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월드워 Z (World War Z) 리뷰 - 충분히 만족스러운 현세대 좀비 게임.
월드워 Z (World War Z) |
출시일 : 2019년 4월 17일 |
장르 : TPS |
개발사 : 세이버 인터랙티브 |
플랫폼 : PC(Steam), XBOX, Play Station, Nintendo Switch |
밸브의 레프트 4 데드 시리즈 이후 대규모 좀비 호드 슈터 게임의 명맥은 잠시 끊겼습니다. 물론 지금도 레프트 4 데드의 동시접속자 수는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고 그 인기도 상당하고, 모드 맵도 즐길거리가 많아서 좋긴 하지만, 우린 레프트 4 데드를 잇는 차세대 좀비 게임의 필요성을 느낀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레프트 4데드의 그래픽은 지금 즐기기엔 아쉬운 감이 있고, 아무래도 옛날 게임이라 유저수가 예전만큼 많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레프트 4 데드의 후속작을 자처하며 백 4 블러드라는 게임이 몇년 전 출시되긴 했습니다. 물론 처참히 망했지만요. 백 4 블러드는 레포데 개발에 참여했던 터틀락 스튜디오가 '후속작'을 자처하면서 발매한 게임이었으나, 레프트 4 데드 원작에서 매력적이었던 요소는 찾을 수 없고 너무 어려운 난이도와 불편함만 가득한 게임 시스템 때문에 유저들이 혹평을 하며 떠나버렸고 결국 게임은 철저히 망했습니다. 결국 레프트 4 데드 유저들의 갈증을 채워주진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레프트 4 데드 시리즈의 과거의 영광스런 성공 이후로. 다시 그 게임들처럼 대규모 좀비와 싸우는 설렘을 느낄 수 있는 현세대 게임이 없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꽤 괜찮은 대체품 게임이 있습니다. 물론 이 게임도 다소 아쉬운 감이 있지만, 현세대 그래픽으로 다시 몰려드는 좀비와 피나는 PVE 협동 전투를 체험해보고 싶다면 이 게임이 가장 좋은 선택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월드워 Z입니다.
* 압도적인 좀비 물량과 쉽게 적응하여 즐길 수 있는 캐쥬얼함이 포인트. |
월드워 Z를 처음 플레이 했을 때, 제가 받은 첫 인상은 일단 좀비 물량이 압도적이라는 것이고, 두번째는 게임이 캐쥬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로 화면을 가득 채울 정도의 압도적인 숫자의 좀비들이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을 덮쳐옵니다. 개발사의 언급에 따르면 최대 500여명까지 좀비 무리를 구현해낸다고 합니다. 500명 좀비는 숫자만 보면 그리 큰 실감이 안나지만, 실제 게임에서 좀비 무리들을 마주치면 그야말로 압도적인 숫자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쉬운 난이도에선 학살이 가능해서 이 압도적인 숫자의 좀비들이 몰려와도 그럭저럭 잘 대처해내지만, 어려운 난이도로 게임을 할 경우 좀비 하나하나의 맷집이 좋아지고 플레이어는 어드밴티지가 생기니 그 압도적인 숫자에 지레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경험도 하게 됩니다.
물론 레프트 4 데드처럼 이 좀비 하나하나의 세부 구현도는 좀 떨어지나, 그래도 이 숫자를 게임에서 구현했다는것 만으로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캠페인 게임 진행 자체도 매우 단순하여 플레이어가 적응 못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냥 앞으로 펼쳐진 길로 진행하면 되는 일자진행형 방식의 맵에, 몰려오는 좀비 무리를 막고, 게임 스토리 진행이 지시하는 대로 각종 목표들을 수행하는 것을 반복하는 게 끝입니다.
