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로 드라마 에피소드 8화 감상 리뷰 - 이딴게..헤일로 드라마라고?
헤일로 (Halo) 에피소드 8화
방영 플랫폼 : 파라마운트 픽쳐스 (Paramount Pictures)
최초 방영 날짜 : 2022년 3월 22일
지금까지의 헤일로 드라마는 충분히 실망스러운 작품임을 제가 감상 리뷰 글을 쓸때마다 언제나 어필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중간에 어느정도 칭찬할 점을 어떻게든 찾아낼려고 노력했고, 이런 모욕적이고 끔찍한 수준의 스토리 라이팅, 연출에서 그나마 멋진 액션 부분을 찾아내고 그 부분에서는 약간의 재미를 어떻게든 조금은 느꼈지만,
이제 그 끔찍한 수준의 스토리 라이팅과 연출이 이번 에피소드에서 극한으로 치닫고야 말았습니다.(..)
* 개연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헤일로 드라마의 스토리 전개, 이번 8화에서 그 끔찍함을 제대로 보여준다. |
지난 에피소드에서 서로 선조의 유물을 통해 과학적으로 설명히 불가능한 교감을 할 수 있게 된 마스터 치프와 마키는 급속히 가까워지게 되고, 둘은 아예 리치 시내에 나가서 데이트를 합니다. 뻔한 소재입니다. 감정을 찾게 된 슈퍼 솔져와 코버넌트에 속해 있던 인류를 불신하는 고아. 이 불운의 주인공은 서로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러한 전개가 헤일로의 마스터 치프라는 캐릭터 자체를 아예 부정하는 전개임은 틀림이 없습니다. 근데 한술 더 떠서,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마키란 캐릭터는 코버넌트의 스파이이자 UNSC에 엄연히 감금된 '죄수' 신분이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제작진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연출을 위해 드라마의 개연성은 아예 밥말아먹었다는 얘기입니다.
한쪽은 치프와 마키의 벛꽃 데이트, 한쪽은 코버넌트에게 처참히 당하는 유리화된 인류의 행성의 모습을 UNSC 고위 인사들이 관찰하는 장면에서 그것을 집중 조명합니다.
이러한 작중 전개가 전혀 매치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류가 코버넌트에게 당하는 절망적인 장면들은 헤일로 시리즈의 매력을 살려주는 핵심 주제이자 요소입니다. 분명 이런 장면들이 드라마 초반부부터 강조가 되었어야 했는데, 쓰잘데기 없는 인물과 인물간의 갈등을 강조한 휴먼 드라마만 주구자창 펼치다가, 왜 에피소드 8화에 와서야 이러한 연출을 보여주는지 이해가 도저히 가지 않습니다.
* 오 제발, 제발 그것만은! 하지만 현실이 되었다.(....) |
모두가 우려했던 그 장면(..)들이 나오고야 말았습니다. 우리의 영원한 간지 슈퍼 솔져 마스터 치프가 드라마에서 계속 망가지고 너무 인간적인 모습만 강조한 연출만 잔뜩 나왔었지만, 결국 코버넌트 고아 소녀와 서로를 교감하며 점점 가까워지더니, 이번 8화에서 급기야 키스로 시작해서 성관계까지 해버립니다. 물론 간접적인 연출만 보여주지만, 이는 헤일로 팬들에 대한 모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드라마 제작진들이 정말 미쳤나 싶습니다.
이 장면은 급기야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왔고 헤일로의 본고장인 북미 팬들에게 엄청난 대실망을 안겨주는 계기가 되어 현재 엄청나게 헤일로 드라마는 까이고 있습니다. 헤일로 드라마를 괜찮게 평가해줬던 유저들마저 이 장면을 보고 돌아섰습니다.
언제부터 헤일로가 불운한 주인공들의 SF 로맨스 서사 드라마였죠? 인류를 구하기 위해 거대한 외계의 적에 맞서 싸우는 상남자 마스터 치프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이 드라마를 사람들이 기대한거지, 휴먼 드라마에 불운한 로맨스 이야기를 볼려고 헤일로 드라마를 사람들이 기대한게 아니지 않습니까?
아무튼 참...정말 이제 갈데까지 간 것 같습니다. 343 인더스트리, 드라마 제작을 한 파라마운트 픽쳐스. 이 망할 것들..
* 헤일로 팬들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는 전개. 그냥 약간의 액션 장면만 볼만할 뿐. |
매드 사이언티스트 헬시 박사, 흑인으로 바뀐 후 본래의 캐릭터성을 잃어버린 키예스는 딱히 매력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본인이 엄연한 중범죄를 저지르긴 했지만 인류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진심이었던 원작의 헬시 박사는 드라마에서 완벽한 인류를 하등 존재로 보고 자신이 그것을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바꾸겠다고 말하는 광기어린 과학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스파르탄-II인 카이는 스파르탄-II 과묵한 캐릭터성 없이 스파르탄-IV에 가까운 완전히 인간적인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이게 좀 깬다고 생각합니다. 호르몬 펠릿을 제거한 이후 인간성을 되찾는다는 전개도 마음에 안들지만, 원래 원작에서는 세뇌나 호르몬 펠릿이라는 설정 없이도, 그 자체로 냉철한 인간 병기의 모습과 인간성을 골고루 보여주었던 것이 원래 스파르탄-II 병사 캐릭터들의 매력이었는데, 이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실버 팀 스파르탄-II 캐릭터들의 드라마 설정 또한 몰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후 호르몬 펠릿을 제거하고, 완전히 헬시 박사의 꼭두각시에서 탈출한 마스터 치프는 자신을 다시 포획하려는 헬시 박사와 그를 잡으려는 두 명의 실버 팀 스파르탄과 격투를 벌이고 제압을 당합니다.여기서 스파르탄의 초인적인 신체 능력을 보여주는 격투 장면은 꽤 괜찮았지만, 여기서도 설정 구멍이 있습니다. 묠니르 전투복을 착용하지 않은 치프가 실버 팀 스파르탄들과의 격투에서 어느정도 버티는데, 묠니르 전투복을 착용한 스파르탄의 파괴력은 가히 엄청난 수준인데 그것을 맨몸으로 맞고도 몸이 멀쩡하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개연성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을 제외하고서라도, 코버넌트와 싸워야할 스파르탄들이 자기네들끼리 또 치고박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냥 웃음만 나올 뿐이죠.
* 이 드라마는 도대체 누굴 위한 드라마인가? 그저 그들에 대한 분노와 경멸감이 남을 뿐. |
이 헤일로 드라마를 보면서 계속 느낀 점은 제가 이딴 걸 왜 계속 보고 있었을까입니다.
[그래도 어느 한 구석에서는 재밌을 부분이 있겠지. 그래도 난 헤일로 팬이니까. 인내심을 가져보자.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봐야 하니까.] 뭐 여러가지 이유로 이 드라마를 붙잡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드라마는 헤일로 팬, 헤일로 팬이 아닌 일반 사람들. 둘 다에게 전혀 어필할 수 없는 드라마입니다. SF 드라마의 매력도 없고, 헤일로 드라마인지조차 모르겠을 이 드라마의 괴이한 정체성. 스토리도 전혀 재미가 없고 그렇다고 캐릭터가 매력적인 것도 아닙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드라마인가?
그저 의문만 남습니다. 그저 정치적 올바름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런 끔찍한 드라마를 만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려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