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제이의 사이버펑크 2077 (Cyberpunk 2077) 리뷰 - 언제까지 우린 이런 게임들에 속아야만 하는가?

JAE1994 2021. 1. 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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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berpunk 2077

 

출시일 : 2020년 12월 10일

 

개발 : CD 프로젝트 RED

 

플랫폼 : PC, XBOX ONE, Play Station

 

장르 : 1인칭 오픈월드 RPG 

 

 

이 게임만큼 출시 전 최고의 마케팅을 보여준 게임이 있을까?

 

위쳐3 : 와일드 헌트로 전 세계에 폴란드 게임의 위력을 보여줬던 CD 프로젝트 레드가 개발하는 야심찬 신작 사이버펑크 2077이 출시된지 어느덧, 한달이 되었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은 처음 트레일러가 공개될 때부터 전세계 수많은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던 게임이었고, 워낙 전작인 위쳐3가 훌륭한 명작인데다가 개발자의 서비스 정신이 매우 투철해 혜자스러운 게임이어서 

이 게임에 대한 유저들이 거는 기대는 하늘을 찌를 듯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위쳐3는 게임 자체도 매우 뛰어났지만, CD 프로젝트 레드는 지속적으로 위쳐3에 무료 DLC와 패치를 내놓았으며, 위쳐3는 출시 때 버그와 불안정한 퍼포먼스가 있었지만 지속해서 어떠한 과금 요소도 없이 꾸준한 패치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줬고,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거의 본편의 메인 스토리에 필적하는 혜자 DLC '하츠 오브 스톤'과 '블러드 앤 와인' 을 차례대로 출시해 안그래도 매우 훌륭했던 게임을 최고의 게임으로 만들어주는데 일조하는 행보를 보였었으니까요.

 

이 게임의 기대치는 헐리우드 스타 키아누 리브스가 참전하면서 거의 정점에 올라섰다.

 

이렇듯 CDPR의 혜자스러운 행보, 사이버펑크 세계관이라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세계관, 계속해도 공개되는 흥미로운 정보는 이 게임을 최고의 기대작으로 만들게 되었는데, 거기에 한술 더 떠서 2019 E3 XBOX 코너에서는 헐리우드의 유명 남배우 '키아누 리브스' 가 게임을 직접 홍보하는 한편, 게임 내의 '조니 실버핸드' 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공개되어 더욱 큰 환호를 자아냈습니다.

'매트릭스의 네오' '존윅' 으로 국내에서도 매우 친숙한 배우인 키아누 리브스의 참전으로 이 게임의 대한 유저들의 기대치는 거의 정점에 올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저도 이 게임을 오랫동안 기대해왔던 유저들 중 한명이었으니까요. 

 

공개된 게임플레이 정보도 환상적이었다. 

 

공개된 게임플레이 정보도 환상적이었습니다. 실제 게임플레이 비쥬얼의 느낌은 환상적이었으며, 생생하게 구현된 나이트 시티의 생동감과 비쥬얼은 과연 현재 컴퓨터 하드웨어로 원활하게 돌릴 수 있을지가 궁금할 정도로 뛰어났죠.

단순한 비쥬얼 말고도, CDPR은 사이버펑크 2077이 RPG 게임으로써 얼마나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는지 마케팅으로 공언했습니다. 선택지로 인해 게임 내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사소한 NPC들에게도 상호작용이 존재하며, 게임 내에 사소한 장소라도 다양한 퀘스트와 스토리가 있다는 점부터, 자그마치 프롤로그 구간의 플레이 타임은 6~8시간이나 되며, 16시간을 해도 게임의 10분의 1 볼륨에도 못미친다는 등, 정말 이게 구현이 가능할지 의심되는 사항들을 

CDPR의 개발자들은 구현을 꼭 할 것처럼 이야기해왔습니다. 출시 직전까지도, 사이버펑크 2077의 개발 상황에 대해서 부정적인 뉴스는 별로 나오지 않았으며, 리뷰어들은 호평 일색이었고 게임의 하자 있는 부분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이제 알고 있고 베일에 가려진 허점들은 모두 드러났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허위 광고였고, 우리는 속았다는 것을 말입니다.