그리고 캠페인 진행 내에 표시되는 목표들은 친절하게 내비게이션으로 표시해주므로 길을 잃거나 게임 진행이 막히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물론 몇 개 헤맬 수 있는 목표들은 있었지만)
그리고 세분화된 캐릭터 육성 시스템이 존재하긴 하여 플레이어의 클래스, 무기 업그레이드, 퍽 시스템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고난이도 진행에서 신경을 써야할 요소고 플레이어에게 플러스를 더해주는 요소지, 저난이도에서는 캐릭터의 기본적인 능력치로도 게임을 클리어하는데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게임에서 쓸 수 있는 총기도 클래스 레벨이 낮더라도 게임 내에서 파팅으로 충분히 고성능 총기를 조달할 수 있도록 맵에 차곡차곡 배치되어 있어, 초보 유저도 이 게임에서 화력을 제대로 투사하지 못한다거나 하는 문제는 거의 없습니다.
이 캐쥬얼함이 저는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 다양한 클래스와 무기 사용으로 협동 PVE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
또한 게임 자체는 캐쥬얼하긴 하지만 클래스와 무기를 업그레이드하고, 퍽을 해금하여 게임 진행을 수월하게 해주는 캐릭터 육성을 하고, 퍽을 클래스 별로 다양한 펵을 제공하여 게임 진행에 유용한 트리를 짜는 재미도 제공합니다. 그래서 게임을 하면서 캐릭터가 성장하고 플레이어의 능력치를 향상시키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이를 통해 고난이도 에피소드 도전에 좀 더 수월하게 도전해볼 수 있다는 컨텐츠 제공의 장점도 있습니다.
클래스는 총잡이, 난동꾼, 위생병, 해결사, 학살자, 파괴자, 드론의 대가, 돌격병으로 총 7개의 클래스가 있고 대부분 좀비 웨이브를 막을 수 있는 총잡이 클래스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클래스와 총기 업그레이드 시스템은 비교적 짧은 볼륨과 반복된 게임 진행으로 플레이타임이 짧아 조금만 하고 접을 수 있는 월드 워 Z 게임플레이를 계속하게 해주는 동기부여를 해주는 시스템이라 볼 수 있습니다.
* 시원시원한 일자진행의 캠페인. 세계의 무대를 돌아다니며 대규모 좀비 슈터를 즐길 수 있다. |
월드 워 Z는 원작 영화처럼 원작에서 등장하는 여러 중요한 국가들의 배경을 바탕으로 에피소드가 구성되었습니다. 월드 워 Z 본편은 미국 뉴욕, 러시아 모스크바, 이스라엘 예루살렘, 일본의 도쿄를 배경으로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됩니다.
각 에피소드마다 배경에 맞게 각 국가 출신의 생존자들이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하며, 이 캐릭터들의 만담을 들으며 스토리를 진행하는 재미도 존재합니다.
각 에피소드마다 국가의 특색을 살린 배경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미국의 뉴욕은 말그대로 현대화되어 좀비화에 몰락한 서구 도시의 모습을 잘 보여주며, 러시아 모스크바는 눈으로 뒤덮인 러시아의 추운 배경과 멸망한 아포칼립스 분위기를 잘 재현했습니다. 특히 도쿄 챕터의 알록달록한 색감과 좁은 면적의 도로와 스테이지 구성도 실제 일본 거리의 느낌을 잘 살린 것 같아서 좋았구요.
캠페인 진행은 굉장히 막힘 없이 빠르게 구성된 편입니다. 목표를 수행하고 몰려오는 좀비를 막기 위해 게임 내에 있는 방어 포탑, 박격포 등의 아이템을 즉각 파밍하고 배치해 방어선을 구축합니다. 이 과정을 정신없이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금방 다음 에피소드로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우수한 그래픽과 우수한 최적화. 이건 정말 말이 필요없다. |
월드 워Z가 확실하게 우수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단연 우수한 최적화와 그래픽와 퀄리티에 있습니다.
최대 좀비 500명에 게임 내에 등장하는 엄청난 물량을 구현함에도, 그 500마리 규모의 좀비와 난전을 펼치는 구간에서 폭탄이 막 터지고 좀비들의 몸이 잘려나가는 고어한 이펙트가 이리저리 화면에 표현됨에도, 프레임 드랍을 거의 느낄 수 없었습니다. 고사양 컴퓨터가 아니라 비교적 중~저사양 컴퓨터에도 옵션 타협만 하면 뛰어난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줌에도 프레임 드랍 없이 즐길 수 있어서 전 솔직히 이 게임의 최적화에 놀랬습니다.
