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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의 헤일로5 가디언즈 (Halo 5 Guardians) 리뷰 - 신생 개발자들이 만든 헤일로 시리즈의 위기

JAE1994 2020. 6. 1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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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 5 가디언즈 (Halo 5 : Guardians)

 

출시일 : 2015년 10월 27일 

 

개발 : 343 Industries (343 인더스트리)

플랫폼 : XBOX ONE, PC (PC 버전은 포지 모드만 지원) 

 

헤일로 시리즈의 팬으로써 제가 헤일로 시리즈에게서 큰 실망감을 느꼈던 이 게임을 언젠가는 리뷰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귀차니즘으로 계속 작성을 미루다가 리뷰글 작성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헤일로 시리즈는 제 초등학생 시절부터 제 인생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번지의 헤일로 삼부작, 외전인 ODST는 물론 

마지막 작품인 리치는 정말 제 최고 인생 게임 중 하나죠.

헤일로 시리즈는 2500년,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광활한 우주 SF 배경에서, 마스터 치프, 스파르탄이라는 미래의 인간 슈퍼 솔져를 조작하며 거대하고 위협적인 외계인들과 전투를 벌이고, FPS 게임 중에서도 광활한 캠페인과, 멋진 캐릭터와 스토리, 세계관을 가지고 있고, 하나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연상케하는 개성적이고 멋친 연출을 가진 게임이었습니다.

 

헤일로 시리즈는 여러모로 2000년대 초반 FPS 게임계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었습니다.

 

'헤일로가 없는 XBOX는 심장 없는 사람과 같다.' 라는 말도 있을만큼 XBOX를 대표하는 독점 게임이기도 했으며,ㅣ

마이크로소프트가 전폭적으로 자사의 타이틀로 밀고 가는 게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2년, 헤일로4를 기점으로 기존의 헤일로 시리즈 제작을 맡았던 번지 소프트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계약을 

마치고, 헤일로 시리즈에서 손을 때고 데스티니를 개발하러 떠납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헤일로를 계속 만들고 싶어했고, 이는 헤일로 시리즈의 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따라서 헤일로 시리즈를 개발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적으로 만든 개발사인 343 인더스트리가 헤일로 시리즈를 개발하게 되는데, 수많은 팬들을 기대하게 했지만 막상 이들이 개발한 헤일로 시리즈의 평가는 굉장히 애매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개발한 헤일로4부터, 상당히 게임이 호불호가 갈리기 시작했고 만장일치 호평이었던

게임의 평가도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서론은 이쯤 하고, 헤일로5가 왜 굉장히 기존 팬들에게 실망감과 분노를 일으킨 작품인지,

진화된 게임 시스템, 게임성, 재미있는 멀티플레이를 가지고도 이렇게 욕을 들어먹었는지,

헤일로 시리즈의 팬으로써 본격적으로 리뷰를 해볼려고 합니다.

 

 

블루 팀과 오시리스 팀, 헤일로 5는 두 스파르탄 팀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헤일로5 가디언즈는 캠페인이나 멀티에서 여러모로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게임입니다. 기존의 솔로 주인공 체제의 게임플레이에서 벗어나 기어스 오브 워처럼 분대 단위로 항상 동료들과 움직이며 협동하는 게임 시스템으로 바뀌었습니다.

마스터 치프로 플레이하든 로크로 플레이하든, 블루팀과 오시리스 팀 대원들이 항상 치프와 로크를 보조하며, 이들은 서로 체력이 다 떨어져도 치명적인 중화기 공격을 받은 것이 아니라면 부활시켜서 계속 전투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4인 코옵시에는 플레이어가 기존 AI가 조종하던 다른 스파르탄 대원들을 조종하게 됩니다. 

 

캠페인은 상당히 난잡하고 정신이 없다.

 

하지만 이 시스템을 굳이 헤일로 시리즈 캠페인에 집어넣었어야 하는가,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헤일로5는 솔로 플레이시에도 아군 AI가 나머지 3명의 대원들을 조종하는, 완전한 4인 코옵 플레이가 강제되는데

문제는 이 아군 스파르탄들의 AI가 심히 좋지 않아서 고난이도에서 게임을 플레이할시 굉장히 짜증을 불러일으킵니다.

