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제이의 이야기

ADHD 치료를 받지 않은 환우들이 한국 사회에서 점점 낙오되는 과정, 우리가 빨리 치료해야 하는 이유.

JAE1994 2019. 5. 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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녕하세요, 제이입니다. 이번에 해볼 포스팅은 현실적이고 어두운 내용입니다.

저의 경험과 다른 ADHD 환우들의 경험을 토대로 서술할 글입니다.

언제나 강조되어 온 것이지만, ADHD 환우들은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적지 않은 비율로 존재하며,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서구권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ADHD 환우들은 대부분 사회에서 어느것도 보장받지 못하고

낙오되는 게 대부분 현실입니다. 

 

ADHD 환우들이 눈에 확 띄는 특성을 가졌거나, 혹은 정상인에 비해서 심하게 뒤떨어진다거나,

신체적, 혹은 정신적 지체 장애 환우들처럼 확연히 눈에 띄는 건 아니지만,

이들도 당연히 엄연한 사회 안전망이 필요한 환우들입니다.

ADHD를 가진 환우들이 사회에서 겪게 되는 과정은 대부분 이렇습니다.

 

# 1. 청소년기때 정서적 불안정과 학교생활 부적응. #

 

 

물론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닙니다만, 대부분의 ADHD를 가진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학교 생활에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본인의 성격과 특기에 따라서 극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대부분 또래 아이들과 의사 소통을 하고 어울리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지능은 정상이어도, 집중력,주의력,인지력 등 두뇌를 사용하는 여러 부분에서

일반 청소년들에 비해서 상당히 부족하기 때문에

각종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워하며, 때문에 잦은 지적과 원치 않은 주목을 받아

비난과 상처 속에 어두운 학교 생활을 할 확률이 높습니다.

본인의 노력에 따라서 학교 성적은 무난할 수도 있지만, 단기 기억력이나 우뇌 사용을 요하는

수학, 과학 등의 과목에선 취약한 특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조기 발견해서 치료를 한다거나, 부모님과 주위 교사, 아이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극심한 우울증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때의 청소년들은 본인이 남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정도는 잠재적으로 인식하지만

정확하게 ADHD란걸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ADHD라는 단어가 아직도 생소한 한국 청소년들에게는 더욱이 그렇습니다.

 

# 2. 쌓여진 스트레스와 좌절감으로 인한 자존감 하락, 사회 생활 역시 적응하기 어려움. #

 

 

만약 ADHD를 조기 발견하지 못하고, 치료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한채 성인 ADHD로 이어져서 사회 생활을 하게 된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그야말로 최악의 사태를 겪게 됩니다.

부모나 주위 사람의 지지와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오히려 비난만 받고, 본인이 ADHD란걸 자각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정말로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게 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을 바꿀 수 없는 한계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ADHD 환우 남녀 청년들은 

청소년기때 ADHD로 인해 받았던 대인관계에서의 상실감, 박탈감, 끊임없는 실패와 좌절이 누적되어

심리적으로도 큰 불안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취업 활동, 인간 관계 모두 힘들어합니다.

 

전문적 기술과 경력을 요하는 직업은 숙련도가 늦어 대부분 상사에게 비판만 받으며

해고되거나, 해고되지 않는다고 해도 본인이 못 견더 자주 직장을 이직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득 활동에서 치명적인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도 심각하긴 하지만, 남성의 경우는 더욱 치명적입니다.

대한민국의 남성은 군복무가 의무이기 때문에 빠릿빠릿한 행동과,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집단인

군대에서 소위 말하는 '고문관' 이 되어 따돌림을 당하거나, 집단 생활에 더욱이 적응하지 못해

일부 소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커다란 PTSD를 떠안은채 전역할 확률이 높습니다.

전 뭐 어떻게든 버텼지만, 군대에서의 최악의 기억들은 아직도 절 괴롭히고 있습니다.

 

# 3. 노력해도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회에서 고립됨 #

 

슬프지만, 'ADHD란걸 본인이 발견하지 못했을 경우' 에는 결국 구직 활동이나 기타 활동에서 해봤자 안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포기하고 사회에서 고립되게 됩니다. 치료 받기 전 몇년 전의 저의 경우에도 그랬습니다. 

본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수년의 끔찍한 기억을 통해서 체득했기 때문에 

결국 사회에서 고립되서 최대한 인간 관계나 직장 활동에서 본인을 드러내는 것을 강제적으로 하지 않으려 하게 됩니다.

 

본능적인 자기방어 현상이죠.

물론 ADHD를 치료하지 않아도, 본인의 특출난 재능이나,

주변 사람들의 지지를 충분히 받는다면 어떻게든 살아갈 방법은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 선수, 가수들 중에서도 그런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례는 어디나 '극소수' 일 뿐. 일반적인 사회의 안전망 보장,

가족이나 친구들의 지지를 받기가 힘든 ADHD 환우들은 대부분 사회에서 고립되는 경우가 태반일 것입니다.

 

저라고 역시 이런 어두운 내용을 쓰고 싶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ADHD 관련 사회 안전망이 구축되지 않은 모든 국가의 사람들이 겪는

대부분의 현실이고, 이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문제는 개선되기 힘들 것입니다.

 

이 현실을 빨리 인식하고, 본인이 ADHD 증상이 의심된다면 최대한 빨리 치료하는 것이 본인의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한 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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