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스타필드(Starfield) 리뷰 - 충분히 멋진 게임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릴 기만했다.
스타필드 (Starfield) |
출시일 : 2023년 9월 6일 |
장르 : SF 오픈 월드 ARPG |
개발사 :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
플랫폼 : PC, XBOX Series S, XBOX Series X |
요즘 서양 메이저 게임 업계가 참 개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설적으로 과감히 얘기해보자면 말이죠.
완성조차 제대로 안된 미완성 게임을 비싼 값에 정식 출시해서 팔아먹은 다음 뒤늦게 부랴부랴 패치를 하는 그런 종류의 행위는 이미 오래 전부터 만연했던 행위이고, 자신들의 게임을 구매하고 즐기는 유저들의 비판을 오히려 역으로 받아치질 않나, 심지어 올해 이런 게임 개발자들의 비호감 발언들 중에서는 저를 기가 차게 만들었던 한 발언이 있습니다.
디아블로4를 개발한 블리자드의 어떤 개발자는, 발더스 게이트3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발더스 게이트3의 퀄리티가 업계 표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가 찬 괘씸한 발언까지 일삼고 있죠. 여러 방식으로 게임 업계에서 오히려 소비자인 유저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늘고 있습니다.
전 베데스다가 이러한 요즘 서양 대형 게임 업계가 밟고 있는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랬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불안감이 잔뜩 밀려오긴 했습니다. 이미 베데스다는 폴아웃4부터 발전이 아닌 퇴행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고, 폴아웃 76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작품 폴아웃4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결코 나쁜 게임이 아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는 것엔 반박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폴아웃4는 한때 '엘더스크롤 5 : 스카이림' 신드롬을 일으키며 거대한 성공을 거뒀던 베데스다가 퇴행해버리는 그 시작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폴아웃4를 리뷰했을 때 자세하게 문제점을 적어놓긴 했지만, 점점 ARPG의 정체성은 옅어지고 반복 컨텐츠, 빌리징 등의 얕은 경험만이 지속되는 컨텐츠 위주로 게임이 만들어졌고, 탐험의 재미는 전작 폴아웃3에 비해 퇴화했으며, DLC는 파 하버를 제외하고는 게임성 향상은 커녕 게임성이 후퇴해버리는 모습만 보여주는데 일조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폴아웃4는 저에게 실망스러운 기억을 줬던 타이틀이었습니다.
스타필드는 베데스다나 마이크로소프트를 위해서라도 매우 잘 나와야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실망스러운 행적으로 보인 베데스다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라도, 너무나 부진하고 플레이스테이션에 현저히 밀리고 있는 XBOX 콘솔을 위해서라도 말이죠.
한국에서는 현지화를 하지 않아 이미 한국 유저들에게 엄청난 욕을 출시 전부터 먹고 있었습니다. 저에게도 당연히 한글화로 출시하지 않는 것은 화가 나는 사실이었구요. 하지만 그래도 별개로 게임은 잘 나오길 바랬습니다. 베데스다 게임은 대체제를 찾기 힘든 고유의 광활하고 자유로운 특성이 강했고, 그들이 할 수 있는 독특한 영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스타필드를 매우 기대했습니다. 베데스다 게임인 것도 그렇지만, 베데스다의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SF 소재의 거대한 우주 탐험 게임이 될 것이라고 토드 하워드가 또 잔뜩 기대감을 심어주었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하여, 상기에 서술한 그러한 이유들로 게임이 잘 나와주길 바랬습니다.
엘더스크롤4:오블리비언으로 베데스다 게임에 입문한 저로써는, 한때 게임 트렌드를 선도하며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경이로운 경험을 선사해주었던 그들의 게임이 정말 그리웠기 때문입니다.
엘더스크롤 5:스카이림으로 어마어마한 충격을 주었던 그들이 다시 스타필드를 멋지게 만들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무시하지 않고 잘 종합해서 폴아웃4, 폴아웃76으로 계속되는 부진과 팬들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성장하고, 이 스타필드라는 새로운 IP로 다시 그들이 부활했다는 것을 알려주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우리를 실망시키고야 말았고, 그러지 않길 바랬지만 결국 또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습니다.
* 여전히 게임은 로딩 천국, 또한 최적화는 엉망이다. |
많은 유저들이 지적하는 단점을 저도 해야겠습니다. 스타필드의 게임 토대는 여전히 구시대의 기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그래픽도 발전했고, 비쥬얼 표현력에 있어서는 확실히 엔진 자체가 발전한건 보입니다만, 근간이 되는 게임의 토대는 여전히 로딩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럭저럭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쳐도, 이제 유저들은 2023년에 나온 게임 신작이 아직도 장소와 장소를 오갈 때 상시로 로딩을 해야한다는 것에 이제 분노를 표하고 있습니다.