높은 난이도에서도 강력한 무장을 갖춘 적에게 겁도 없이 돌진해서 죽어나가는 탓에 오히려 플레이어가 신경쓸 거리만 늘어만 갑니다. 그리고 바로 플레이어가 아군 AI 스파르탄의 눈앞에서 쓰러졌음에도 멀뚱멀뚱 가만히 있고 부활도 시켜주지 않는 버그까지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는 캠페인의 몰입감을 상당히 해칩니다.

아군이나 적 모두 높은 AI를 갖추어서 게임의 몰입감을 높여주었던 과거 헤일로 시리즈와 비교한다면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연출은 나름 멋지고 진화된 게임 플레이를 가지고 있지만...줄창 보병전만 해댑니다. 

 

헤일로5의 레벨 디자인은 맵 자체는 전작에 비해 커졌고, 여러 우회로가 존재하고 4인 코옵에 걸맞는 다양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지만 정작 전작들보다 퇴화된 느낌입니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게임 플레이가 지나친 보병전에만 몰빵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헤일로는 보병전도 재밌지만 차량전 파트와 보병전 파트가 잘 배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캠페인도 크나큰 장점이었습니다. 물론 코어 게이머에게 차량 조작감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비판을 받아왔긴 했지만 그만큼 차량을 조작하긴 쉬웠고, 고성능 AI를 가진 아군들을 UNSC, 코버넌트 차량에 태우고 함께 위트 있는 대사를 들으며 

적들을 돌파하는 재미가 큰 게임 중 하나였죠. 하지만 헤일로5도 역시 차량전 파트가 있지만 차량전을 벌이는 레벨의 디자인은 지나치게 수직적이며 게임의 9할은 거의 보병전 중심입니다.

단순히 등장하는 적군의 숫자는 많지만, 정작 전작들과 비교한다면 스케일이 떨어져 보이며,

오히려 3와 리치에 비하면 게임의 볼륨이 더 작아보입니다. 

 

헤일로5엔 번지 시절의 이런 거대한 스케일을 느낄 수 있는 구성이 전혀 없고
그 대신 343은 팬들에게 이걸 선물했습니다! 이게 있다!!! 워든 이터널 분신술!!

 

헤일로5 캠페인 구성은 정말 형편이 없지만, 더욱더 화가 나게 만드는 것은 워든 이터널이라는 캐릭터와의

반복되는 보스전입니다. 진화된 게임 플레이, 60프레임. 다 좋습니다. 근데 왜 헤일로 시리즈에서

무슨 구시대 아케이드 게임 마냥, 중2병 걸린 컨셉의 계속 반복적으로 나오는 보스 캐릭터와 싸워야 하는 것인지

도저히 당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부족한 플레이 타임을 매꾸려는 꼼수로 이런 구성을 넣었다면,

정말이지 더 화가 나는 사실입니다. 워든 이터널은 무려 7번 정도 플레이어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싸울 때마다 늘 똑같은 패턴을 가지고 있지만 막강한 화력과 맷집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

이들과의 싸움은 매우 지루하고, 게임 플레이를 루즈하게 만듭니다.

 

 

헤일로5의 스토리는 엉망이며,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선 수많은 미디어 믹스 (소설이나 영상물) 을 접해야 한다. 이게 대체 무슨??

 

캠페인의 핵심적 문제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넓기만 할뿐 결국 일직선에서 벗어나지 못한 레벨 디자인, 지나친 보병전 중심, 오히려 퇴화된 스케일과 부실한 차량전.

하지만 그에 걸맞게 엄창나게 팬들을 열받게 만든 것은 이 게임의 형편없는 스토리입니다.

일단 본 게임의 스토리도 형편이 없지만, 헤일로5는 나름 가오(?)가 있는 내용을 다루고 스토리상 중요한 설정과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이해를 위해서는 각종 소설과 영상 매체를 통해 헤일로5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해야만 조금 스토리에 덜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너희들은 관심 없다고!! 마스터 치프와 블루팀을 기대했단 말이다!!

