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와이프라이크(Wifelike, 2022) 리뷰 - 솔직히 매우 불쾌했던 영화.
와이프라이크 (Wifelike, 2022)
개봉 : 2022년 8월 12일
감독 : 제임스 바드
장르 : SF 스릴러
출연 :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엘레나 캠푸리스
2022년 개봉작 중에 제가 좋아하는 소재인 SF 스릴러, 안드로이드를 다룬 영화가 있어 처음엔 흥미를 갖고 시청했지만, 실망감과 불쾌함으로 막을 내린 작품인 '와이프라이크' 리뷰입니다.
와이프라이크는 인공지능 로봇이 사회에 보편화된 근미래를 다룹니다. 그에 따라서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로봇을 어떻게 볼 것인가' 라는 주제로, 도덕적, 윤리적 논란이 공존하는 혼란적인 사회 문제가 대두되고 있죠.
주인공은 아내 없는 남자, 혹은 미형의 인공지능 로봇을 반려자로 원하는 남성 고객들에게 미형의 인공지능 로봇을 '아내'로 프로그래밍하여 제공하는 회사 '와이프라이크'의 반려 로봇 회수 요원인 '윌리엄 브래드웰' 이라는 백인 남성입니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요원인 윌리엄은 회사로부터 자신의 죽은 미모의 아내인 메레디스의 의식을 저장한, 아내와 똑같이 생긴 로봇을 제공받게 됩니다. 매우 이쁘고 사랑스러운 로봇 메레디스는 자신이 인간이었을 시절 삶에 대해서 기억을 하지 못하지만,
윌리엄은 메레디스의 기억을 찾아주고 자신과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가기 위해 도와주겠다고 약속하고, 윌리엄은 로봇 아내인 메레디스와 성관계를 즐기고, 또 정신적인 성숙한 사랑도 미숙하지만 나누게 되면서 계속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되죠.
사족을 달자면 이 메레디스를 연기한 배우 '엘레나 캠푸리스'의 미모가 장난이 아닙니다. 정말 이뻐서 눈이 즐거웠던 기억이 나는군요.
집에서는 인조인간 아내 '메레디스'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와이프라이크의 '문제를 일으키는' 반려 로봇을 회수하면서 점점 이 반려 로봇들의 진실에 대해 깨달아가며 위험성에 대해 깨달아가는 윌리엄.
사실 이 반려 로봇들은 자신만의 자아가 있었고, 프로그래밍 또한 자유 의지를 가지고 행동할 수 있게 설정이 되어있었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성적 욕망, 예쁜 여자를 만나 아내로 만드록, 성숙한 사랑을 하고싶은 남자의 욕망의 도구가 되고 싶지 않아하는 진실을 깨달은 반려 인조인간 로봇들은 자신을 구입한 남자들에게서 도망치고 있었죠.
윌리엄은 이 반려 로봇들을 잘 회수하고 있었지만, 이 로봇들이 언제든지 자신들을 도구로 이용한 인간들에게 반감을 느끼고 반란을 일으키거나 인간들을 해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깨닫고 있었습니다.
영화는 점점 반전을 통해 진실을 파헤쳐가는 전개로 향합니다. 죽기 전에도 윌리엄의 사랑스런 아내인 줄 알았던 메레디스는 로봇이 된 후에도 윌리엄의 아내인 자신의 역할을 계속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지만, 계속 자신의 근처에서 접근해오는 정체모를 단체 사람들과 접촉해가면서 진실을 깨달아가기 시작합니다.
자신을 로봇으로 되살려주고, 자신만을 사랑해주는 스윗한 남편인 '윌리엄'의 비밀을 점점 파헤쳐가기 시작하고, 자신에게 접근해오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정체를 알려주기 시작하면서, 남편 윌리엄에 대한 비밀에 점점 가까워져갑니다.
과연 이 영화의 결말은 어떻게 향할까요?
* 영화의 결말 (스포일러!) |
사실 메레디스는 윌리엄의 아내가 아니었습니다. 로봇 인권 단체인 '스퀘어' 단체의 일원으로써 안드로이드에게도 인권이 부여되야 한다는 사상을 가지고 있었고, 인공적인 사랑이 아닌 자연스러운 인간의 사랑과 교감을 지지하는 사상 또한 가지고 있었습니다. 메레디스는 우연히 윌리엄 집에 찾아와 지지자를 늘리기 위해 그의 싸인을 받지만, 메레디스의 아름다운 외모에 빠진 윌리엄은 메레디스와 메레디스의 남자친구를 죽이고 결국 메레디스마저 로봇 아내로 만들기 위해 죽이고 말았던 것입니다.
