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공포 게임 할로우 코쿤(Hollow Coccon) 리뷰 - 공포와 재미 둘 다 챙긴 훌륭한 공포 게임.
할로우 코쿤 (Hollow Coccon) |
출시일 : 2023년 12월 7일 |
장르 : 호러 어드벤쳐 |
개발사 : 나유타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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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 PC (Steam) |
이번에 리뷰해볼 공포 게임은, 작년 말에 스팀에 출시된 일본의 나유타 스튜디오라는 인디 스튜디오가 개발한 고퀄리티 공포 게임인 '할로우 코쿤'이란 게임입니다.
할로우 코쿤은 영어로 직역하면 속이 빈 누에를 뜻하며, 일본어로는 우츠로마유(ウツロマユ)라고 합니다.
독특한 소재와 과거 링(Ring)이나 주온 시리즈 같은 일본 클래식 공포영화를 즐겨보았던 저의 추억도 상기시킬 겸, 이 일본산 신박한 공포 게임을 플레이해보았고, 그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 1980년대의 일본 마을 '이치노세' 에서 시작되는 공포. |
할로우 코쿤은 1980년대 일본 시골 마을 '이치노세' 를 배경으로 하며, 주인공은 일본의 어린 대학생 남성 미나토 진바가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자신의 외할머니 '키누' 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이치노세 마을로 돌아와 겪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미나토는 자신의 외할머니 키누가 자신의 어머니 장례식에도 찾아오지 않았다는 사실로 분개하지만, 그래도 혈연이라는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지, 결국 이치노세에 있는 키누 할머니가 사는 가옥으로 향하게 되고, 어린 시절의 기억과 마을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할머니 집을 방문하게 됩니다.
하지만 막상 키누 할머니의 집에 당도해보니, 미나토는 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받고 그녀의 집을 방문했지만, 할머니는 집에 없고 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사실에 피곤한 몸을 좀 쉬기로 결정한 미나토.
하지만 잠에서 깨어나고 밤이 되었을때, 사실 그 집에 미나토만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정체불명의 키 크고 가느다랗고 흉측한 여성의 모습을 한 괴물이 집 주위를 서성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미나토는 이 상황에서 살아남고, 어린 시절의 기억과 이 마을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키누 할머니의 집을 탐색하고, 그와 동시에 정체불명의 괴물로부터 숨고 생존해나가며 미스테리를 밝혀내기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 예술적인 배경과 좋은 그래픽. |
단순히 플레이어를 깜짝 놀래키는 점프 스케어 (Jump Scare) 구간은 어떤 공포 게임이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공포 게임들 중에서도 나름 특별하단 느낌을 주었는데, 일단 클래식한 멋이 있는 오싹한 분위기의 배경과 게임에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괴물이 주는 공포감은 상당히 조화롭고 예술적입니다.
게임의 무대인 옛 일본 가옥의 배경은 계속 보고 있으면 정겹다는 느낌까지 줍니다. 하지만 어둠이 찾아오면 정말 오싹한 배경으로 변하죠.
고전 일본의 배경은 공포 게임에서 흔한 무대는 아니었기 때문에, 이를 잘 묘사한 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저는 예술적이고 신선한 배경을 보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배경 선택도 좋았지만, 유니티 엔진을 최대한 활용해서 뽑아낸 그래픽도 일품이었습니다. 뭐, 요즘 게임들이 다 하나같이 그래픽이 상향평준화된 시점이긴 합니다만, 유니크한 고전 일본 가옥의 배경을 훌륭히 묘사해낸 비쥬얼은 눈이 즐겁습니다.
최적화도 역시 좋은 편으로, 높은 사양의 컴퓨터 하드웨어가 아니라도 충분히 고프레임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 상당히 공포감 넘치게 완성된 괴물의 디자인과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 |
예술적인 배경과 이쁜 그래픽도 물론 중요하지만, 공포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공포감과 재미이겠죠. 할로우 코쿤은 훌륭하게도 끝내주는 공포감과 재미를 선사합니다.
일단 이 게임에서 적으로 등장하는 괴생명체의 디자인이 엄청 무섭습니다. 물론 가까이서 보면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소감도 많았지만, 멀리서 보면 정말 무섭습니다.
