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인슈라우디드 (Enshrouded) 리뷰 - 재밌지만 뭔가 부족하다.
인슈라우디드 (Enshrouded) |
출시일 : 2024년 1월 24일 |
장르 : 오픈월드 서바이벌 RPG |
개발사 : 킨 게임즈 |
플랫폼 : PC(Steam) |
팰월드(Palworld)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어 팰월드의 폭발하는 인기에 좀 묻힌 감이 있지만, 팰월드 못지 않게 화제가 되고 있는 현재 오픈월드 생존 어드벤쳐 게임이 있습니다.
독일의 인디게임 개발사인 킨 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멀티 플레이 지원 오픈월드 서바이벌 게임으로, 2024년 1월 24일 스팀에서 얼리 엑세스로 출시된 인슈라우디드(Enshrouded)란 게임입니다.
* 넓이 하나는 끝장나는 오픈월드. |
인슈라우디드에서 가장 돋보이는 특성은 거대한 오픈월드입니다. 2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서 얼리 엑세스로 출시된 이 게임은, 다른 게임하고 비교해도 필드 크기가 정말 큽니다.
거대한 오픈월드를 돌아다니며 경치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꽤나 낭만이 있었습니다. 돌아다니면서 경치를 보는 걸 은근히 좋아하시는 유저분들은 이 게임이 마음에 드실 겁니다.
그냥 단순히 필드만 넓은게 아니라 지형도 지역마다 꽤나 특성이 있었고, 복붙 느낌이라기 보다는 모든 지형이 다 개성있게 디자인된 느낌이 강해서 좋기도 했습니다. 물론 평지가 적고 주로 절벽 위주인데다가 안개 지역도 많아서 탐험이 편하진 않지만, '넓다.' 이 하나의 사실만으로도 전 이 게임에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인슈라우디드는 스프링랜드 , 레벨우드, 유목민 고지대, 킨들웨이스트라는 총 4가지의 큰 거대한 지역이 존재하며, 각 지역마다 등장하는 몬스터의 레벨이 고정되어 있어 플레이어는 차근차근 레벨을 올리며 단계별로 오픈월드 지역을 탐험하게 됩니다.
* 꽤 재미있는 전투와 편리한 캐릭터 육성. |
인슈라우디드는 그렇게 특색이 확실한 게임은 아닙니다. 이미 이런 종류의 게임들은 많이 나왔고 이런 종류의 게임을 많이 해본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슈라우디드는 전투가 꽤 재밌고 캐릭터 육성도 편리하고 재미있습니다.
소울 시리즈 느낌나는 전투 시스템을 보여줍니다.타겟을 락온한 후, 다양한 타입의 무기로 적들의 공격을 회피하거나 패링하는 핵 앤 슬래쉬 싸움이 주가 되는데, 인슈라우디드는 개인적으로 소울 시리즈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적의 공격을 맞받아치는 마구잡이 무쌍액션 보다는 회피 후 뒤를 노려서 공격하거나, 패링을 하거나, 아니면 멀리서 활과 마법으로 안전하게 처리하는 전투방식을 주로 사용하게 됩니다.
또한 보스전 또한 존재하는데, 보스는 각 보스들만의 특이 패턴이 존재해서 또 공략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얼리 엑세스 게임이고 인디 게임이라는 한계가 존재하는지 적 AI가 엉성하다거나, 또 버그가 걸려 AI가 멈춰서 손쉽게 처리한다거나 하는 그런 일들도 자주 발생했습니다.
어쨌든 이정도면 이런 종류의 게임들 중에서 전투 시스템을 나름 재밌게 구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캐릭터 육성 또한 편리하고 자유롭단 느낌이 강했습니다. 한가지 특성 트리만을 강요하지 않고, 만약 스킬을 본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찍지 못했다고 생각될 경우 하게 되는 스킬 초기화도 이 게임에선 꽤나 쉽습니다. 다른 게임은 스킬 초기화시에 리스크가 좀 큰 편인데, 이 게임은 요구하는 비용이 룬 하나 뿐이라 그런 것도 없습니다.
그냥 파밍한 무기나 갑옷을 분해하면 쉽게 얻는 룬을 좀만 소비하면 순식간에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원하지 않는 특성을 찍었다 할지라도 플레이어는 얼마든지 부담 없이 스킬 초기화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아직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은 게임이라 공략이 널리 퍼져 있지 않지만, 제가 팁을 드리자면 글라이더 관련 스킬, 이동 관련, 더블 점프 관련 스킬은 원활한 탐험을 위해서 미리 먼저 찍어두는게 좋습니다. 전투 관련 스킬보단 말이죠.
