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의 흑인 주인공 캐릭터 논란에 대한 저의 생각.

2008년 첫 모습을 드러낸 유비 소프트의 대표작이기도 한 오픈월드 액션 게임인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한때 제가 정말 좋아하던 게임 프랜차이즈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이후로 저는 이 게임에 관심이 끊어져버렸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경인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섀도우스라는 작품이 개발되고 있다는 루머가 처음 나왔을 때 다시 이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를 구매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따고 나와보니 사람들의 반응이 정말 엇갈렸습니다.

일단 게임이 잘 나오고 못 나오고, 이런 게임성에 관련된 문제보다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뜬금없는 결과가 나와버렸고, 이 논란은 끊임없이 지금도 불타고 있습니다.

뜬금없이 일본 전국시대 배경인데 차기 주인공으로 흑인 남성 사무라이가 낙점된 것입니다.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의 주인공은 "야스케"로, 실제로 역사상 존재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아니, 실제로 존재한 인물이기도 하고. 왜 흑인 남자가 주인공이면 안돼? 뭐가 문제야? 라고 누군가 제게 질문을 던진다면,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그것이 요점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비소프트의 선택이 상당히 별로라고 생각한다. 왜 하필 이런 선택을 해서 괜히 유저들에게 불쾌감만 주는 무리수를 두는가?

 

우선 제 생각부터 말하겠습니다. 굉장히 별로입니다.

어쌔신 크리드는 늘 그 게임의 시대적 배경에 맞는 가상의 픽션 주인공을 선보여왔습니다. 이집트가 배경이면 이집트 중동인, 프랑스가 배경이면 프랑스 백인, 북유럽이 배경이면 북유럽 백인. 당연히 이 사실들은 당연한 걸로 받아들여져 왔죠.

그럼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면, 당연히 일본 남자가 주인공으로 나올 것이라는 생각은 이상한 생각이 아니죠. 근데 유비소프트는 정말 이상한 선택을 했습니다.

역사에 실존했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오다 노부나가의 가신이었던 흑인 노예 출신 야스케가 주인공이자 사무라이가 되어 섀도우스의 주인공으로 나온 것입니다.

이건 정말 유감을 표할 수 밖에 없네요.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인지 이해가 안갑니다.

지금까지 그 게임의 시대적 배경에 맞는 그 국가, 배경에 맞는 주류 인종, 가상의 픽션 주인공을 채택해서 역사 시뮬레이터 게임, 역사 탐방 게임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오기도 한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나름 이런 면들이 근본이라고 볼 수도 있었는데, 어이가 없게도 섀도우스에서는 이질적인 주인공이 나와버리고 말았습니다.

 

* 이번작의 주인공 "야스케"가 불쾌할 수 밖에 없는 이유.

당연히 일본 게이머 대부분들에게 비난받고 있고, 다른 나라 게이머들도 주인공 선정을 전혀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물론 제가 이 글을 쓰기에 앞서, 일본에 반일 감정이 있는 분들도 한국에 굉장히 많으시고, 일본이 한국에게 행한 역사적 사실 또한 제가 부정하지 않는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그것은 일단 따로 떼어놓고 봐야 할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한국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 나왔는데, 뜬금없이 외국 백인이나 흑인이 주인공으로 나오면 과연 누가 그것을 달갑게 생각할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있을까요?  그럴 사람은 한명도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취향이나 정치적 올바름 문제를 떠나서, 한 국가, 한 문화의 존중이 달린 문제입니다.

당연히 게임의 배경이 되는 국가인 일본인들의 이번 어쌔신 크리드 신작에 대한 반응은 굉장히 안좋습니다. 거의 80% 이상이 다 부정적인 댓글만 코멘트하고 있죠.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의 게이머들도 "왜 굳이 이런 선택을 해야 했나, 일본 남성을 주인공으로 했어야지. 고스트 오브 쓰시마나 하러 간다." 라는 의견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흑인 게이머들도 일본 배경에 역사적으로 실존했다는 이유만으로, 뜬금없이 흑인 남성 야스케가 주인공이 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정치적 올바름을 추종하는 자들의 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 동양 여성과 흑인은 되고? 동양 남자는 안돼?

 

전 정치적 올바름을 행하는 사람들의 모순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구권의 그 잘난 깨어나고 똑똑하신 분들은, 인종차별에 대항한다는 슬로건을 내밀면서, 정작 영화나 게임 미디어에서는 흑인, 여성만 주구장창 넣고 정작 동양 남성은 주인공 캐릭터로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순적인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비소프트 프랑스 개발진 중 한명은 이 논란에 대해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느껴지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요. 한번 같이 보시죠.

 

https://web.archive.org/web/20240515185159/https://www.famitsu.com/article/202405/5194

『アサシン クリード シャドウズ』混乱の安土桃山時代を生きる侍・弥助と忍び・奈緒江のダブ

 

 

이미 유비소프트에서 직접 흑인 주인공인 야스케를 선택한 이유를 인터뷰에서 언급했는데, 의도 자체가 오히려 이쪽이 더 인종차별적이란 것을 먼저 못을 박아버렸습니다.

흑인 주인공인 야스케를 채택한 이유는 일본인이 아닌 우리가 이입하기에는 외국인 포지션인 야스케가 더 좋은 인물이어서라는 쌩뚱맞은 발언을 했는데, 그렇다면 자기들 입장에선 일본 남성으로는 이입이 어렵다는 말인데, 이 말인즉슨 그럼 동양 남성으로는 게임에 집중하기 어렵다. 라는 뜻으로 해석이 되며 그렇다면 이 말도 엄연한 인종차별이 될 수 있죠.

그럼 다른 주인공인 나오에는 일본 여성인데, 일본 여성은 주인공으로 되고 일본 남성은 주인공으로 이입이 안된다? 오히려 이것이 동양 남성에 대한 인종 차별이 아닐까요? 일본을 배경으로 한 게임에서 동양 남성으로 이입이 되지 않는다는 말은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주인공 채택부터 뭔가 서양 게임 회사의 기만이 느껴지고, 일본 문화에 대한 존중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이번작은 패스해야겠다.

 

뭐 이건 제가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불쾌감을 설명한 것이고, 그것과는 별개로 이번 쉐도우스 게임 자체가 잘 나올 수도 있고 재밌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뭔가 이번 사태에서 서양 게임 회사, 특히 정치적 올바름을 쫓는 사람들의 모순과 기만이 매우 많이 느껴져 불쾌하고, 일본 문화에 대한 존중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저는 이 게임을 패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