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제이의 둠3 리뷰 - 비운의 수작 호러 FPS 게임

JAE1994 2021. 1. 1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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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M 3 

출시일 : 2004년 8월 3일,

           BFG 에디션 : 2012년 10월 16일

개발 : ID Software 

플랫폼 : PC, XBOX ONE, Play Station

장르 : 호러 FPS

둠은 상당히 오래된 역사를 가진, FPS 게임 중에서도 정말 오래된 역사와 팬층을 가진 게임 중 하나입니다. 1993년 말 둠1이 게임계에 획기적인 붐을 일으킨 후, 2020년 둠 이터널에 이르기까지 둠 시리즈는 수많은 해프닝이 있었죠.

FPS의 명가 이드 소프트웨어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이기도 한 둠은 어떤 시리즈이든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게임은 있을지언정, 그 단순하고도 원초적인 컨셉과 호쾌한 슈터, FPS에 본질에 충실한 게임의 시스템 덕분에 어떤 시리즈든 큰 인기와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게임이 있는데요, 게임 자체의 퀄리티는 매우 좋았고 신박한 요소도 많아 호평을 받았지만, 게임 자체는 원작의 느낌과는 많이 멀어진 게임으로 나왔습니다. 유저들에게는 특히 신규 유저보다는 기존 둠 시리즈의 팬들, 골수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아 아쉬운 수작으로 자리매김한 게임이 있죠. 그것은 둠 시리즈의 3번째 넘버링 작품, 둠3입니다.

 

전작들과는 다른 노선을 탄 둠3

 

둠3는 전작들과 최신작들과는 다른 노선을 탄,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이었습니다. 사실 새로운 스타일이라고 하기보다는 둠 시리즈만의 개성을 잃은 다른 FPS 게임들과 비슷한 스타일이 된 거라고 말하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아무튼 복층형 구조의 넓은 맵에 빠른 이동속도로 움직이며 스피디하게 대규모의 악마들과 싸우던 전작들과 최신 둠 시리즈와 달리 둠3는 좁고 폐쇄적인 느낌이 가득한 장소에서 반복적인 소규모 전투가 지속되고, 느린 이동속도와 서바이벌 요소가 가미된 호러 서바이벌 느낌이 강한 슈터 게임으로 변모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둠 시리즈의 팬들에겐 전혀 달갑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당시 컴퓨터 하드웨어 스펙 문제와, 둠3가 보여줬던 뛰어난 그래픽 때문에 개발자들에겐 불가피한 변화였습니다.

둠3는 하드웨어 스펙 문제로 게임 내에 등장하는 악마들이나 인간형 적들은 모두 죽여도 시체가 남지 않게 되는 것으로 변했으며, 게임 상에서 싸울 수 있는 스테이지의 공간이 확실히 줄어들었고 좁은 장소를 넘나들고 짧은 구간을 지나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레일로드 형태의 싱글 플레이 형태를 갖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스피디하고 호쾌한 원초적인 하이퍼 FPS 슈터에 가까웠던 전작들을 좋아하던 구작 팬들은 호러 서바이벌 FPS 게임으로 변모한 둠3에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지만,

둠3로 둠을 처음 접한 유저들은 둠3가 보여주는 놀라운 그래픽과 현장감, 공포감, 객관적인 FPS 슈터로써는 괜찮은 게임성 때문에 둠3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죠.

당시 메타크리틱 87점에 판매량도 2004년 출시된 게임들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중 하나였으니, 객관적으로 봤을때 올드팬들이 실망하긴 했어도, 둠3가 마냥 실패한 게임이라 보기엔 어렵습니다.

 

둠3의 그래픽은 당시 매우 혁명적이었고, 지금도 모드를 설치하면 매우 깔끔한 그래픽을 보여준다. 

 

아무튼 둠3의 게임성 변화는 모두에게 달갑지 않은 변화였다고 해도, 그래픽 하나 만큼은 그 당시 엄청나게 어메이징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둠3만큼 비쥬얼이 뛰어난 게임이 여럿 있었고 그 중에는 둠3보다 훨씬 효율적인 퍼포먼스를 내고 더 보기 좋기까지한 그래픽을 가진 게임도 있어서, 둠3의 그래픽이 다른 게임들을 아득히 뛰어넘는 최고 수준이였다고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하지만 25만 폴리곤의 딥서블 서페이스를 갖춘 고폴리곤 솔리드 모델링을 따로 준비하여 해서 배광, 역광, 그림자 등의
데이터를 뽑아내서 다른 준비된 모델에 적용하는 당시 혁명적인 기법을 사용하여 놀라운 퀄리티의 캐릭터 모델을 만들었고, 노멀맵+픽셀 단위 라이팅+실시간 그림자가 적용된 둠3의 당시 그래픽은 매우 기술적으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지나치게 어둡다는 단점이 있지만 BFG 에디션에서 밝기 문제는 조금 해결되었다.

