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Spaceman, 2024) NETFLIX
개봉 : 2024년 2월 23일
감독 : 조한 렝크
장르 : SF, 어드벤쳐
출연 : 아담 샌들러 (야쿠프 역), 케리 멀리건(렌카 역), 이사벨라 로셀리니(투마 국장 역)
전 SF란 장르의 매니아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평가를 가리지 않고 마음에 드는 SF 영화가 있으면 무조건 극장을 가서 보곤 했었죠.
그만큼 SF란 장르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올해 2월달에 넷플릭스에 공개된 아담 샌들러 주연의 우주인이란 영화도 흥미를 가지고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몽환적인 감성이나 사운드는 좋은데, 나머지 부분이 매우 아쉬운 영화로 느껴집니다.
* 시놉시스 |
이 영화는 현재 시점으로부터 어느정도의 시간이 흐른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목성 궤도에 나타난 초프라 클라우드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목성 궤도로 진입한 체코인이자 우주인인 야코프란 남성이 홀로 우주를 표류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어느덧 인류는 목성 궤도로 진입할 정도로 탐사선을 보내고, 그 거리에서 지구와 실시간 교신이 가능할 정도의 기술 발전을 이루었고, 또 이 영화에서 나오는 언급으로 우리나라인 한국도 인류의 우주비행기술에서 탑을 달릴 만큼 과학이 발전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어서 국뽕 요소가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초저출산으로 우리나라는 미래는 커녕, 지금 당장도 국가가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야쿠프와 그가 탑승한 체코 탐사선이 목성 궤도로 진입했을 때 쯤, 야쿠프는 홀로 탐사선에 오랜 시간 표류하고 있다보니, 신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지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아내 렌카가 야쿠프에게 이별 통보를 해버리고, 우주국 동료들은 야쿠프의 정신 상태를 고려해 이 사실을 알리지 않습니다.
야쿠프는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위기에 처합니다. 홀로 긴 항해에 지쳐 야쿠프는 정신이 피폐해질때 쯤, 자신의 탐사선 안으로 들어온 정체불명의 거미 형태의 외계 생명체와 조우하며 위기에 처합니다. 물론 이 정체불명의 거미 같은 외계 생명체는 야쿠프를 공격하진 않지만, 그 존재 자체로도 매우 위협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야쿠프의 우주국 동료들은 아내 렌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를 씁니다. 과연 야쿠프는 이 공포스러운 상황을 극복하고, 인류의 우주 여행의 첫 초석이 될 초프라 구름의 물질을 성공적으로 채취하고 지구에 귀환할 수 있을까요? 또한 임신한 아내 렌카는 남편을 향한 서운한 마음을 씻어내고 이혼 통보를 취소할 수 있을까요?
* 영화의 결말 및 해석. (스포일러 주의!) |
야쿠프는 그 외계 생명체에게 '하누시'란 이름을 붙여주고 하누시와 진정어린 소통을 합니다. 하누시는 거미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놀랍게도 인간의 언어를 할 수 있는 고등 생명체였고, 야쿠프에게 적대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우호적이었습니다. 야쿠프와 진정어린 소통을 하며 둘은 친구가 될 정도로 가까워져갑니다. 그의 과거사와 아내 렌카에 대한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그를 따끔하게 혼내기도 합니다.
야쿠프의 탐사선이 초프라 구름에 당도하자 하누시는 자신들의 적대 종족인 고롬페드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되지만, 야쿠프의 상처받은 마음을 고쳐주고 아내 렌카에 대한 행동에 반성을 하게 만듭니다.
야쿠프를 하누시를 살리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며 탐사선을 포기하고 초프라 구름의 이상현상에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다행히도 한국 우주선에 의해 구조되어 기적적으로 아내 렌카와 다시 교신을 하게 됩니다.
아내 렌카는 마지막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야쿠프와 통화하며 이혼할 마음을 접고, 야쿠프와 렌카는 다시 서로 사랑하기로 다짐하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 영화의 소감 및 최종 평가. |
이 영화에서 SF적 요소는 겉핣기일 뿐이고, 이 영화는 주인공 야쿠프의 내면을 '하누시'란 외계인을 통해 성찰하는 휴먼 드라마에 가깝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누시는 영화에서 생김새와 다르게 전혀 야쿠프에게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며, 마치 야쿠프를 돕기 위해 등장했다고 생각이 될 만큼 모든 면에서 야쿠프의 심리상담가로써 최적화된 모습을 보입니다.
사실 우주 공간에서 그런 고등 유기체가 인간의 언어를 할 수 있는 상태로 탐사선에 침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고증 면에서 너무 엇나간 셈이고, 그래서 저는 하누시는 야쿠프가 오랜 우주 항해로 지쳐있는 상태에서 야쿠프가 본 환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설정으로 보면 허술한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일단 목성 궤도로 진입해 지금까지 알려진 적 없는 물질을 채취하는 중요한 항해인데, 사람 한명 홀로 우주 탐사를 보낸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설정이죠. 그리고 외계 생명체와 조우했는데도 두려워만 할 뿐, 그 존재를 우주국에 알린다거나 하지 않는 밍밍한 대처의 야쿠프에게도 몰입을 하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좀 짜증이 났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야쿠프의 아내 렌카라는 캐릭터가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임신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같이 있지 않고 홀로 우주 항해를 떠난 남편 야쿠프의 선택에 화가 날 수 있고 섭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야쿠프가 놀러간 것도 아니고, 야쿠프의 직업은 우주인이며, 아내 렌카 또한 자신이 그가 우주인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고 직업상 멀리 떨어질 수도 있다는 특성을 받아들인 상태에서 그 리스크를 안고 야쿠프와 결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행복하지 않고 야쿠프가 자신에게 냉담했다는 이유만으로 우주에 홀로 표류하는 남편에게 냅다 이혼 통보를 해버려서 야쿠프의 우주국 동료들마저 힘들게 만드는 그녀의 극단적인 행동은 과연 그게 남편을 사랑하는 것이고 어른스러운 행동인지 전 좀 의문스러웠습니다.
물론 야쿠프가 평소에 아내 렌카에게 냉담하게 행동하긴 했고, 잘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전개는 홀로 고생하는 야쿠프를 매정한 남편으로 몰고, 이혼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아내 렌카에게 사랑을 되찾아야한다는 의무만 야쿠프에게 부과할 뿐입니다.
그래서 좀 불쾌함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상기한 단점들, 고증이 지켜지지 않는 억지 설정이 가득한 SF적인 요소, 이해되지 않는 특정캐릭터의 행동 등 이 영화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은 영화입니다.
다만 괜찮은 CG 효과나 아름다운 감성과 BGM은 꽤나 좋은데요.
특히 영화 후반부에 초프라 구름에 당도할 때의 CG 비쥬얼이나 아름다운 감성, 그리고 야쿠프와 하누시의 짧은 우정은 저의 감성을 자극해서 괜찮았습니다.
구태여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영화지만, 감성적인 면을 좋아한다면 한번쯤은 시도해봐도 나쁘지 않을 SF영화라고 최종 평가를 내리겠습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5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