 

가장 팬들의 분노를 산건 헤일로5에서 주인공 마스터 치프와 그의 동료들인 스파르탄2 블루팀을 제치고 새로운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떠오른 오시리스 팀 스파르탄들입니다.

헤일로5는 헤일로2처럼 마스터 치프가 아닌 새로운 주인공 캐릭터를 내세웠습니다. 

'제임슨 로크' 라는 스파르탄4로써, 그와 그의 대원들은 마스터 치프와 블루팀의 탈영 원인을 알아내고 그들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됩니다.

문제는, 스토리의 시발점이 되는 전개부터 어이가 없지만 이들의 비중이 마스터 치프와 블루팀의 비중보다 훨씬 큰게 문제입니다.

15개의 게임 미션에서 블루팀 미션은 고작 3개, 나머지 12개는 오시리스 팀이라는 엉뚱한 분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캠페인이 짧은데, 팬들이 기대했던 마스터 치프가 아닌 갑자기 생뚱맞게 튀어나온 새로운 주인공 캐릭터를 조종해야 한다는 사실은 시리즈 팬들에게 결코 달가운 소식이 아닙니다.

 

마스터 치프와 블루팀은 사실 이게 거의 절반이었습니다.

정작 중요하게 다뤄야할 메인 캐릭터들의 내용과 스토리는 지나치게 부실하며, 스토리의 큰 줄기를 먼저 내세우고, 차근차근 플레이어가 몰입할 수 있도록 전개되던 전작들과 달리 헤일로5는 등장인물들과 스토리 전개가 너무 중구난방합니다.

주인공인 마스터 치프와 코타나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외계 적과 맞서 싸운다는 기초 스토리 흐름에서

살을 덧데어나갔던 헤일로의 스토리 텔링 방식을 버리고 헤일로5는 너무나도 시작부터 뜬금없는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전작과의 연결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스토리 텔링을 보여줍니다.

게임 플레이 타임도 짧죠. 길게 봐야 5시간 반 정도입니다.

 

게임 플레이는 확실히 진화되었고 멀티는 재미있습니다.

 

헤일로5는 기존 팬들을 너무나 열받게 한 캠페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게임 시스템은 

확실히 전작들보다 진보되었고, 멀티플레이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컨텐츠 양도 상당하구요.

게임은 60프레임으로 바뀌었고, 리치와 4에서 선보였던 아머 어빌리티 시스템은 삭제되고,

밸런스를 위해 스파르탄 어빌리티라는 시스템을 새로 선보입니다.

마치 콜 오브 듀티 시리즈처럼 스마트 스코프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어는 정조준으로 적들을 사격할 수 있고,

그라운드 파운드, 태클, 슬라이딩 등 스파르탄의 신체능력을 이용하여 각종 화려한 스파르탄 어빌리티를 이용해

근접전으로 적들을 화려하게 제압할 수 있습니다.

 

사생결단, 워존 등 기존 시리즈보다 거대한 멀티 플레이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은 좋다.

 

또한 멀티 플레이 스케일은 전작들보다 한층 거대해졌습니다. 최대 24인. 12 vs 12 로 진행되는 새로운 멀티플레이 모드 워존은 헤일로 시리즈 사상 최고의 스케일을 보여주고 재미있는 멀티 플레이 경험을 제공합니다.

업데이트로 추가된 사생결단 모드도 꾸준히 해도 재미있을 정도로 다양한 플레이 패턴과 다양한 종류의 적들과 보스를 제공하구요. 사실 헤일로5는 멀티 플레이 때문에 그나마 캠페인의 악평에서 벗어나 나름 잘 만든 수작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343은 싱글 플레이의 악평에서 벗어나기 위해 멀티 플레이의 다양한 컨텐츠를 무료로 사후지원해주고, 수많은 양의 컨텐츠를 공짜로 업데이트 해주었는데, 이것이 신의 한수가 되어 '그래도 멀티 플레이는 갓겜이다' 라는 칭찬을 듣게 되는 시발점이 되었죠.

