비율에 맞게 디자인이 변경되었는데, 떡대가 줄어들긴 했지만 (특히 어깨뽕) 원작의 느낌을 고수하는 디자인은 그대로이며 스톰윈드 보병들의 갑옷은 상당히 멋지게 구현되었습니다.

 

인간과 오크의 전투씬 역시 호평하고 싶다. CG가 많이 사용된 점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액션 연기는 매우 좋다.

 

이 영화에서 표현되는 인간과 오크의 액션 씬 또한 호평하고 싶습니다. 초반에 얼라이언스 풋맨들이 오크 그런트들과 전투를 펼치게 되는데, 원작에서 묘사되는 오크의 압도적인 완력과 무게감을 잘 표현해냈습니다. 게임 설정 상 오크 병사들은 인간을 완력에서 압도하며 판금 갑옷으로 중무장한 인간 병사들 마저도 맨손으로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데, 영화에서도 그 설정을 잘 반영하여 초반부에는 그런트들이 인간 풋맨들을 상대로 위협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물론 인간 또한 약한 종족은 아닌지라 중반부부터는 오크 병사들을 상대로 완력에선 다소 밀리긴 하지만 나름 기교를 발휘해 잘 싸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무튼 초반에 벌어진 두 병력의 소규모 전투로, 스톰윈드 총사령관이자 오크 호드의 대족장인 안두인 로서 vs 블랙핸드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고, 메디브의 마법으로 흑마법에 의해 타락된 오크 병력들이 전멸하면서 대족장 블랙핸드를 비롯한 듀로탄, 둠해머 등 타락하지 않은 나머지 오크들은 인간 병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퇴각하게 되죠. 곧 거대한 전투가 벌어질 것임을 암시합니다.

여기까진 영화가 나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의 시작은 '가로나' 가 등장하면서 부터였다.

 

이 영화의 문제의 시작은 '가로나' 라는 캐릭터가 얼라이언스에 구출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가로나라는 캐릭터는 여기선 오크와 드레나이의 혼혈로써, 인간과 오크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데, 여기저기 허술한 점이 많이 보입니다. 일단 오크와 인간의 혼혈이라는 구 원작의 설정을 살린 것은 좋은데, 영화에선 이상하리만큼 인간에게 적대적이지 않게 나옵니다. 원작에서는 처음에 굴단의 사주를 받고 인간 세계에 잠입한 캐릭터로 나오지만, 여기선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또한 인간들 입장에선 처음 보는 외계인일텐데도, 국왕 레인 린은 이상할 정도로 그녀를 경계하지 않으며 다른 얼라이언스 인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레인 린 국왕의 캐릭터는 게임과 달리 영화에선 이상하리만큼 성격이나 캐릭터성이 변화되었는데, 명백한 한 국가의 국왕으로써 최초로 만난 적을 경계하지 않고 이상하리만큼 자비로운 모습은 원작의 캐릭터성을 붕괴시킴은 물론 어색함까지 들게 합니다.

가로나라는 캐릭터 포지션은 원작과 영화에서 위치가 비슷하긴 하지만, 이 영화 메인 스토리 전개를 고려해본다면, 가로나에게 너무 큰 비중이 할당된게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로나도 물론 중요한 포지션의 캐릭터이긴 하지만, 분명 가로나에 집중할 시간에,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 설명을 좀더 보강하는 식으로 변경했다면 이 영화는 좀더 나은 스토리텔링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가로나도 물론 중요한 포지션의 캐릭터이긴 하지만, 분명 가로나에 집중할 시간에,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 설명을 좀더 보강하는 식으로 변경했다면 이 영화는 좀더 나은 스토리텔링을 가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 극장에서 영화를 봤을 당시, 관객들 중 한명이 한 말이 '이 영화의 스토리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라는 말이었습니다.

물론 와우저라면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고 원작과 다른 설정을 언급하고 영화의 스토리가 원작에 비해서 어떤 점이 별로인지 비판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워크래프트란 영화를 처음 보는 관객을 좀더 배려할 수 있었어야 했습니다.

가로나가 어떤 캐릭터인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집중할 시간에, 얼라이언스 인물들과 상황들의 묘사, 호드의 인물들과 상황들의 전체적인 묘사에 영화의 분량을 더 할당했었더라면 와우저들에게도, 이 게임을 잘 모르는 그냥 일반 관객들에겐 좀더 어필할 수 있는 영화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할만큼, 가로나에 대한 비중은 불필요하게 큰 것 같습니다.

 

물론 영화만의 각색이 필요하긴 했지만, 불필요한 캐릭터 변화도 몇몇 있었다.

 

가로나란 캐릭터도 그렇긴 하지만, 호드 측의 상황 묘사도 많이 아쉽습니다. 우선 블랙핸드를 이은 오크의 대족장이자 스톰윈드와의 대전쟁을 이끌었던 영웅 '오그림 둠해머' 는 영화에선 오크 종족의 실리를 추구하는 성격으로 나오며 명예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성격으로, 나중에는 종족을 위해 친구인 듀로탄을 배신하는 역할로 나오게 됩니다. 대족장 블랙핸드는 설정에 걸맞게 강대하고 전사로써의 명예를 추구하지만 굴단의 꼭두가시에다 굴단에게 굴복하며 '오크는 흑마법의 제물' 이라고 발언하는 명예롭지 못한 모습도 보여줍니다. 듀로탄만이 역시 오크 부족 중에 가장 온건한 성향을 지니고 있는 서리늑대 부족으로 오크 종족의 타락을 걱정하여  오크 부족을 타락에서 구하기 위해 인간과의 협상을 진행하는 이물로 나오죠.