 

PC 버전은 그나마 괜찮은 점수를 받았지만, 콘솔 버전은 정말로 형편없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은 출시 직후 게임계에서 뜨거운 감자였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 안에 구현된 요소들 대부분이 여태 광고하고 개발자들이 공언했던 것과는 달리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지만, 가장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들은 출시 전 언급했던 여러 사항들이 본 게임에서는 미구현된 것이 많으며, 게임의 안정성과 최적화, 퍼포먼스는 상당히 불안정한 수준이었으며 버그는 플레이하면서 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울 정도로 넘쳐났다는 것입니다.

특히, 콘솔 버전의 퍼포먼스 문제는 그나마 할만한 수준이었던 PC버전과는 달리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콘솔 버전은 그래픽이 떨어지는 것은 감안한다 해도, 퍼포먼스가 플레이하기가 매우 꺼려지는 수준이었는데, 출시 당시 PS4와 XBOX ONE 유저는 20프레임 초반대, 심하게는 10프레임까지 떨어지는 상태로 플레이를 해야했으며 이는 충격적이게도 개발사인 CDPR이 절대로 공개하지 않은 정보였습니다.

 

정말로 쾌적하게 플레이하기 '불가능' 한 수준의 프레임 드랍을 자랑하는 콘솔판.

 

한국에선 생소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사실 거의 모든 게임의 판매량은 콘솔 버전이 PC버전 보다 많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패키지 게임 시장의 주류 소비 국가인 북미나 서구권 국가에선 대부분의 사람들은 PC보다 콘솔로 게임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게임을 구매하는 소비 계층의 절반 이상은 콘솔 유저들이었고, 콘솔 버전 예약 판매량이 PC버전 예약 판매량보다 많았습니다. 따라서 사이버펑크 2077의 콘솔판의 프레임 드랍이 매우 심하다는 것은 절반 이상의 판매량을 보증하는 콘솔 유저 모두에게 사기를 친 거나 마찬가지인 행위이며, 이는 개발사와 게이머들 사이에서 게이머들이 개발자들에게 신뢰를 잃게 되는, 매우 치명적인 잘못된 행위입니다.

 

그리고 한술 더 떠서, CDPR은 콘솔 버전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유저들에게 호언장담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출시 전 리뷰용 카피를 PC버전만 리뷰어들에게 전달하고, 콘솔 버전은 전달하지 않는 등 신뢰가 가지 않는 행동을 보여줬죠. 아무튼 여러 방면에서 유저들을 속이고 자신들의 치부를 속인 CDPR의 행동은 정말로 이해할 수 없고, 정말로 불쾌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러한 행위들 때문에 CDPR의 명예는 실추됬으며 주가는 매우 떨어졌습니다. 또한 몇몇 직원이 회사 내부의 상황을 폭로하고 있으며, 게임 개발 과정에서 회사 내에서 개발자들과 경영진의 갈등이 매우 심했으며, 실질적인 게임 개발 기간이 예상보다 적고 경영진은 개발진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고 게임 출시 시기를 앞당겼다는 등의 불화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이버펑크 2077의 논란에 대해선 언급을 멈추고, 이 논란의 본 게임이 어떻게 나왔는지 살펴볼 시간입니다.

 

출시 전의 정보와 달리 플레이어의 출신 설정도 간소화되었고 커스터마이징도 생각보다 다양하지 못하다.
가자!  나이트 시티로!

 

사이버펑크 2077의 첫인상은, 화려하지만 불완전해보이는 구석이 많다는 점입니다. 출시 전의 정보와 달리 플레이어의 출신 설정은 노마드,부랑아,기업 겨우 3가지로 간소화되었고 매우 다양할 것이라고 광고했던 커스터마이징도 옵션이 많지 않습니다. 캐릭터의 성기도 커스터마이징 가능하다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유저들의 시선을 끌었던 출시 전의 분위기와 달리 V의 커스터마이징은 부족한 점이 많이 눈에 띕니다.

