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 시즌8 에피소드3 늦은 리뷰 - 개인적으로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Winter is Coming.
왕좌의 게임의 제작사인 HBO는 항상 이 문구를 홍보할때 강조하곤 했었고
개인적으로 왕좌의 게임에서 백귀와 나이트킹은 인간 군상들의 철왕좌들을 가지기 위한
세력 다툼에서 갑자기 인간들에게 다가오는 진정한 코즈믹 호러를 표현함으로써,
이 드라마의 진짜 주제를 표현하는 최종 빌런 역할을 할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지난번 3화에서 저의 기대는 깨저버렸고, 2011년 부터 쌓아온 이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렸습니다.
물론 어차피 평이란건 다 주관적이고, 제 의견이 무조건 옳다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왕좌의 게임 시즌8은 이번 3화에서부터 진짜 망가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사실 모든 에피소드를 다 리뷰글을 쓰고 싶었는데 실망감 때문에 이번 3화를 끝으로 리뷰글은 끝낼려고 하네요.
초,중반까지는 굉장히 스펙터클하고 멋진 연출이 가득했습니다.
끝나지 않는 영원한 밤, 시즌 맨 초반에 등장하여 인간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예고해왔던 그 미지의 존재들.
백귀들과 인간들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이번 전투씬은 왕좌의 게임 전투신 중에서도 상당히 스펙터클한 스케일을 보여줍니다.
윈터펠 연합군의 최선봉에 선 도트락 기병들.
여기서 마녀 멜리산드레가 다시 재등장합니다.
멜리산드레는 큰 다짐을 한듯 한 도트락 기병의 검을 붙잡고 주문을 외우자 엄청난 장면이 일어납니다.
그들의 쥔 곡도에 순식간에 불이 붙고, 그 불은 모든 도트락 기병의 곡도에 솟아나기 시작합니다.
멜리산드레의 드라마틱한 마법으로 자신감에 찬 도트락 기병들.
원래도 용맹했던 도트락 기병들은 백귀들의 약점인 불을 얻게 된 자신의 무기를 보고 엄청난 자신감을 얻기 시작하더니
모두 함성을 지르며 백귀 병력들에게 과감한 돌진을 시도합니다.
초반부터 상당한 스펙터클함을 느끼게 하는 이 장면은 압권.
이에 질세라 성벽 밖에서 배치되있었던 투석기도 불 붙은 거대한 바위를 투석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백귀들에게 큰 치명타를 가하나 싶더니..
그러나 거짓말 같이 사라지는 인기척..도트락 기병의 불은 순식간에 꺼지기 시작하고,
주변에 엄청난 사망자가 속출하고 기수 없는 말들이 도망가기 시작하자
엄청난 투지는 적막한 절망으로 변합니다.
도트락 기병들이 허무하게 전멸하고 와이트 떼들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이번 에피소드의 화면은 너무 어두워서 정신이 없고 판독이 어렵습니다.
아무튼 전투는 절망적인 양상으로 흘러갑니다.
하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존과 대너리스는 용들을 타고 하늘에서 와이트들을 불태우며
전투를 돕기 시작합니다. 얼음과 불의 싸움이 시작된 것입니다.
하지만 끝도 없이 몰려드는 물량 떼의 와이트들 앞에서 연합군은 전투에서 하염없이 밀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마녀 멜리산드레는 다시 참호로 나타나 다시 연합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에 마법으로 불을 시작해
와이트의 2차 진격을 막아내나 싶지만..
전장 밖에서는 나머지 전투를 피해 대피한 인물들의 잡담이 나오지만 그닥 중요한 내용은 없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의 주된 내용은 백귀들과의 전투니까요.
하지만, 테온 그레이조이의 캐릭터 성장은 인상깊었습니다.
브랜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누이를 떠나 브랜과 다시 만나 용서를 빌고
그를 지키려는 모습은
그가 이전의 그 테온이 아닌 새롭게 성장한 테온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멜리산드레의 마법으로 불에 타고 있는 바리케이드도 결국 와이트들이
마치 월드워 Z의 좀비처럼 자신들의 몸으로 불을 그냥 덮어서 꺼 버리고,
2차 방어선까지 깨지며 모든 병력과 전투에 참여한 모든 인물들은 위기에 처합니다.