가느고 기괴하게 긴 팔과 몸체, 길게 땋은 생머리, 흐느적거리는 형태의 움직임으로 주인공 미나토를 추적해오는 것을 보고 있자면, 멀리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절 기겁하게 만들었습니다.
단순히 시각적으로 무서울 뿐만 아니라, 흐느끼는 특유의 울음소리, 흐느적거리는 호흡 소리는 가까이서 마주치게 되면 정말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게 될 수 밖에 없더군요.
제가 계속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은, 계속 플레이어와 숨바꼭질을 해야하는 이 괴물의 AI 완성도가 나름 괜찮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의 동선을 파악하고 쫓아오는 것도 잘하고, 이동속도도 빠르고 플레이어가 실수로 후레쉬를 키게 되면 바로 플레이어의 위치를 파악하고 빠르게 쫓아온다던지 하는 모습이 게임을 더욱 긴장감 있게 만들어줍니다.
물론 이렇게 되면 게임이 너무 어려워지니 주인공 미나토도 보통 난이도 기준 한 4번 정도는 저 괴물의 공격을 버틸 수 있어서, 플레이어의 맷집을 기본적으로 좋게 설정해서 게임의 난이도 조절도 꽤 괜찮게 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잘 숨고 피해다니는 호러 게임의 기본기를 충실하게 다졌습니다.
* 스토리 완성도가 좋고, 탐험으로 게임의 줄거리를 알아가는 재미도 상당하다. |
배경 이쁘고, 그래픽 좋고, 공포감도 좋습니다.
이미 지금 나열한 장점만으로도 완성도가 상당한데, 또 이 게임의 최강의 장점은 스토리도 상당히 좋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인디 공포 게임이 점프 스케어나 그래픽 같은 보여주기식에만 집착하고 나머지는 완성도가 아쉬운 게임이 많은데, 할로우 코쿤은 스토리 완성도 상당히 좋다고 느껴집니다.
처음부터 배경 설정과 떡밥이 플레이어가 궁금증을 자아낼 수 있도록 탄탄하게 깔려 있으며, 플레이어가 단서를 탐방하여 순차적으로 이러한 떡밥과 반전을 알아가고, 얽힌 뒷이야기를 풀어내며 게임의 스토리를 알아낼 수 있게끔 게임이 잘 설계되었습니다.
단서를 읽으면서도 스토리를 알아갈 수 있고, 퍼즐을 풀면서도 스토리를 알아갈 수 있도록 게임은 잘 디자인되어있습니다.
게임의 배경을 탐색하며 얻게 되는 단서로 이 게임의 비밀들을 쉽게 풀어갈 수 있게 스토리 전달도 직관적인 편이고, 그래서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며 쉽게 스토리로 빠져들 수 있고 높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모든 면에서 그냥 훌륭하다는 말 밖에 안나온다. 유일한 단점은 볼륨 뿐. |
솔직히 전 처음에는 이 게임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일본 설화를 모티브로 한 저 괴물의 독특한 디자인과 추격전에서 오는 공포감, 옛 일본의 배경에서 맡을 수 있는 향취를 느끼고 싶어서 충동적으로 구매한 공포 게임이지만, 할로우 코쿤은 예상 밖에 놀라운 공포감과 뛰어난 게임 완성도, 또 예상을 뛰어넘는 훌륭한 스토리 퀄리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야말로 무서운 공포감과 재미 둘 다 잡은 뛰어난 퀄리티의 공포 게임으로써, 딱히 흠 잡고 부분이 없었습니다.
다만 단 한가지 흠을 잡아보자면, 짧은 볼륨이 아쉽습니다. 게임의 볼륨은 3~4시간 정도면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로 짧고, 숙련된 공포 게임 유저라면 그 이하에도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할 정도니깐요.
하지만 또 볼륨이 지나치게 늘어지면 게임이 또 루즈해질 수 있으니까, 이 게임의 볼륨은 짧고 굵게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종으로 리뷰를 정리하고 이 게임에 점수를 매겨보겠습니다.
할로우 코쿤은 공포와 재미 둘 다 잡은 훌륭한 공포게임이며, 딱히 흠 잡고 싶은 부분이 없을만큼 완성도가 뛰어난 일본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공포 게임입니다. 볼륨이 짧다는 것 빼고는 이 게임의 흠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게임이 여러 멀티 엔딩을 지원하는 만큼 다시 플레이해볼 가치 또한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10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