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제이의 드라마 감상

헤일로 드라마 시즌 2 에피소드 4화 감상 리뷰 - 헤일로 시리즈를 이제 그만 놔주렵니다.

JAE1994 2024. 2. 24. 12:43
반응형

 

헤일로 시즌 2 (Halo : Season 2)   에피소드 4화

방영 플랫폼 : 파라마운트 픽쳐스 (Paramount Pictures)

최초 방영 날짜 : 2023년 2월 8일

 

이번 4화를 본 느낌은 너무나 처참했습니다.

제가 해외 헤일로 레딧 포럼도 가보고, 해외 헤일로 드라마 관련 유투브 덧글이나 시청자들의 반응도 좀 보는 편인데, 이번 4화의 평은 좋다는 사람도 많았지만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도 많은 등 많은 것들이 엇갈렸습니다.

좋다고 하는 시청자들의 평은 약간의 스케일이 있는 액션 장면이나 피난민들이 코버넌트 병력들에게 공격당하는 장면이나 처절하게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선 호평을 했고 저도 그 점은 딱 볼만했습니다.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시청자들의 평은 스포일러가 되서 있다가 리뷰글 하단에 언급을 하겠습니다.

아무튼 이번 4화 리뷰를 시작해보죠. 

 

해당 게시물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리치 행성의 몰락을 다루는 전투 장면들이 주를 이루는 시퀀스는 괜찮았다.

늘 그랬듯이, 각본이나 캐릭터성의 영향을 덜 받는 전투 장면은 꽤나 볼만했다. 

 

이번 4화는 대부분의 액션, 전투 시퀀스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헤일로 드라마를 이런저런 이유로 좋아하지 않는 시청자들도 나름 볼만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3화의 시간동안 헤일로 드라마의 코버넌트는 리치 행성을 사실 파악하고 있었고, 기습 공격을 준비 중이란 떡밥을 던져왔었죠.

4화는 시작부터 코버넌트의 리치 행성 도시 습격이 시작됩니다. 곳곳에서 나오는 코버넌트의 병력들, 에너지 검을 휘두르는 엘리트들, 방패를 들고 돌격하는 자칼들에게 겁에 질려 우왕좌왕하는 리치의 시민들, 위장 장치로 몸을 숨기다가 시민들을 공격하는 엘리트들과 묠니르 전투복을 입지 않은 마스터 치프가 전투를 펼치는 장면은 꽤나 볼만했습니다. 이 부분은 헤일로 원작에서 묘사하지 않은 부분들을 잘 묘사한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죠.

 

 

* 이번 에피소드의 마스터 칙스는 그나마 좀 치프다웠다.

우리의 칙스, 지미 링스는 시종일관 분노에 찬 모습으로 성질만 내던 그 모습이 아니라 이번 4화에서는 스파르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뭐 이미 늦었지만..

 

또 이번 4화에서 그나마 또 마음에 들었던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문제의 주인공 마스터 칙스, 우리의 지미 링스가 이번 화에선 감정을 절제하고 침착하게 전투에 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단 점입니다.

시즌1,2 내내 감정을 통제 못하고 이리저리 분노하고 시종일관 성질만 내는 모습이 진짜 너무 싫었는데, 이번 4화에서는 그런 모습 없이 스파르탄, 군인다운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어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즌1,2를 거치면서 이미지를 형성해온 탓에 오히려 이런 이미지가 어색해질 정도였고, 이미 드라마의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판에 칙스의 캐릭터성이 조금 돌아왔다고 해서 딱히 기쁘진 않습니다. 이미 어차피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였어도, 여전히 우리가 아는 그 마스터 치프가 아니란 건 모두가 알고 있으니까요.

 

 

* 하지만  그리고 왜 굳이 이런 전개로?, 리치 행성 전투 묘사는 원작에 비하면..

2700억이나 제작비를 쓴 드라마 치고는..헤일로 스토리 상 가장 스케일 큰 전투인데, 묘사가 허전하다.

 

원작과 다른 타임라인에 스토리 전개, 캐릭터성까지 다른 건 그렇다 쳐도, 헤일로 시리즈의 매력 중 하나였던 웅장함과 거대한 스케일 역시 원작이나 원작 소설의 발톱의 때만큼도 따라오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제작비를 적게 쓴 저예산 드라마인가? 그것도 아닙니다. 제작비를 무려 2700억이나 썼다고 하는데도, 인류와 코버넌트 전쟁 중 가장 거대한 전투인 리치 행성 전투를 다루는데도, 드라마에선 그런 거대한 전투의 서사 속에 있다는 느낌이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여전히 드라마는 헤일로 원작 시리즈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보단, 인물과 인물 사이의 스토리텔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가장 거대한 분위기를 잘 살린 장면은 비로소 재회하게 된 스파르탄2 후보생 출신 해적 소렌과 헬시 박사가 불타는 잔해 속에서 리치 행성의 도시를 바라보는 장면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스파르탄이 묠니르 전투복을 벗고 맨몸인 상태로 싸우는 장면을 왜 연출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 스파르탄의 '인간성'을 강조할려고? 

 

그리고 드라마의 스토리 전개 또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4화부터는 칙스와 실버 팀 대원 바낙, 리즈가 아예 묠니르 전투복 없이 맨몸으로 전선에 나와 일반 병사와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싸웁니다.