뭐 그렇다고 해도, 게임의 그래픽은 매우 뛰어나고 게임의 시작 부분은 괜찮았습니다. 내용이 크게 다르진 않지만 노마드,기업,부랑아 3가지 선택지에 갈려지는 게임의 도입부는 각자의 스토리가 있고 대화 선택지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전 노마드로 플레이했는데, 성공하고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처음에 재키와 만나 나이트 시티로 향하는 도입부는 처음 시작 부분임에도 불구 많은 내용의 대사와 인상적인 스토리 전개가 있었습니다.

 

게임의 프롤로그 부분은 나름 훌륭하다. 문제는 6개월이라는 시간적 부분을 너무 빠르게 건너뛰는 전개와, 프롤로그 미션의 훌륭한 퀘스트 퀄리티가 지속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사이버펑크 2077의 프롤로그 부분은 의외로 훌륭했습니다. 재키 웰스란 캐릭터는 V의 동료로 매력적인 친구였고, 아무것도 모르는 V가 나이트 시티에 재키와 입성하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프롤로그의 스토리 전개는 6개월이라는 시간적 부분을 너무 빠르게 건너뛰어버려 이 게임의 초반부 스토리텔링의 허무하게 비어버린 부분을 만들어버렸고, 이 스토리 라인은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표명하는 부분입니다.

V가 나이트 시티에 처음 입성하여 새로운 동료를 만나고 일거리를 찾고, 나이트 시티에 적응하는 과정을 6개월이라는 시간 편집으로 대충 뭉뚱그려 표현하지 말고 플레이어가 몰입할 수 있도록 플레이할 수 있는 구간으로 만들 수는 없었을까요?

이 부분에선 상당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전 이 도시가 매우 좋습니다.
진짜로 현실 도시와 같은 스케일의 도시 표현력을 보여준다.

 

사이버펑크 2077의 비쥬얼과 도시 표현력은 수준급입니다. 아무리 이 게임의 단점이 많고 비난받을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이 많다고 해도, 사이버펑크 2077은 놀라운 도시 표현력을 보여줍니다. 1인칭 오픈월드 게임에서 단연 최고의 비쥬얼을 보여주고, 비록 나중엔 장식용 병풍에 지나지 않고 상호작용도 없다는 NPC들이란 걸 깨닫게 되지만 

화면에 등장하는 수많은 현실같이 움직이는 나이트 시티의 시민들은 엄청난 생동감을 보여주며, 사소한 부분마저 놓치지 않고 표현한 디테일을 자랑하는 빽빽한 밀도의 나이트 시티는 엔비디아의 RTX 효과와 맞물려 놀라운 비쥬얼을 보여줍니다.

 

레이트레이싱이 적용된 PC버전의 그래픽은 매우 놀랍습니다.

 

그래픽적인 면에 있어서는 현존 최고라 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1인칭 시점의 오픈월드 게임이라 군데군데 그래픽적 허점, 디테일이 떨어지는 부분을 게임을 플레하면서 많이 볼 법도 하지만 놀랍게도 거대한 도시와 큰 스케일을 표현하면서도, 게임의 그래픽 디테일이 별로라고 느껴진 곳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인물들, 총기, 복장, 군장, 차량등 모든 캐릭터들과 사물,기계들의 디자인은 하나같이 세련되고 디테일이 살아있으며, PC판 풀 옵션에서 게임을 즐길 경우 정말 최고의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레이트레이싱이 적용되면 더욱 리얼한 광원효과를 보여주지만 레이트레이싱을 제거해도 게임의 디테일은 뛰어납니다.

다만 콘솔판의 최적화는 최악인데다가 PC버전의 최적화도 많이 아쉽습니다. 물론 그래픽 디테일이 대단하다고 해도, 풀 옵션을 무난하게 즐기려면 4K 해상도에서 RTX 3080이 필요하며 레이트레이싱은 분명 뛰어난 비쥬얼 효과를 자랑하지만 엔비디아 DLSS를 같이 돌리지 않으면 상당한 프레임 드랍을 유발하기 때문에 사이버펑크 2077의 뛰어난 그래픽은

고사양 PC를 가진 게이머들에 한정된다는 것에 큰 아쉬움이 있습니다.