최적화가 보통 좋거나 게임의 사양이 낮은 게임들은 그래픽 퀄리티가 좀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월드 워 Z는 그래픽까지 깔끔하고 좋습니다. 좀비들의 디테일은 좀 아쉽지만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의 묘사 역시 디테일한 편이며, 특히 지형지물의 텍스쳐도 우수하고 깔끔하며, 눈내리는 모스크바의 환경 표현 등 비쥬얼적으로도 인상적인 부분이 많아 비쥬얼과 최적화는 은근히 예술적이었다고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큰 기대를 안했던 부분이었는데, 그래픽과 최적화는 제가 놀랬던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 유저 수가 그리 많지 않아 아쉬운 멀티플레이, 게임의 짧은 볼륨 때문인 것 같다. |
월드 워Z는 이렇듯 괜찮은 게임 플레이를 가지고 있지만, 아쉽게도 멀티 유저수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분명 확장팩 애프터매스가 발매되고 난 후 게임의 평은 수직상승 했으나, 본편 자체는 평가가 좀 애매한 편이며, 설상가상으로 게임의 볼륨이 적고 게임의 플레이타임 분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그 여파로 멀티 유저수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레프트 4 데드 시리즈처럼 개발사에서 커스텀 맵 툴 같은걸 제공하는 것도 아니라서 유저들이 따로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이 게임에 전무합니다.
아마 그래서 멀티 유저 수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공개방을 파고 게임을 플레이하면 가끔 1~2명씩 들어오거나 가끔 풀방이 되기도 해서 아예 없는 건 아닌데, 유저 수가 활발한 게임이 아니므로 그걸 기대하셨다면 아쉬움을 느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같이 게임할 친구분이 있는 분들에게 이 게임을 추천하고 싶네요. 혼자서는 약간 즐기기엔 유저 수가 별로 많지 않아 매칭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 본편만 살 경우 볼륨이 너무 짧다. 그래서 애프터매스 완전판을 구매하는 걸 추천. |
현재 본편만 사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일단 본편을 16000원이란 세일가에 구매해서 잘샀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왠지 애프터매스 합본판을 구매하지 않은 것을 손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월드 워 Z 애프터매스 캠페인의 재미가 더 클 뿐더러, 1인칭 화면도 어처구니 없게도 본편 구매자들한텐 지원을 안합니다. 월드 워Z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1인칭 화면도 지원하고, 본편보다 더 뛰어난 재미의 캠페인도 제공하는 애프터매스 확장팩 합본을 구매하는게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괜히 돈 좀 아끼고 게임 찍먹해보려다가 게임이 의외로 매우 재밌어서 전 손해를 본 케이스네요. 흑흑.
* 현세대 좀비 슈터 게임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게임 중 하나다. |
현세대 그래픽으로썬 대체제가 딱히 없는 좀비 게임으로 이런류의 게임을 좋아한다면 가장 추천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볼륨이 짧아서 정가에 이 게임을 구매하긴 권장하지 않고, 세일가에 지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이런류의 게임에선 전 레프트 4 데드를 전 최고의 좀비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픈월드류 게임 중에선 다잉 라이트를 최고로 치고요.
월드 워 Z는 볼륨 면에서 굉장히 아쉬운 게임입니다. 레포데처럼 커스텀 맵 컨텐츠도 불가하고, 각 에피소드의 플레이타임 자체도 짧으니까요.
하지만 좋은 그래픽과 최적화, 압도적인 좀비들의 숫자 공세를 막아내면서 친구들과 즐겁게 PVE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지금 시점에서 월드 워 Z가 가장 괜찮은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백 4 블러드도 잘 나왔으면 좋았을텐데..게임 디자인을 이상하게 해버려서 참.
아무튼 월드 워Z는 적극 추천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전 정말 만족스럽게 플레이했습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