* 재미있는 안개 지대 탐험. |
이 게임의 독창적인 특색이라고 한다면 필드 내에 존재하는 안개 지역입니다. 이 안개 지대는 평상시 필드 지역과 다르게 안개가 짙게 깔려있고, 언데드 유형의 자원들, 언데드 유형의 몬스터들이 나와 플레이어를 맞이합니다.
안개 지역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일반 푸른색 안개 지역과 붉은색 안개로 이루어진 두 종류의 지역이 있는데 푸른색 안개 지역은 탐험이 가능하지만 제한된 시간만 탐험이 가능하며 제한시간이 지나서도 빠져나오지 못하면 즉사하게 됩니다. 붉은색 안개 지역은 진입하자마자 즉사하게 되서 탐험이 불가능한데, 화염 제단을 업그레이드 해야 붉은 안개 지대의 붉은 안개들을 없앨 수 있어 탐험을 위해서는 플레이어의 화염 제단 업그레이드가 요구됩니다.
안개 지역은 좋은 아이템을 파밍할 수 있는 상자들과 일부 보스 몬스터, 초반에 좋은 힐 아이템인 붕대를 만들 수 있는 찢어진 천 아이템을 드랍하는 몬스터들이 있기 때문에 탐험이 권장되고,
안개 지역의 디자인이나 으스스한 분위기, 좋은 보상 덕분에 안개 지역들을 탐험하고 파밍하는 재미는 확실히 괜찮았습니다. 물론 아직 게임이 출시된지 얼마 안된 얼리 엑세스 게임이라 안개 지역 대부분이 그렇게 좋은 레벨 디자인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이 게임에서 가장 신선한 요소였기도 했습니다.
* 완성도가 좋고 가지고 놀기 좋은 특유의 건설 시스템과 지형 시스템. |
인슈라우디드의 가장 완성도가 높은 시스템이라고 한다면 마인크래프트급 건설 자유도와 재미입니다. 이 건설 요소들은 다른 부분에선 호불호가 갈릴 지라도 호평일 정도로 매우 세분화된 건축 파츠들에 더해 재질도 다양하며, 지형까지 플레이어 마음대로 파내버릴 수 있어 지하 공간도 구현 가능합니다. 물론 서버를 리부팅할 경우 초기화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플레이어의 거주 공간에 해당하는 부분은 플레이어가 건설하고 파낸대로 유지됩니다.
게다가 게임을 진행할 수록 건설 범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대저택 수준이 아니라 마을급으로 드넓은 공간을 마음대로 꾸며볼 수 있기도 합니다. 이 덕에 온갖 기상천외하고 화려한 건축물을 커뮤니티에 올리는 유저들의 활동도 게임의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습니다.
제가 재미있게 했던 것은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어떤 목적지로 도달해야 할 때, 굳이 퍼즐을 풀거나 개발사가 의도했던 길로 가지 않아도 절벽을 파고 굴을 만들어서 해당 목적지에 당도했을 때의 그 쾌감이 좋았습니다.
만약 건설을 좋아하거나 지형을 파고 새로운 지형을 만드는 그런 개척자 체질이신 분이라면 이 게임의 건설 시스템은 최적이긴 합니다. 또한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합심하여 건설 컨텐츠를 즐긴다면 빠른 속도로 웅장한 건축물을 짓고 거대한 절벽을 파내어 동굴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 스토리텔링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퀘스트 모드들로 게임 진행이 단조롭다. |
인슈라우디드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퍼즐을 풀고 빠른 이동 지역인 탑에 가서 퍼즐을 언락해 빠른 이동을 해금하고, 지형을 살피고, 정착지를 건설하고 지형을 본인 입맛대로 수정하고, 장비를 제작할 재료를 수급하고, 장비를 갖추고 전투를 벌이는 재미는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선 꽤 완성도가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스토리텔링, 시나리오를 중시하는 유저들에겐 게임이 많이 아쉽습니다. 우선 스토리텔링이란 게 게임에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물론 게임의 저렴한 가격대나 그에 비해 제공되는 게임의 거대한 규모를 생각해본다면, 이 게임에서 제가 대단한 스토리를 기대하는 건 당연히 아닙니다.
하지만 게임 내에 존재하는 메인 퀘스트, 서브 퀘스트 모두 간단한 텍스트 형식의 퀘스트를 받고 해당 지역에 가서 재료를 찾거나 타겟만 처리하면 끝나는 형식밖에 없어서, 퀘스트를 깨는 과정은 너무 단조로웠습니다.
게임 내의 퀘스트는 그냥 대부분 정착지 건설, 장비 제작을 위한 튜토리얼에 그칩니다.
물론 이 게임에서 AAA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바라는 건 아닙니다만, 탐험을 하고 캐릭터가 성장하고는 있지만 이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전 게임이 빨리 단조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이죠.