콘솔 유저는 그래픽은 그럭저럭 잘 뽑아낸 편이지만 프레임 드랍이 극심하여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점은 치명적인 단점이지요. 

 

하지만 뛰어난 장점인 비쥬얼도 게임 내에 산재해있는 수많은 버그들 때문에 그 빛이 가려진다.

 

하지만 뛰어난 장점인 비쥬얼도 게임 내에 산재해있는 수많은 버그들 때문에 그 빛이 가려집니다. 게임 출시 이후 사이버펑크 2077은 엄청난 버그들이 리포트되었으며, 스샷에 포함되어 있는 버그 외에도 엄청난 수의 버그들이 산재해있습니다. 캐릭터들이 이동 도중에 T자 자세를 취하고, 도중에 머리가 없어지기도 하며 이상한 장소로 이동하기도 하는 웃지 못할 시각적인 버그부터 퀘스트 진행 불가, 캐릭터들이 전화를 하지 않아 스토리가 진행되지 않는 버그도 초창기엔 상당히 많이 발견되어 

개발진들은 버그 픽스를 위해 진땀을 빼야했을 정도입니다. 분명 이런 문제가 정식 출시판에 있었음에도 아무런 언급 없이 출시를 강행한 CDPR에 많은 실망감이 느껴집니다. 분명 미완성되어있고 불완전한 제품이란 걸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입니다.

 

RPG로써의 요소는 나름 합격점

 

게임의 버그를 비판한 다음, 이제는 게임의 시스템을 살펴볼 시간입니니다. 이 게임의 RPG요소는 개인적으로 합격점이었습니다. 사이버펑크 TRPG 게임에 나왔던 설정과 시스템들을 충분히 반영하였으며, 플레이어는 다양한 빌드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습니다. 근접전에 특화된 빌드, 은신 암살에 특화된 빌드, 총격전에 특화된 빌드, 아니면 장비 해킹이나 조종에 특화된 빌드 등 다양한 방향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고 제공되는 스킬과 스탯도 다양한 편입니니다.

빌드 별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들이 잘 세분화되어 있으며, 각 능력 당 밸런스도 나쁘지 않게 잡혀있습니다.

 

다양한 사이버웨어로 플레이어의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세계관의 설정에 걸맞게 플레이어도 리퍼닥에게 가서 다양한 사이버웨어로 플레이어의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사이버웨어의 양이 다양하지 않아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사이버웨어로 다양한 능력치를 개선하는 시스템은 신선했습니다. 사이버 부품을 달기 위해 게임 내에서 돈을 벌 동기부여를 해주며, 맨티스 블레이드 같은 치명적인 살상 병기로 근접전을 펼칠 수 있게 해주고, 때로는 전투 시에 플레이어의 능력을 강화해주거나 해킹을 수월하게 해주는 사이버웨어로 전투 외적인 부분에서 게임을 더 수월하게 해주는 사이버웨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발 과정의 문제인지 게임 출시 전 공언했던대로 엄청나게 다양하진 않았고 분야가 한정된 느낌이 있긴 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사이버웨어들이 개조를 해도 캐릭터 외양엔 반영되지 않는 점도 많이 아쉬웠습니다.

다른 NPC들은 다양한 외양을 가질 수 있는데도 말이죠.

 

건 플레이도 의외로 뛰어나다.

 

기대하지 않았던 건플레이나 전투 부분은 의외로 훌륭해서 놀랐습니다. 게임의 타격감은 뛰어난 편이고, 전투도 나름 재미있는 편이어서 놀랐습니다. CDPR의 전작 위쳐3가 액션이나 전투 시스템은 단조롭고 어렵고, 조작감이 별로라고 혹평을 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사이버펑크 2077의 전투 시스템은 양호하게 발전한 수준입니다.