 

물론 둠3의 그래픽에 문제가 당시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최적화는 엄밀히 말하면 그리 나쁘진 않았으나, 풀 옵션을 돌리려면 요구되는 사양은 무지막지 하긴 했습니다. 다만 요구 사양 자체는 그리 높지 않아서, 당시 최고의 카드였던 지포스 6800 울트라로 풀 옵션으로 60프레임을 무난히 정복하긴 했습니다.

다만 기술적인 문제점이 여럿 있었는데, 우선 텍스쳐 디테일이 떨어지는 편이었으며 전체적인 아트워크와 광원, 조명 효과는 상당하지만 세부적인 디테일이 떨어졌고, 이를 가리기 위함인지 게임의 비쥬얼은 전체적으로 너무 어두웠고 게임 화면의 대부분은 어둠으로 가려진 탓에, 그래픽과 분위기는 좋아도 시각적으로 편리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추후 리마스터작인 BFG 에디션에서 게임의 기본적인 밝기가 올라가서 이 문제가 해결되긴 했습니다.

 

어둠이 짙게 깔린 폐쇄적인 공간에서의 고립감, 기괴스러운 적들의 비쥬얼, 소름끼치는 사운드 등 둠3의 공포도와 현장감은 상당한 편이다. 

 

그래도 게임의 비쥬얼이 전반적으로 어두웠던 탓에 긍정적인 효과도 여럿 있었습니다. 어둠이 짙게 깔린 폐쇄적인 공간에서의 고립감과 기괴스러운 적들의 비쥬얼은 플레이어가 지옥같은 공간에 홀로 남겨졌다는 것을 잘 표현했습니다.

둠3는 그래픽 뿐만 아니라 사운드도 당시 최신 기술이었던 돌비 5.1 사운드 효과를 지원하였고 어두운 게임의 배경과 리얼한 사운드 효과가 맞물려, 정말 뛰어난 공포감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사운드 파일의 음질 자체가 낮아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둠3는 시리즈 전체를 통들어 가장 원초적인 '공포'를 잘보여주는 작품이었고, 기존에 악마들을 찢고 때려잡는 마초적이고 원초적인 느낌의 둠 가이가 아닌, 평범한 '해병' 이자 마치 플레이어 자신을 대변하는 것과 같은 주인공의 입장에서 플레이되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공포감이 더 잘 전달될 수 있었습니다.

둠3에서 이드 소프트웨어가 표현하고자 한 것은 호쾌한 악마들의 내장을 꺼내고 악마들을 찢는 기존의 둠이 아닌 평범한 인간으로써 지옥같은 장소에서 악마들과 사투를 벌이는 호러 서바이벌 FPS를 표현하고자 한 것입니다.

 

매우 뛰어난 스토리는 아니지만 둠3는 호러 서바이벌 FPS로써 나름 몰입감 있는 스토리 텔링 방식을 제공한다.

 

둠3는 그 점에서 스토리 텔링도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둠3는 전문 스토리 작가가 영입되어 시나리오 라이팅을 거친, 나름 스토리 면에서도 노력을 들인 작품이었으며, 그 후 후속작인 둠 리부트, 둠 이터널의 스토리도 둠3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을 보면 둠3의 스토리도 꽤 괜찮은 수준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철저히 플레이어의 시점, 말없는 주인공 둠 가이의 1인칭 시점에서 흘러가는 스토리이기에 게임 내에서 큰 부연 설명이 존재하진 않지만, 단순히 악마들과 전투만을 하는 것이 아닌 둠3에서는 UAC 화성기지의 모습과 연구원들의 생활 등 초반부터 스토리에 관련된 요소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면들이 게임 내에서 구현되었습니다.

또한 연구원들의 이야기가 담기 음성 파일과 각종 텍스트, 비디오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PDA나 터치로 조작한 게임 내의 오브젝트들은 둠3를 더 몰입감 있는 게임으로 만드는데 일조했습니다.

 

PDA 시스템은 그 당시에 매우 신선했다.

 

PDA 시스템에 대해서 더 언급하고자 하는데요, PDA 시스템은 그 당시 매우 신선했던 시스템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은 이러한 기능을 가진 게임이 흔하긴 하지만, 그 당시 둠3의 PDA 시스템은 호평을 받은 요소였습니다.

게임 진행 중 휴대기기를 통해 각종 자료를 열람하고 힌트를 얻어 캐비넷 코드를 얻고, 서브 스토리를 알아가는 과정은 또다른 간접적인 스토리 텔링 방식으로 몰입도를 주는 다른 접근법이기도 했으며 상당히 멋진 시스템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게임 내의 오브젝트들을 버튼 조작 방식이 아닌 터치 방식으로 플레이어가 직접 오브젝트를 조작여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도 당시로써는 차세대 게임이란 것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시스템이었죠.

