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영화 벨파스트(Belfast) 리뷰 - 1960년대 아일랜드인들의 삶과 애환을 다룬 예술적인 회고록.
벨파스트 (Belfast)
개봉 : 2022년 3월 22일 (대한민국 기준)
감독 : 케네스 브래나
장르 : 드라마
출연 : 제이미 도넌(아버지 역), 커트리나 벨프(어머니 역), 주드 힐(버디 역), 키어런 하인즈(팝 할아버지 역)
전 원래 이런 클래식한 느낌의 휴먼 드라마 장르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저에게 큰 신선함과 영감을 준 영화로써 제게 깊은 여운을 남겼던 영화로써 기억네 남습니다.
최신 영화답지 않게 흑백 화면으로 촬영되었고, 영화 자체의 감성도 그 시대상을 제대로 표현하여 영화 자체가 클래식한 느낌이 매우 강합니다.
1960년대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에서 절정의 유혈사태를 보여주었던 지역인 벨파스트를 배경으로 하며, 북아일랜드 노동자 계급 가족의 삶을 다루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감독인 브래너 감독이나 주연인 제이미 도넌 역시 벨파스트 출신으로써 이 영화는 촬영진 주요 인물의 인생 회고록 같은 느낌마저 줍니다.
실제로 벨파스트 출신인 브래너 감독의 유년을 바탕으로 한 반자서전적 영화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쉽게 정리하면 과거 아일랜드 노동자 계급 사람들의 애환을 다룬 회고록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벨파스트는 아일랜드인들에게 매우 유서깊은 도시 중 하나입니다. 좋은 의미로써도, 나쁜 의미로써도 말이죠. 1960년대말 이후부터는 가톨릭교도와 신교도간에 종교갈등의 긴장과 폭력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물론 현대 사회에 이른 지금은 평화가 정착된지 오래지만, 아직도 종파별로 소규모의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고 할 만큼 그 벨파스트 종교 분쟁의 상처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소년 '버디'의 주 시점으로 영화는 전개되며, 고풍스러운 흑백 화면에서 노동자로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사활을 거는 아버지(제이미 도넌)와 집에서 힘들게 자식들을 키우는 어머니, 버디의 친형, 버디의 할아버지, 할머니 등 가족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벨파스트의 종교 분쟁의 긴장스러운 삶 속에서 그들이 살아남기 위한 일상생활의 투쟁이 이 영화의 주 내용입니다.
버디의 아버지는 벌이가 시원찮은 아일랜드 노동자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영국에서 일자리를 구해서 돈을 벌고 가정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버디의 어머니는 벨파스트의 폭력적인 분쟁 속에서 자식들을 지키고 교육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주인공 버디와 친형 또한 어린 아이에 벨파스트 속의 환경에서 자라면서 위협을 받으며 큰 혼란을 겪습니다. 1960년대 말 북아일랜드 분쟁의 애환을 한 가정이라는 테마로 이 영화는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예술적이라고 느껴지는 이유는 고전 영화의 향수가 매우 강력하고, 고풍스러운 흑백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시각적인 효과로 그 시대의 감성을 현대의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돋보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카메라 워킹은 최신 영화처럼 역동적이지 않고 고전적 영화처럼 정적으로 아기자기함을 담아내는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또한 주인공 소년 버디의 시점에서 그러한 촬영 기법이 관객들의 몰입감을 더 증가시키게 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족들이 영화를 보러 갈때 표현되는 비쥬얼이 백미입니다.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색깔을 표현하는데 반해 영화의 일반 장면은 흑백입니다. 이 요소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 의문을 생각해내고 정답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이 영화의 예술은 극에 달합니다.
오프닝과 엔딩에 현대 벨파스트 전경이 컬러로 나오고 극중에서는 연극이나 영화 장면만 컬러로 표현이 됩니다.
이는 흑과 백처럼 기독교파와 천주교파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하도록 강요받았던 당시 아일랜드 벨파스트 거주인의 현실과, 그런 현실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영화는 그때 박해받았던 벨파스트인들이 꿈꿨던 자유, 이상의 대조를 표현하고 싶었던 제작진의 의도로 보입니다.
* 영화의 전체적인 소감. |
이 영화는 마치 한국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서양 버전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애환을 닮은 회고록적인 영화에 가깝습니다.
어린 소년 주인공 버디가 보여주는 순수함과 풋풋함, 그리고 힘겹지만 서로 힘을 합쳐 생존해나가는 가정의 구성원들의 이야기, 분쟁으로 위기를 겪지만 그 속에서도 꿋꿋히 살아가는 아일랜드인들의 삶을 담았습니다.
아일랜드인들이 자신의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하다고 하던데, 이 영화를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 마지막에는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아버지가 새로운 직업을 영국에서 구했고 할머니를 제외하고 주인공 가족은 벨파스트를 떠나고, 할머니는 그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행복을 기원하며 영화는 아련하게 끝을 맺습니다.
이 영화는 딱히 특별한 내용이 첨가된 영화도 아니고, 아일랜드인들의 감성이 강합니다. 영상의 화면도 흑백이라 요즘 영화의 감성에 맞지 않고, 재미있는 킬링타임형 영화를 선호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골든글로브 상을 받았을만큼,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이 영화를 감상하시면 왜 이 영화가 왜 상을 받았는지, 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예술적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예술 작품을 감상한다는 마인드로 이 영화를 감상한다면 대부분 이 영화에 흠뻑 빠져들거라 자신합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9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