설상 가상으로 죽은 자들의 군대와 백귀들의 거대한 눈보라로
전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존과 대너리스. 그들은 나이트 킹의 드래곤과 2대 1로 싸우게 됩니다.
아. 죄송합니다. 실망감이 커서 일일히 스토리 전달을 하기가 힘드네요.
그냥 후반부로 바로 넘어가겠습니다.
하드홈에서의 혈전 이후 존 스노우와 대립 구도를 펼쳤던 나이트 킹.
전 이 장면까지만 해도 지렸었습니다.
드디어 모든 팬들이 기대했던 존 스노우와 나이트 킹.
아조르 아하이의 전설.
고대했던 싸움이 펼쳐지는 것인가..싶더니
나이트킹은 와이트 떼를 다시 일으켜 존을 농락하고
자신의 최종 목표인 브랜을 죽이기 위해 유유히 사라집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브랜을 지키고 장렬하게 나이트킹에게 전사한
테온은 멋있습니다만..
아무튼 존이랑 대너리스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드래곤의 브레스 공격에도 멀쩡한 먼치킨 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던 나이트킹.
테온과 테온의 호위병력도 다 제거하고, 드디어 자신이 죽이길 원했던 브랜과 마주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결국 최악의 장면이 나오게 됩니다.
!!!!!!!!!!!!!!!!!!
아니 이게 뭐하자는 겁니까..갑자기 어디선가 날라온 아리아의 단검에 그냥 3초컷에 사망이라니??
이렇게 나이트킹이 허무하게 죽는 전개로 갔어야 했나 싶네요.
시즌1부터 인간들의 권력 다툼 속에서 고요히 코즈믹 호러 분위기를 풍겼던 존재들인 백귀.
그 신비로움과 공포스러움을 간직했던 존재들이.
그렇게 시즌 초반부터 존 스노우가 처절하게 싸웠던 그 초월적인 존재들이
겨우 한 에피소드, 한 장면에 끝나게 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완벽하진 않았지만 충분히 자연스러웠던 개연성과 떡밥 회수,
허무하게 죽이는 감도 있었지만 그 과정마저도 자연스러운 연출과 떡밥 회수를 보여줬던 왕좌의 게임이
일부 캐릭터를 띄워주기 위한 수단으로 본연의 장점을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드라마의 메인 빌런이자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가 될 수도 있었던 빌런인
나이트킹이 아리아에게 허무하게 당하는 전개라니!!
물론 아리아는 지금까지 거쳐온 과정을 보면 매우 강한 여전사로 거듭났고,
그녀의 활약은 예상하지 못했던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트킹은 이렇게 여기서 끝내고 소모시켜버리기엔
너무나 많은 떡밥이 있고 캐릭터의 포스가 정말 끝내줬단 말입니다.
마치 타노스가 어벤저스 엔드 게임에서 1분안에 죽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제 왕좌의 게임 안볼렵니다..
해외 레딧, 유투브에서도 이번 시즌8은 3화부터 엄청난 악평을 듣고 있습니다.
솔직히 전투씬은 역대급으로 멋있었고 백귀의 공포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주변 병사들은 다 죽고 주요 인물들만 끝까지 살아남는 (심지어 전투력 없는 샘마저)
억지성 전개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도트락 기병들은 먼저 냅다 우라돌격해서 죽어버리는
허망함을 보여줬고, 각자 다양한 매력과 전술적, 지능적 면모를 보여줬던 주연 인물들의 활약 그딴 건 없고
그냥 아리아만 엄청 버프. 존 스노우도 그저 좀비 용 상대로 도망치는 역할로밖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최종 빌런이 될 수도 있었던 캐릭을 허무하게 죽여버렸으며,
기존에 쌓아온 다양한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매력도 살리지 못했습니다.
으아...이 기억을 지워버리고 시즌8 2화가 제 왕좌의 게임 마지막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4화는 더 최악이라면서요?
이렇게 드라마 잘 만들어놓고 마지막에 왜 이러시는겁니까 작가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