총기들의 타격감과 사운드도 뛰어나고, 피격감도 좋습니다. 적들의 AI가 너무 별로라서 긴장감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진 않지만, 고레벨 적이라 할지라도 불렛 스펀지 현상도 심하지 않아 RPG 게임이 흔히 가지는 특성인 레벨 스케일링으로 인한 불렛 스펀지 문제 없이, 적들이 적절한 체력 분배를 가지고 있어 적절한 장비만 갖추면 데미지 싸움이 수월한 편으로

전투가 루즈하게 흘러가는 일 없이 재미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캐릭터 자체는 인상적이긴 하지만 행동에 당위성을 찾긴 힘들었던 조니 실버핸드

 

사이버펑크 2077을 리뷰할때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한 조니 실버핸드 (Johhny Silverhand) 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CDPR이 적극적으로 홍보했던 캐릭터이기도 하지요. 키아누 리브스가 조니 실버핸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면 이 캐릭터는 게임에 안나왔을 거라고 개발자가 언급했을 만큼 이 캐릭터가 게임에 차지하는 비중은 큽니다.

프롤로그가 끝나면 스토리 전개로 인해 주인공 V의 머릿속에 조니 실버핸드란 캐릭터가 들어오게 되고, 메인 퀘스트는 물론 서브 퀘스트에도 그가 V의 머릿속에 들어와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비아냥거리기도 하고, 때론 조력자가 되어주기도 하는 등 그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동반자가 됩니다.

조니 실버핸드란 캐릭터는 키아누 리브스가 직접 모션 캡쳐와 성우, 모델링 모두를 담당하여 키아누 리브스 그 자체인 캐릭터라 할 수 있는데, 한국판은 음성 더빙이 매우 잘되있어 그의 캐릭터에 집중하기 쉬웠습니다.

50년전 전설적인 락 밴드 '사무라이'의 보컬이자 기업에 저항하는 혁명가 이미지의 락커였지만 시나리오가 흘러갈 수록 그의 인간적인 허점이 드러나고 이해할 수 없는 단면들, 인간으로써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드러나며 그를 보는 플레이어의 시각이 달라지게 됩니다.

조니 실버핸드란 캐릭터 자체는 좋은 시도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캐릭터와, V라는 캐릭터, 사이버펑크의 무대인 나이트 시티의 배경, 이 요소들을 모두 합쳐서 평가하자면 그리 좋은 조합은 아닙니다.

 

분명 나이트 시티에서의 파란만장한 모험을 원했지만 게임의 메인 스토리는 모험에 집중하기 힘든 구성으로 되어 있다.

 

조니 실버핸드가 V의 두뇌 속에 들어온 이후, 주인공 V의 메인 목표는 나이트 시티의 전설이 되는 것이 아닌 단순한 '생존' 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조니 실버핸드를 담은 구성체가 V의 머릿속에 장착되었고, 그것이 주인공을 위협하고 빨리 해결해야 하는 급한 문제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오픈 월드 게임에 원했던 도시 탐방, 일거리 찾기, 서브 퀘스트 수행, 연애등의 기타 활동에 몰입하기 힘들어집니다.

물론 처음에 메인 퀘스트를 하지 않고 그냥 서브 퀘스트만 하는 쪽으로 플레이 방식을 바꿔볼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이런 스토리 전개 자체가 사이버펑크 2077을 느긋하게 즐겨보고 싶었던 유저들에게 달갑게 다가올 수는 없습니다.

물론 이것은 스토리 텔링의 문제이고, 플레이어는 V가 고통스러워 하든 말든 상관없이 게임의 서브 요소를 마음껏 즐길 수는 있습니다. 다만,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한 조니 실버핸드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기 위함인지는 몰라도 이런 약간 억지스러운 전개는 조금 강도를 낮춰서 플레이어에게 여유를 주던가, 아니면 본편 스토리는 나이트 시티에서의 성장기로 마무리하고 이런 스토리는 DLC에 넣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럭저럭 무난한 스토리를 보여주지만 전작인 위쳐3를 생각하면 너무 많이 아쉽습니다.

 

메인 퀘스트는 그럭저럭 무난한 스토리를 보여주고 멋진 캐릭터들도 있습니다. 다만 개발진의 전작인 위쳐3와 비교하면 너무나 완성도가 떨어집니다. 일단 메인 퀘스트 볼륨이 위쳐3의 4분의 1밖에 안되는 수준에, 다양한 선택지는 없을지언정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연출을 보여줬던 위쳐3의 메인 퀘스트와는 달리 사이버펑크 2077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의 무대인 나이트 시티는 멋진 무대이고 아라사카는 거대한 비밀을 품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임에도 그 풍부한 소재를 잘 활용하지 못했고 사이버펑크 분위기도 잘 살리지 못한 느낌입니다.