윌리엄은 처음에는 아내 메레디스가 타인의 공작으로 인해 혼란해 하는 것 같아 그녀의 꿈 속에까지 같이 들어가며 도우려고 하지만, 그녀가 숨겨뒀던 진실에 가까워지려 하는 모습을 보이자 극도로 경계하며 나중엔 혼란에 빠지게 되어 동료 요원까지 죽이는 실수를 저지르게 되며 위기에 처합니다.
하지만 메레디스는 모든 진실을 '스퀘어' 동료들의 도움으로 파악했습니다.
동료들의 도움으로 모든 진실을 깨달은 메레디스는 윌리엄의 집에서 메레디스와 대치. 자신을 사랑했다고 말하는 윌리엄에게 자신을 왜 죽였냐고 추궁하지만 윌리엄은 메레디스에게 당황하며 '더 나은 삶을 줬다'라고 변명을 합니다.
하지만 메레디스는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신체능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려 윌리엄을 죽여 복수에 성공합니다. 와이프라이크는 윌리엄을 추모하고 윌리엄을 본따 만든 윌리엄 로봇을 내세우며 로봇 해방 단체인 스퀘어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로봇 해방 단체와 와이프 라이크사의 2차 대결이 펼쳐질 것을 예고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 영화 소감 |
이 영화의 세심한 디테일은 괜찮습니다. 윌리엄은 먼저 음성 명령을 활성화하고, 친밀도 설정을 시작하고, 성욕의 정도를 조절하고, 심지어 언어 설정 까지 하면서 로봇인 메레디스와 교감하는 부분은 꽤나 SF적 디테일을 살렸습니다. 토탈 리콜의 위험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기업들과의 전투, 매트릭스의 왜곡된 현실, 블레이드 러너의 느와르 AI 범죄 이야기를 융합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디테일한 시도는 좋지만 스토리 전개는 루즈한 편이며, 딱히 화려한 액션 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영화는 전체적으로 루즈하게 흘러갔습니다.
이 영화의 오락성과 작품성을 떠나, 이 영화는 굉장히 불쾌하게 다가왔습니다.
와이프라이크의 CEO가 하는 대사에서 남성의 폭력성, 지배욕을 언급하며 남성 혐오적인 대사들이 가득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와이프라이크의 CEO가 윌리엄을 마주하는 장면에서 '남자는 뭐든지 지배하고 싶어 하고, 움직이는 건 모두 성적으로 따먹고 싶어한다.' 라는 대사를 하며 남자를 폭력적이고 탐욕적인 존재로만 규정하는 대사를 합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윌리엄 또한 이 영화에서 묘사하는 남자의 이미지. 지배욕 강하고 탐욕적인 남자로 묘사됩니다. 아름다운 아내를 얻고 싶은 욕망 때문에 메레디스를 죽이고 로봇 아내로 만들어버리죠. 이 영화의 감독이 어떤 메세지를 전달해주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남자의 기본적인 욕망 자체를 악으로 규정하는 듯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 등 여러 SF, 안드로이드 영화에서 오마쥬를 몇개 따온 듯한 느낌이 있지만, 영화의 메세지는 불쾌하며 정치적 올바름만 잔뜩 묘사되는 탓에 별로 뒷맛이 좋지 못했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인공적인 로봇이 아닌 자연스러운 인간들이 서로 사랑을 하고, 인간과 로봇이 존중하고 어우러지는 사회를 지향하는 태도 자체는 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건 아닙니다만, 영화 속 로봇인권단체 '스퀘어'는 단지 남자들이 미형 여자 로봇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인 악으로 단정하고 성노예를 착취하지 말라고 공격만 하면서 한쪽 사상에만 극단적으로 치우친 모습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 속 정의로운 단체 스퀘어의 멤버들은 99%가 여자 배우들로써 아무리 신경쓰지 않고 싶어도, 영화에서 나오는 남성혐오적 대사와 전개들은 정치적 올바름 사상이 강력하게 들어갔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종류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초중반부까지는 흥미롭지만, 저는 딱히 시간을 내서 몰입할 수 있는 재밌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이 되며, 메세지는 개인적으로 거북했습니다.
이 영화의 점수는 10점 만점에 4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