 

둠3는 그래도 호러 FPS의 긴장감과,  전작보다는 못하지만 하이퍼 슈터로써의 액션성을 가지고 있다.

 

둠3의 게임플레이의 단점이라면 전작들보다 느려진 슈터 플레이와 좁고 협소해진 레벨 디자인인데, 그래도 호러 FPS의 끈적끈적한 긴장감이 매력이라 할 수 있으며, 전작보다는 못하지만 하이퍼 슈터로써의 액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 템포가 느려지긴 했어도 여전히 플레이어의 이동 속도는 빠른 편이며, 후반부로 갈수록 좁기만 한 레벨 디자인이 아닌 맵이 조금은 넓어지고 많은 적이 나와서 호쾌한 전투를 펼칠 수 있습니다. 

물론 둠3는 호러 서바이벌 FPS 게임으로써의 이미지가 더 강하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았던 것 뿐이지, 둠3도 나름 둠 시리즈가 보여주었던 호쾌함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드 소프트웨어 게임답게 타격감이 매우 뛰어나고 악마들마다 저마다 개성이 있고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패턴이 있고, 이에 따른 공략법도 다양해서 전투의 재미는 상당히 뛰어납니다.

둠 최신작처럼 사방팔방 강력한 무기와 글로리 킬로 악마들을 무자비하게 요리하고 스피디하게 처리할 순 없긴 하지만 플레이어의 실력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무기에 숙련되면 얼마든지 악마들을 요리할 수 있으며, 게임의 난이도도 그렇게 어려운 편이 아니기 때문에 진입장벽 또한 낮습니다.

 

BFG 에디션을 구매하면 딸려오는 '악마의 부활' 은 매우 뛰어난 완성도의 확장팩이고, 로스트 미션도 할만합니다.

 

둠3는 BFG 에디션으로 지금도 여전히 열렬히 판매되고 있는데, 물론 둠3 원작이 다양한 모드를 지원하긴 하지만, BFG 에디션이 확장팩 '악마의 부활' 과 삭제된 미션인 로스트 미션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BFG 에디션을 강추합니다.

다만 모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둠3 원작의 모드가 매우 활발하기 때문에 둠3 원작도 구매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둠3 확장팩인 '악마의 부활'은 새로운 유물인 '아티팩트' 를 활용하는 재미가 상당하고, 최고의 타격감을 가진 전통 무기인 '더블 배럴 샷건' 이 등장하며, 본작보다 게임의 무대가 커졌고 액션성이 더 강화되서 재미있습니다. 새로운 적들도 멋지게 디자인되서 나왔고, 스토리도 둠3에서 끝나지 않았던 만악의 원흉 비트루거 박사가 확장팩에선 새로운 보스로 등장하고, 이에 새로운 주인공 둠 가이가 등장해 그들의 대결을 마무리하게 되는 전개로 가면서 깔끔하게 끝나는 스토리를 보여주어 악마의 부활은 정말 강추하는 확장팩입니다.

'로스트 미션' 은 할만하긴 하지만, 본작을 재탕하는 요소가 많고 게임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어렵기에 다소 아쉽긴하지만 나름 할만합니다.

 

둠3는, 원작과 크게 비교하지 않고 그 자체로만 본다면 뛰어난 작품입니다.

 

아무튼 전 둠3를 개인적으로 매우 재미있게 했고 저에게 큰 인상을 남긴 작품이기에 호평을 했습니다. 다만 앞서 열거했던 대로 반복적인 전투와 좁고 협소한 레벨 디자인은 큰 지루함을 줄 수 있으며 지금 시점에서 본다면 낡은 게임이기도 해서 이 게임을 지금 하기엔 부족한 점이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둠3는 여러가지 기준으로 보았을때, 충분히 수작에 반열에 오를 게임이며, 어떠한 쪽으로든 게임계에 깊은 한 획을 그은 작품임에 분명합니다. 한때 제 게임 라이프를 책임져준 FPS 게임으로써 전 둠3가 명작이라는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저의 점수는.


= 8/10 =

 
- 폐쇄적이고 소름끼친 우주 공포 느낌을 잘 구현한 호러 서바이벌 FPS 게임, 이드 소프트웨어 게임 답게 전투의 재미도뛰어나고 지금 봐도 봐줄만한 그래픽과 리얼함을 보여준다. 다른 둠 시리즈와 비교하지 않고 둠3 자체로만 봤을때, 충분히 장점이 많고 매력적인 점이 많은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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