넓고 잘 디자인된 나이트 시티 공간을 잘 활용하지 못했으며, 다른 요소는 제쳐두고 조니 실버핸드와 V의 생존이 메인 퀘스트 전개가 되버리는 탓에 CDPR의 장점이었던 다채로운 캐릭터와 디테일 넘치는 설정은 사이버펑크 2077에서 잘 돋보이지 못했습니다.

 

서브 퀘스트도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퀘스트들이 있지만 위쳐3에 비하면 양은 떨어진다.

 

서브 퀘스트도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퀘스트들이 있지만 위쳐3에 비하면 양은 떨어지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습니다. 게임의 순탄치 못한 개발 과정이 확실한 원인이겠죠.

리버 워드 형사, 주디 알바레즈, 팬앰 팔머 등 인상적으로 남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있고, 그들과 관련된 퀘스트는 나름 공을 들인 흔적은 보입니다만 나머지 퀘스트는 유비 소프트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레이 타임 채우기용 반복적인 퀘스트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게임의 필드도 위쳐3보다 작아졌고 여러 방면에서 확실히 할거리가 많이 없다.

 

플레이 타임을 어떻게든 늘려보려고 맵에서는 다양한 반복 미션이 등장하지만 대부분이 길거리 깡패 제거, 숨겨진 아이템 줍기 등의 등의 단순한 퀘스트이며 볼륨이 방대한 서브 퀘스트와 각종 사냥 의뢰 퀘스트들로 플레이 타임을 채웠던 위쳐3와 비교하자면 사이버펑크 2077은 볼륨이 너무 없는 수준입니다.

정말 위쳐3를 만든 제작진들과 같은 제작진들이 만든 게임이 맞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나마 남는 건 포토 모드일뿐.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신선하고도 의외로 재미있던 건 포토모드였습니다. 포토 모드는 요새 다양한 게임들이 지원하는 추세인데 사이버펑크 2077의 포토모드도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게임의 비쥬얼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포토 모드시 플레이어 캐릭터의 포즈나 표정, 상황, 제스쳐 등을 설정해줄 수 있어 다양한 구도에서 다양한 연출의 장면을 촬영 가능합니다. 

유일하게 디테일하게 잘 다듬어졌다고 느껴졌던 게 포토 모드였습니다.

 

나이트 시티여, 그럼 잘 있어라. 실망이 컸다.

 

사이버펑크 2077은 기대했던 것에 못미칠 뿐 어느정도의 퀄리티와 재미를 보장하는 게임입니다. 다만 그 기대치가 너무나도 높았기에, 본 게임의 퀄리티는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도 유저들의 비난을 피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이 괜찮은 게임이라 해도 유저들을 상대로 사기극을 펼친 게임이란 이미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이 실추된 명예와 잃어버린 유저들의 신뢰를 CDPR이 회복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CDPR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빨리 콘솔 버전의 문제를 개선하고 무료 DLC들과 볼륨이 큰 확장 DLC들로 유저들의 아쉬운 점을 달래야만 할 것입니다. 그러지 못하면 CDPR은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어려워 보입니다.

-  장점  -

* 놀라운 몰입감을 자랑하는 리얼한 나이트 시티, 매우 좋은 그래픽

* 생각보다 상당히 좋은 건플레이와 타격감

 * 위쳐3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한 플레이 타임의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

 *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한 조니 실버핸드 

 

- 단점 - 

 * 엄청난 버그, 불안정한 게임의 퍼포먼스, 안 좋은 최적화

* 미완성된 게임의 컨텐츠들

* 조니 실버핸드란 캐릭터만을 위해 급조된 느낌이 든 아쉬운 메인 퀘스트 스토리

* 별로 보는 재미가 없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 지루한 반복적인 퀘스트와 특별함이 없는 게임의 반복 요소들

 

제 점수는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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