그 이유인 즉슨, 제임스 애커슨을 포함한 해군 정보국 고위 인사들이 묠니르 전투복 등 주요 비싼 자산들을 다 가지고 도망을 갔다는건데, 어째서 스파르탄만이 입을 수 있는 전투복을 어디 사용하지도 못할텐데 굳이 빼갔다는 스토리 전개도 전혀 이해가 되지 않고, 스파르탄의 묵직하고 초인적인 액션을 기대했더니 정작 어떠한 장구류도 거치지 않고 싸우는 스파르탄들을 보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제 예상으로는 제작비 절감과 배우들의 편의를 위해 이런 스토리 전개를 정하지 않았을까 의심이 됩니다만, 뭐 심증만 있을 뿐이니 제가 100% 확신은 못하겠군요.

그래서 맨몸으로 싸워선지, 묠니르 전투복이 없는 스파르탄은 평범한 인간보단 강하지만 묠니르 전투복을 입었을 때의 위상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혹시 이게 제작진들이 강조하는 스파르탄의 '인간성'을 보여주기 위한 일환이 또 아니었을까. 또 그런 어이없는 생각도 해보고 말이죠. 아무튼 왜 이런 굳이 전개할 필요 없는 방향을 선택했는지 전 굳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스파르탄의 정체성은 묠니르 전투복인데 말이죠.

 

* 억지 전개와 너무나 빠른 주요 인물의 소모로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가 되지 않는다.

코버넌트 엘리트 전사에게 상대도 되지 못하고 어이없게 사망한 스파르탄2 바낙, 원작과는 딴판으로 리치 행성 탈출도 전에 자폭해버리는 키예스 제독. 특히 바낙은 드라마에서 그나마 인기가 있었던 스파르탄 캐릭터라 그가 사망하는 전개는 많은 시청자들의 불만을 샀다.

 

리치 행성에서의 처절한 전투, 시민 대피 작전에 동분서주하는 키예스 제독, 불리한 상황에서 죽을 걸 알면서도 코버넌트에 항전하는 드라마 속 인물들의 혈투와 배우들의 연기는 괜찮다고 생각할 때쯤, 말도 안되는 충격적인 전개가 저를 굳어버리게 만들었습니다.

드라마 후반부에 키예스 제독은 페레즈 상병과 함께 펠리칸에 태운 민간인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펠리칸에 급유를 시도하다가 자칼 무리를 마주치게 되고, 민간인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정하여 결국 자폭을 하여 사망합니다.

키예스 제독은 원작에서는 필라 오브 오톰의 함장이었고, 리치 행성 이후의 스토리인 헤일로1 스토리의 주역이었던 만큼 더 스토리가 진행될 때까지는 생존할 줄 알았으나, 원작과 너무 다르게 너무 일찍이 소모되어버리고 맙니다.

가장 저를 충격먹게 만들었던 것은 스파르탄2 실버팀 대원 바낙의 죽음이었습니다. 아무리 묠니르 전투복을 입지 않고 있었다고 해도, 스파르탄2의 괴물같은 신체 능력과 반사신경은 그대로인데, '바르 가타나이' 라 불리우는 헤일로 드라마 오리지널 상헬리 전사 캐릭터 띄워주기 클리셰의 희생양이 되어버렸습니다.

바낙은  이 상헬리 전사에게 니들러를 난사하다 상헬리 전사의 반격에 그냥 평범한 해병마냥, 무력하게 순식간에 사망해버리고 맙니다.

아..안그래도 헤일로 시리즈의 정체성이자 강력한 이미지를 고수할 필요 있던 스파르탄 대원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사망시키는 전개는 아무리 인간성을 강조하고 싶었어도 너무 무리수를 뒀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헤일로 시리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이런 조연 캐릭터들을 이번 4화에서 너무 쉽게 낭비해버린 것에 전 납득이 잘 가지 않습니다. 물론 원작에서도 리치 행성 전투에서 대부분의 스파르탄들은 사망했던만큼 이해가 아예 안가는 건 아닙니다만, 스파르탄 실버 팀 대원들은 원작의 블루 팀같은 치프의 조력자 포지션인데, 이렇게 인기까지 있던 바낙이란 캐릭터를 허무하게 소모하는 전개가 맞나 싶습니다.

이런 불쾌한 전개를 계속 고수할 거라면, 헤일로 TV 시리즈가 펼쳐갈 앞으로의 이야기가 별로 기대가 되지 않습니다.

 

 

* 이제 헤일로 시리즈를 놔줄려고 한다.

잘가 헤일로, 초등학생 시절부터 날 설레게 했던 그 헤일로는 이제 끝났다. 작별이다.

 

전작에서 죽은 줄 알았던 마키는 살아 돌아왔지, 5화 예고편을 보니 콴 하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될 것 같습니다. 뭐 원작마냥 헤일로란 링을 발견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펼친다고 해도, 작가진이 그러한 스토리를 재밌게 이어갈 역량이 지금만 봐도 의심스러운데, 제가 헤일로 팬으로써 뭘 기대할 수 있겠냐는 생각마저 듭니다.

아무튼 전 이번 4화를 보고 더 이상 헤일로 게임이나 드라마 등 관련 포스팅을 작성할 생각이 이제 없어졌고, 헤일로 시리즈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 이상 이 시리즈를 붙잡지 않고 놔줘야겠습니다.

이미 망한 게임, 이미 망한 프랜차이즈인데 제가 무슨 미련이 남아서 이랬는지.

드라마를 이렇게 계속 비판만 해왔는데, 재밌게 보고 있는 시청자분들을 그렇다고 제가 무시할 생각은 없습니다. 단지 헤일로로써 봤을때 이 드라마가 최악이란거지, 누군가는 재밌게 볼 수도 있을테니까요.

단지 헤일로 팬으로썬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우리가 사랑했던 그 헤일로가 아닐 뿐입니다.

 이제 헤일로 시리즈를 그만 놔줄려고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