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호주 워킹홀리데이 이야기

제이의 차가웠던 호주 워킹홀리데이 이야기 - 제 4편 = 기분 좋았던 서니뱅크 (Sunnybank) 생활과 호주의 건설현장 노동 체험.

JAE1994 2021. 7. 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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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 시티 밑의 교외에 위치한 서니뱅크 (Sunnybank Hills) 에서 다시 일자리를 얻고 새롭게 시작해보다.

 

호주 딸기 농장에서 완전 망테크를 탄 후, 별로 모으지도 못한 돈을 꾸역꾸역 모아, 서니뱅크 근처의 인도인이 운영하는 쉐어하우스로 이사하였습니다. 호주에서 타일 일을 하는 한인과 연락해 타일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잡부 (건설인력 보조) 로 2주에 1400불을 받는 조건으로 공사현장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때가 2017년 7월쯤으로 기억합니다.

호주 건설현장은 참 한국에서의 건설현장과 다르게 참 여러모로 저에게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건설 현장에서 뭐 인력소를 통해 잡부로 가거나, 목수를 하거나, 철근공을 하거나 등등 건설현장 직종 경험이 있으셨던 분이라면 호주의 노동 환경에 놀랄 것입니다.

 

노동 환경은 너무나 좋습니다. 물론 건설 현장일이 그렇듯이 호주라고 일을 힘들게 안하는 건 아닙니다. 각자의 직종에서 모두 힘들고 빡세게 일하는 건 맞지만, 분위기 자체가 프리하고 억압적이고 서로 싸우는 경우가 드뭅니다.

각자 자기가 해야할 일을 하면서, 커다란 라디오를 틀고 음악을 틀면서 작업을 합니다. 한국 건설현장에선 절대로 있을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3시가 되면 자기가 일을 마무리하든 못하든, 그냥 퇴근합니다. 아무도 그걸 막을 권리가 없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보통 한국의 험악한 분위기에서 건설현장에서 일하면서 상처를 받았던 한국 청년들에게는 호주 건설현장 분위기는 상당히 새롭고 긍정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주 노동자들은 주로 대형 마켓에서 이런 종류의 옷을 입고 일을 한다. 호주 생활을 하면 누구나 보게 되는 옷들이다.

 

원래 공사 현장 일은 다른 직종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싸우고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분위기가 한국에선 잦은데,

호주에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보이며,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내고 서로의 일을 해내고 서로를 돕는데 인색하지 않습니다.

호주 노동 건설현장은 일하는 사람들끼리 '서열' 같은 게 보이지 않으며 모두 직종이 어떻게 되든, 직급이 어떻게 되든 '파트너' 가 되어 같이 일하는 느낌입니다.

호주는 화이트 카드라는 것이 현장에서 일하려면 필요하고, 공사 현장 일은 엄연한 '기술직' 이기 때문에 한국처럼 잡부를 고용하는 일이 드물며 이들은 엄청난 대우를 받고 돈을 받습니다. 

이게 당연한건데, 한국은 이런 건설 현장 작업 문화가 없으니 너무 아쉬울 따름입니다.

저는 잡부였고 영어도 능숙하지 못해서 그냥 건설 현장을 총괄하던 어떤 백인 할아버지의 말을 따라서 여러 일들을 했습니다. 가전제품 옮기기, 벽돌 페인트칠하기, 자재 치우고 청소하기, 아니면 청소하기 등등, 힘든 일을 했었지만

오전 7시까지 와서 3시가 되면 칼퇴근을 시켜줘서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며 일했던 것 같습니다. 같은 노동자들하고 대화도 하며 '넌 어디서 왔냐' 이런 식으로 대화도 해보면서 영어도 익히구요.

즐거웠지만 그때 날씨가 너무 더워서 (호주의 태양빛은 매우 뜨겁습니다.)  괴롭기도 했었습니다.

2주에 1400불이면 주에 700불인데 한인을 끼고 하다보니 돈을 좀 떼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웠던 현실에 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일도 해서 차도 샀다.

 

힘들고 고됬지만 호주의 건설현장 문화가 참 좋았기 때문에, 건설 직종에서 기술이 있으신 분들은 정말 호주가서 일을 하시면 대우도 더 받고 일도 더 편하게 하고 돈도 더 받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대신 여기도 일을 다 빡세게 하긴 합니다. 쉬엄쉬엄하는 문화는 없어요. 그대신 칼퇴근이고 모든 면에서 좋습니다.

저도 호주에 와서 인생 첫 차를 뽑았습니다. 구형 차이긴하지만 명작인 Toyata Camry 1999년형이었죠.

그래서 차도 타면서 돌아다니고, 뭔가 보상을 받는 기분이어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니던 현장의 건물이 거의 완공이 끝났기 때문에 전 3달 후 일자리를 잃어버리게 되고, 또 특별한 일자리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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