 

REQ 시스템으로 인해 플레이어는 수많은 컨텐츠를 언락하기 위해 장시간 게임 플레이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의견이 갈리기는 하지만 새롭게 도입된 REQ 시스템도 전 나름 괜찮게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현질 유도를 하는 것이 아니냐, 라는 의견도 있지만, 현질을 하지 않아도 꾸준히 게임 플레이를 해서 포인트를 모으면 골드,실버,브론즈 등의 카드를 구매하고 각종 게임 컨텐츠를 언락할 수 있으며, 나름 여러 아이템들을 모으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물론 전작과는 다르게 카드팩 까기 형식이라,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선 운이라는 요소가 작용을 하고 이로 인해서 플레이어가 정작 직접적으로 원하는 아이템을 구매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이 점은 비판받을 만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게임 캐릭터들의 비쥬얼은..;;

 

자, 게임 시스템 진화했습니다. 멀티 좋습니다. 잠시 헤일로5의 좋은 점을 칭찬했습니다. 네. 잘 한건 잘한 거고, 못한 건 못한 겁니다. 하지만 다시 못한 것을 까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싫어하고 기존 팬들이 유독 싫어하는 점들 중 하나가 343 인더스트리의 전체 게임 아트 요소입니다.

번지에서 343 인더스트리로 개발자들이 바뀌면서 게임의 전체적인 비쥬얼이 달라졌는데, 문제는 너무 호불호가 갈리고 343의 새로운 디자인을 싫어하는 유저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게임의 전체적인 비쥬얼 요소가 너무 이질적인 디자인으로 바뀐 탓에 엄청난 비난의 요소가 되었다.
본격 25세기의 외계인의 전투복..(;...)

 

한국 팬들도 그렇지만 헤일로의 본고장에서의 북미에서는 343 인더스트리의 새로운 디자인을 거의 혐오하는 분위기입니다. 주인공인 마스터 치프의 전투복, 다른 스파르탄들의 전투복, 해병들의 전투복 등 UNSC 세력의 디자인도 그렇지만,

멋진 적들 중 하나였던 엘리트의 외양은 너무나 많은 혹평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의 깔끔하고 간결한 느낌에서 벗어나,

343 인더스트리는 지나친 실용성과 디테일을 고집하여 깔끔하고 멋진 요소보다는 과한 디테일을 넣고 너무나 이상하고 이질적인 디자인들을, 때로는 흉측하기도한 디자인을 선보여 팬들에게 악평을 듣게 됩니다.

이는 결국 343 인더스트리가 올해 출시될 헤일로 인피니트에서 기존의 번지 헤일로의 아트 스타일로 다시 복귀하게 되는 선택을 하게 만들어버립니다.

물론, 전 현명한 선택이었다 봅니다.

 

로크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는 것에 실패했고, 헤일로5 캠페인도 실패했습니다.

 

아무튼 헤일로5는 최악의 캠페인과 최고의 멀티가 공존하는, 최악과 최고가 공존하는 기묘한 헤일로 시리즈입니다.

하지만 캠페인을 사랑했던 저로써는 실망이 컸던 타이틀입니다.

중요하게 다루진 않았지만, 시리즈 대대적으로 지원하던 '화면 분할' 기능이 빠진 것도 크게 비판하고 싶습니다.

왜 시리즈 대대적으로 지원하던 기능을 빼버렸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무튼, 헤일로 인피니트는 올해 출시되고, 오랜 기다림 끝에 343 인더스트리가 헤일로5의 실패를 어떻게 만회할지

나름 기대하고 있습니다. 헤일로 인피니트는 제발 잘 나와서 343과 헤일로 팬들 모두 윈윈하길 기대해봅니다.

 

리뷰를 정리하자면,

 

= 6/10 =

 

- 최악의 캠페인, 하지만 최고의 멀티. 게임 자체로는 매우 잘 만들어졌지만, 다른 요소에서 너무 실망점이 큰 헤일로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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