문제는 이러한 스토리 라인은 나쁘지 않더라도, 오크 호드 전체가 너무 굴단의 꼭두각시 같은 느낌으로 나왔다는 것입니다. 원작에서도 굴단이 오크 전체를 타락시킨 주범이며 어둠의 의회의 위상이 높긴 했지만, 대족장은 엄연히 블랙 핸드이고 오크 전체의 지휘 계통은 전통적인 오크들이 주도했던 모습이 강했습니다.

굴단도 흑마법으로 오크를 타락시키긴 했지만 절대로 그것을 모든 오크들 앞에서 주도했던 것은 아니며, 대족장이나 자신을 경계하는 세력을 대놓고 공격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오크 호드 전체가 굴단의 말 몇마디에 두려움에 떨어 자신들만의 신념 없이 너무 굴단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대족장인 블랙핸드 마저도 굴단에게 꼼짝 못하는 장면을 보여주어 오크 호드란 세력이 너무 한 인물에게만 휘둘리며 전체적으로 융통성이 없는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호드를 좋아하는 와우저들에게도, 오크라는 세력이 마냥 악한 세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도 그다지 설득력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보여집니다.

 

 

CG와 멋진 연출이 없었더라면 이 영화의 평가는 훨씬 낮았을 것이다.

 

멋진 CG와 연출이 없었더라면 이 영화의 평가는 지금보다 훨씬 낮았을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 또 눈여겨 볼 점은 게임의 묘사에 걸맞는 화려한 마법 이펙트 CG와 차원문을 여는 거대한 연출인데, 이 연출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판타지 영화인 만큼 CG에 공을 들인 것 또한 좋게 평가할만 하지만, 마법 이펙트 또한 원작에 걸맞게 화려하고 우수하여 이 영화를 볼때 눈은 즐겁긴 합니다. 영화가 전개될 수록 스토리적인 허점은 점점 커지고 실망감은 커지긴 하지만요.

 

국왕 레인 린은 오랫동안 함께한 친구이자 강력한 전사인 안두인 로서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이상한 캐릭터성을 보여주며, 메디브 또한 안두인 로서에게 불필요한 도발을 감행하는 이상한 인성과 개연성 없는 타락 과정을 보여준다.

 

국왕 레인 린은 오랫동안 함께한 친구이자 강력한 전사인 안두인 로서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이상한 캐릭터성을 보여주며, 메디브 또한 안두인 로서에게 불필요한 도발을 감행하는 이상한 인성과 개연성 없는 타락 과정을 보여줍니다. 레인 린은 원작에서 오크를 경계하고 친구이자 자신의 국가 병력을 통솔하는 총사령관이자 동시에 강력한 인간 전사인 안두인 린을 신뢰하고 그와의 협력을 존중했습니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역시 이상..하리만큼 오크와의 평화를 추구하며, 아들을 잃은 안두인 로서를 메디브가 도발하자 오히려 메디브를 두둔하고 안두인 로서를 감옥에 가두는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입니다.

그리고 만나지도 얼마 되지 않고 신뢰하기도 힘든 서리늑대 부족 오크들과 타락해가는 메디브의 말만 믿고 스톰윈드 백성 구출 작전을 감행하는데, 딱봐도 변수가 많고 위험해보이는 막장 작전임에도 안두인 로서를 가두고 작전을 진행하는 모습은 융통성 없고 현명하지도 않는 한심한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레인 린의 판단이 마냥 옳을 수 만은 없어도, 원작에서 레인 린은 이런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이러한 캐릭터성 변질은 역시 영화 감독인 던컨 존스의 가로나 편애에 영향을 받았다고 밖에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상적인 장면들은 존재하고, 어쨌든 영화는 나름 볼만하게 흘러간다.

 

이러한 스토리적 헛점, 불필요한 개연성과 스토리 변화적인 단점 속에 영화는 그래도 나름 볼만하게 흘러갑니다. 그중 인상적인게 바로 와우저들이 충격을 받은 듀로탄과 굴단의 막고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원작에선 강력한 흑마술로 오크를 타락시켰던 장본인이긴 하지만 대족장 블랙 핸드에게도 말을 조심하고, 나중엔 오그림 둠해머의 위상을 고려하여 그에게 살려달라고 빌었던 전형적인 악당 흑마술사의 느낌을 주었던 원작과는 다르게,

굴단은 영화에서 최고의 포스를 보여줍니다. 마법 뿐만아니라 육체적으로 강력한, 힘법사(?)의 모습을 보여줄 때 많은 와우저들은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오크 최고의 전사 중 하나인 듀로탄과 단지 육체적 능력만으로 호각으로 싸우거나 약간 유리한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물론 마지막에 밀리다가 흑마법을 동원해 이겨서 오크들의 비난을 받긴 하지만, 아무튼 그가 보여준 힘법사로써의 새로운 모습은 나름 인상적이었죠. 이 장면에서 듀로탄은 동족들에게 굴단의 악하고 타락한 모습을 보여주며 영웅답게 전사합니다. 이 전개는 충격적이긴 했지만 원작에서 암살당했던 것과는 다르게 좀더 비장하고 웅장한 연출을 보여주는 듀로탄의 죽음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네요.

