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누아의 전설 : 헬블레이드2 (Senua's Saga - Hellblade 2) |
출시일 : 2024년 5월 21일 |
장르 : 다크 판타지 액션 어드벤쳐 |
개발사 : 닌자 씨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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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 PC , XBOX Series X |
세누아의 전설 : 헬블레이드2는 저번달에 출시한 따끈따끈한 닌자 씨어리의 신작으로, 현존하는 게임 중에 최고의 그래픽을 가지고 있다길래 처음에는 단순 그래픽만 감상해볼려고 산 게임이었습니다. 솔직히 이 게임이 전작이 있긴 한데 제가 해보진 않았습니다. 별로 흥미가 가는 게임은 아니었기 때문이죠.
제가 이 게임에 대한 인식은 사실 시작해보기전에는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래픽 좋고, 기괴하고 다크한 분위기에, 영화적인 연출과 액션은 좋지만 게임으로써는 볼륨이 짧고 주인공의 정신 질환을 잘 묘사한 것이 전작인 헬블레이드1의 포인트였는데, 게임으로써 볼륨도 짧고 단순 영화 같이 일회성에 그치는 시네마틱 게임은 제가 선호하는 게임의 스타일은 아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래픽을 감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 게임을 시작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이 게임의 퀄리티가 여러 방면에서 좋아서 저는 이 게임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결국 하루만에 엔딩까지 달려버리고 말았습니다.
물론 이 게임에 대한 평가가 좀 호불호가 갈리긴 하는데, 저도 초중반까지는 썩 이 게임에 대한 느낌이 좋지는 않았지만, 중반부부터 몰입하면서 했던 것 같습니다.
리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현존 최고의 그래픽 퀄리티가 일단 시선을 사로잡는다. |
일단 이 게임을 키자마자 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당연히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이 진짜 입이 떡 벌어지게 좋습니다. 물론 요즘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든 게임들의 그래픽이 상향 평준화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헬블레이드2는 그런 최신 게임들 중에서도 다른 게임보다 한단계 위의 엄청난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언리얼 엔진5의 최신 기술력에 힘입어, 원래 그래픽쪽에서는 높은 실력을 보여줬던 닌자 씨어리의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그야말로 실사를 방불케 하는, 프리렌더링 영상과 비교해봐도 그렇게 꿇릴 것이 없을 정도의 엄청난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거의 과거 크라이시스1을 해봤을 때 받은 그 충격과 비슷했습니다. 그래픽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게임 내의 컷신은 프리렌더링이 아닌 인게임 렌더링 그래픽으로 진행되는데, 프리렌더링 영상으로 만들 필요가 없었겠다, 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XBOX 버전은 고해상도가 지원되지 않고, 프레임도 60프레임이 아닌 30프레임이라 아쉬움이 크지만, PC 버전은 FSR3, DLSS Frame Generation을 사용하여 고해상도로 높은 프레임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게임 자체의 사양은 역시 높은 느낌이라 고사양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분명 문제가 생길 것이기에, 그 방면에선 아쉽습니다.
* 솔직히 게임의 첫 인상은 좋지 않았다. |
솔직히 첫 플레이할 때는 그래픽에 충격을 먹은 것 빼고는 재미를 붙이기 힘들었고 지루함을 느꼈습니다.
일단 게임의 분위기 자체가 원래는 알고 있었는데, 직접 해보니 그 기괴함에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주인공인 세누아의 정신 질환을 묘사하려는지 게임 플레이 도중 계속 미친듯이 세누아의 자아의 목소리가 계속 들립니다. 환각이 계속 보이기도 하고, 게임 내내 중얼거리는 세누아의 내면 목소리 때문에 저는 귀도 짜증(?)이 나고 게임이 정말 기괴하게 느껴져 정서적으로 피폐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게임 진행 방식 역시, 듣던대로 영화같은 면에만 치중해서 그런지 게임플레이라는 느낌보다는, 캐릭터를 조작하기만 하고, 결국 전체적으로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한다는 느낌이 아닌, 게임을 감상한다는 느낌이 더 강했죠.
"아, 이 게임은 내 취향의 게임이 아니구나. 정말 분위기만 기괴하고 지루하기만 하네." 라는 생각이 들때 쯤에, 좀 더 인내심을 갖고 플레이를 해봤습니다.
* 예상보다 괜찮은 스토리텔링의 흥미진진함, 적응되면 봐줄만한 게임의 기괴함. |
이게 왠 걸,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게임을 중반부까지 진행해보니, 생각보다 게임이 재미가 있었습니다. 늘어지기만 하는 것 같던, 흥미를 붙이기 힘들던 스토리도 점점 캐릭터들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스토리가 전개되기 시작하면서 흥미진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정신 질환으로 인한 세누아 내면의 목소리가 계속 들리고, 환각이 보이는 이 기괴한 연출도 게임 스토리가 진행이 되면서 세누아가 언급되고, 그녀가 트라우마와 마음의 상처에 시달리는 것을 플레이어들이 인식하게 되면서, 신기하게도 그 현상에 적응이 되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스토리가 재밌어지기 시작했고, 게임의 기괴함도 어느정도 적응이 되니 게임에 재미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 타격감은 괜찮은 편이나, 반복되는 리듬 액션 같은 전투는 아쉽다. |
이 게임의 진행 방식은 세누아를 조작하며 퍼즐을 풀거나 스토리 연출을 감상하고, 중간에 튀어나오는 적들이랑 전투를 펼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다만 전투에 대해서는 호평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타격감이나 캐릭터들의 모션은 좋은데, 액션성과 다양성이 부족해 다른 액션 게임과 비교하기엔 좀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그리고 다른 무기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방어나 패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회피-때리기-특수능력 사용 이 3가지 패턴의 반복이라 전투는 쉽게 질렸습니다. 물론 스토리와 기괴한 분위기를 감상하는 맛으로 이 게임을 하는 것이긴 한데, 액션 쪽에서도 좀 더 정성을 들이면 다른 취향을 가진 게이머들한테도 어필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스토리와 세누아라는 캐릭터에 집중한다면, 확실히 호평할 수 있는 게임. |
처음엔 이 게임이 별로라 생각했고, 재미를 느낄 만한 요소도 많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왜 이 게임을 호평하는 유저들이 있는지 저는 엔딩을 보고 나서 깨달았습니다.
이 게임은 개발자들이 공언했다시피, 정신 질환이라는 소재를 비참한 과거를 지닌 세누아란 캐릭터의 정신 세계를 다크 판타지풍으로 잘 그려냈으며, 중간에 주요 인물들과 내면에 엄청난 갈등을 빚고, 부정적인 생각에 굴복할 뻔하지만,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세누아의 감정 표현과 내면 묘사를 너무 게임이 잘 해냈습니다.
스토리와 세누아라는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다면, 전투 시스템에 그렇게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면, 이 게임이 주는 메세지를 이해한다면 이 게임은 확실히 고평가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그래픽 감상으로도 꽤나 가치가 있습니다. 고사양 컴퓨터를 샀는데 제대로 뽕을 뽑고 싶다면 이 게임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헬블레이드2는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게임입니다.
게임다운 게임, 오래 즐길 게임을 찾는다면 이 게임은 적정 게임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고, 영화같은 경험을 원한다면 이 게임은 꽤 괜찮은 선택입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