게임 내에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들이 이러한 역할을 조금 수행해줘야 되는데, 그냥 이들의 숫자와 타입도 적은데 이들과 마주할 때의 연출이나 그런 것도 없이 그냥 전투-파밍-이동 이것이 게임의 진행방식의 전부이기 때문에, 만약 이런 면에서 기대를 하셨던 분들이라면 많이 아쉬움을 느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게임이 아직 초기 단계인 얼리 엑세스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며 발전할 여지가 있긴 합니다.
* 다양성 부족으로 거대한 오픈월드는 허허벌판으로 느껴질 수 있다. |
인슈라우디드의 거대한 필드와 멋진 경치에 감탄하긴 했지만 플레이타임이 계속 늘어날수록 이 모든 것이 허허벌판으로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필드는 넓지만 그것을 채우는 적들의 종류, 던전의 가짓수 등은 좀 늘어나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새로운 지역을 해금했고 레벨을 올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도 플레이어를 맞이하는 적의 종류는 너무 적고, 새롭게 만나게 되는 몬스터도 부족합니다.
이러한 사소한 요소들이 충분히 준비가 되고 맵 주위에 골고루 퍼져 있어야 게임 플레이의 재미가 배가 되고 보상감이 늘어나는데, 인슈라우디드는 아직 컨텐츠적인 면에서 부족하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 애매한 그래픽과 나쁜 최적화. |
2024년 출시된 게임답게 그래픽은 역시 좋습니다. 하지만 불필요한 부분에서 쓸데없이 퀄리티만 높은 느낌입니다. 플레이어가 그렇게 상세하게 보지 않는 부분까지 고품질 텍스쳐로 도배되어 있어 확실히 눈은 즐겁습니다만, 광원 효과는 너무 눈뽕이 강하단 느낌이 들 정도로 과장되어 있고, 원경 가시거리는 진짜 엄청 길어서 풍경을 보는 맛은 좋지만 최적화를 했어야하는 부분까지 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제 컴퓨터 사양인 라이젠 7600, 램32기가, 지포스 RTX 4070TI로도 FHD에서도 풀옵션시 프레임이 30까지 추락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물론 그래픽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이정도로 최적화가 안좋고 사양이 높은 건 비판받아야할 부분입니다.
동시대에 나온 게임들 중에서 그래픽 퀄리티가 딱히 압도적이지 않음에도 이런 사양을 요구하는 건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옵션 타협을 하면 게임이 좀 가벼워지긴 하지만, 여전히 프레임 드랍은 곳곳에 존재합니다.
그래서 최적화도 꼭 개선해야할 부분 같습니다.
* 멀티 플레이 또한 개선이 필요하다. |
멀티 플레이 또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습니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하면 협동의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트롤링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없어서, 제가 공개방을 파고 게임을 했을 때, 저에게 고레벨 아이템들을 주고 가는 고마운 유저들도 몇 있었지만 갑자기 쳐들어와서 제가 정성스럽게 지어놓은 건축물들을 폭탄으로 파괴하고 마구잡이로 훼손한 다음, 무책임하게 도망가는 유저를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비공개로 방을 파고 솔로로 게임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플레이어들의 악행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전 또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PvP 게임은 아니라서 고레벨 플레이어가 들어와서 저레벨 플레이어들을 죽이고 템을 털어간다거나 하는 최악의 불상사는 없습니다만, 건축 시스템도 중요한 이 게임에서 마음대로 건축물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초보 유저들에게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입니다.
서로 도우라고 만든 PvE 게임에서 이런 행위를 하는 유저들을 제제하는 시스템이 없다면 그 단점은 치명적일 것입니다.
* 결론 : 가능성이 돋보이는 게임, 기본 토대는 잘 세워져 있고 앞으로의 발전이 중요한 게임. |
게임의 기본 토대는 좋습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이 가격에 할만한 재밌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건축 시스템은 가히 뛰어납니다. 다만 퀘스트에 스토리텔링과 시나리오를 넣거나 연출을 넣어서 싱글 플레이의 깊이를 좀 더 늘렸으면 합니다.
그리고 나쁜 최적화도 필히 고쳐야할 숙제 중 하나이고, 필드 크기에 비해 흥미를 끄는 몬스터 종류가 적고 게임플레이의 다양성도 더욱 필요합니다.
멀티 플레이시 건축물을 마구잡이로 파괴하는 트롤짓을 하는 유저를 막을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것저것 따져보니 개선해야할 점이 꽤 많습니다.
개발사가 이 피드백들을 전부 받아들이고 게임을 발전시킨다면 인슈라우디드는 좋은 게임이 될 것이지만, 아직은 갈길이 먼 게임 같습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7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