 

마지막 대전투와 로서와 카드가의 재치있는 콤비로 메디브를 제압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로 뽑힌다.

 

마지막 인간과 오크의 대전투와 로서와 카드가의 재치있는 콤비로 메디브를 제압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로 뽑힙니다. 대규모의 풋맨과 그런트가 전투를 펼치는 장면이야말로 이 영화의 최고 하이라이트죠. 이 부분 만큼은 이 영화를 비평했던 와우저들이나 평론가들도 감탄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휴먼 얼라이언스와 오크 호드의 대전투를 멋지게 표현했습니다. 오크와의 신체능력과 체구의 차이를 붐스틱이라는 드워프산 총을 사용하여 오크에 비해 딸리는 완력 차이를 극복하고 먼저 공격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오크와 능숙히 전면전을 펼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고, 초반엔 오크들의 압도적인 힘에 밀려 속수무책으로 당했지만, 후에 날렵한 움직임과 기량을 발휘하여 능숙하고 용맹하게 오크 그런트들과 싸우는 휴먼 풋맨들의 전투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몇몇 CG 연기의 한계 때문인지 몇가지 사소한 전투 씬에는 허점이 보이긴 합니다. 왠지 허공에 칼질하는 느낌이 드는 듯한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몇몇 보이죠. 

 

분명 카타르시스가 느껴져야할 안두인 로서 vs 블랙핸드 막고라는 너무나 허무하게 끝나서 아쉬운 장면이다.

 

분명 카타르시스가 느껴져야할 안두인 로서 vs 블랙핸드 막고라는 너무나 허무하게 끝나서 아쉬운 장면입니다. 둘다 각 진영을 대표하는 최고의 전사임에도 서로 합을 겨루지 않고, 너무나 허무하게 단 일합만에 안두인 로서가 승리하죠. 물론 안두인 로서가 설정 상 강력한 전사이긴 합니다만, 양 진영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의 싸움인데 좀더 치열하게 묘사를 해주고 개인적으로 좀더 막고라 분량에 좀더 할당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장면이었습니다.

안두인 로서가 좀더 힘겹게 블랙핸드를 잡았다면 복수의 카타르시스도 좀더 컸을 거고, 치열한 전투를 보는 재미도 더 있었을 것입니다.

 

워크래프트 사가의 시작을 알리며, 전쟁의 시작을 알리며 영화는 끝이 난다. 팬서비스 장면은 덤.

 

워크래프트 사가의 시작을 알리며, 전쟁의 시작을 알리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마지막 스럴이 아델라스 블랙무어 영주의 부하에게 발견되는 장면이나, 마지막에 얼라이언스 종족이 연합하여 오크와 싸울 것을 결의하며 '얼라이언스를 위하여!' 라고 외치는 장면은 와우저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을 것입니다.

어쨌든 이런저런 허점은 많아도, 워크래프트가 볼만한 판타지 영화였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나친 가로나 편애로 인해 스토리상 헛점이 생겼고, 불필요한 설정 변경이나 원작과 다른 점들은 아쉬운 부분이나, 워크래프트라는 거대한 세계관을 영화 한편으로 녹여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나름 용서가 되는 점도 있고,

또한 영화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로 놓고 보자면 딱히 나쁘지만은 않아서 전 괜찮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다른 와우저들은 분노가 크긴 하지만요. 그래도 전 볼만한 영화였다고 생각하지만..아쉽게도 감독 던컨 존스가 '후속작은 없다.' 라고 공언을 함으로써, 블리자드 영화 실사화는 이제 물건너가서, 워크래프트 영화는 이제 추억으로 자리잡을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장점

- 원작의 묘사에 충실한 훌륭한 퀄리티의 CG, 캐릭터 디자인, 실사 영화에 맞게 훌륭하게 디자인된 소품들

- 강렬함과 오크들의 무게감을 잘 표현한 인간 보병 vs 오크 보병의 전투 장면, 훌륭한 마법 이펙트, 훌륭한 액션 배우들의 액션 연기

- 와우저들의 가슴을 울리는 몇몇 장엄한 연출들, 화려한 비쥬얼과 스케일.

단점

- 감독의 지나친 가로나 편애로 인한,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를 붕괴시킨 가로나의 역할과 비중.

- 영화만의 전개를 위해 다소 불필요한 설정 변경이나, 변질된 캐릭터성은 긍정적이지 못한 면들이 많았다.

- 몇몇 입체적인 캐릭터들은 보이지만, 오크 호드의 전반적인 캐릭터성은 너무 융통성 없고, 굴단에 휘둘리는 모습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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