물론 베데스다 게임이 사소한 오브젝트 하나에도 물리 엔진을 부여하고 플레이어가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유니크한 장점이 있고, 그것을 계산하기 위해서 게임이 다른 게임보다 로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제가 인정을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제 2023년이고, 기술적으로도 베데스다가 도약을 해야하는 시기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여전히 로딩 천국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작은 방을 출입할 때도 그 로딩을 거쳐야합니다. 정말 기술적으로 실망이 큽니다.
로딩 천국이라는 단점도 큰 단점이지만, 또 베데스다는 우리를 실망시키고야 맙니다. 최악의 최적화가 또 우리를 실망시켰습니다.
그래픽 수준은 뉴 아틀란티스 도시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매우 좋은 편입니다. 아트워크가 미려하고 광원이 깔끔하고, 심지어 텍스쳐마저 좋습니다. 베데스다가 오블리비언 때처럼 자사의 게임에서 큰 그래픽적인 발전을 스타필드에서 다시 보여준 것 같습니다. 최악의 그래픽을 보여주었던 폴아웃4에 비하면 일취월장한 셈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베데스다 게임 중에서 일취월장한 비쥬얼을 보여준다는 거지, 다른 게임에 비해 특출난 건 없는데도 최적화는 올해 나온 게임 중에서 단연 최악을 달리고 있습니다.
제 컴퓨터가 라이젠 7600에 32기가 램, 지포스 RTX 4070TI의 스펙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 사양이면 FHD에서 2023년에 출시되는 최신작은 구동하는데 무리가 없어야 하지만,
스타필드는 이 사양으로도 DLSS3 프레임 생성 모드를 제가 별도로 사용하지 않았을 때는 최하 40프레임 정도까지 떨어지는 것을 제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전 1080P로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도 45프레임까지 떨어졌습니다.
스타필드의 최적화가 얼마나 별로인지 제가 이 글에 다 적을 순 없습니다. 리뷰에 적을 내용이 워낙 많을 게임이니까요.
제가 링크해둔 스타필드 GPU 벤치마크를 보시면 경악할만한 결과에 놀라실 겁니다.
https://www.techspot.com/review/2731-starfield-gpu-benchmark/
* 모든 장소가 연결된 심리스를 포기하고 완전히 쪼개진 게임의 월드로 탐험의 몰입감이 깨져버렸다. |
스타필드는 광활한 스케일을 표현했다는 것에 딱히 이견을 표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하나의 거대한 맵에 로딩이 있다지만 모든 장소가 이어져 있었던 전작들에 비해 스타필드는 완전히 쪼개진 맵 구성을 보여줍니다. 이제 베데스다가 지향했던 그 아이덴디티가 사라지고, 전작의 심리스 오픈월드가 아닌 모든 지역이 이어지지 않고 반드시 빠른 이동으로 이동해야하는 지역이 많아진 셈입니다.
장소와 장소가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플레이어가 탐험을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동안 베데스다 게임의 전통을 깨버린 셈입니다. 이제 항성계와 행성을 오갈 때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수동으로 조작해서 갈 수 없고, 빠른 이동을 거쳐야만 합니다.
물론 우주라는 거대한 스케일을 담기엔 현 컴퓨터 하드웨어의 성능은 아직 부족하고 노 맨즈 스카이나 엘리트 데인저러스 같은 행성 실시간 이착륙, 실시간 진입 등 SF 게임처럼 스타필드가 ARPG 특성을 유지하면서 그런 엄청난 스케일의 우주 시뮬레이션 심리스를 보여주길 바란 건 아니었습니다.
스타필드는 엄연히 ARPG 게임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베데스다는 더 좋은 방법을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검은 화면의 로딩 화면을 차라리 장소와 장소를 이동하는 컷신으로 대체한다든지, 실시간으로 행성에 진입할 수 없어도 대기권을 돌파한다거나 하는 컷신을 추가해준다든지 말이죠.
여러 이유로 스타필드는 충분히 우주 탐험을 한다는 느낌이 너무 부족하며, 우주 탐험을 한다라는 느낌을 받기에는 이 게임에 너무 많은 것들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잘기잘기 찢어진 월드 구성은 그렇다쳐도 말이죠.
* 태반이 비어있고 도 넘는 복붙 컨텐츠로 그저 공허함만이 남는 스타필드의 우주 |
솔직히 쪼개진 오픈 월드는 그렇다 쳐도, 스타필드의 거대한 광활함은 보기 좋았습니다. 뭐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고 쳐도, 약 120개 정도의 항성계와 그 안에 있는 1000개가 넘는 행성들은 진짜였습니다. 플레이어는 여러 항성계를 넘나들 수 있습니다.
일단 뭐 다른 문제는 제쳐두고서라도 플레이어가 그 장소들을 직접 오갈 수 있다는 것은 짜릿한 경험이긴 합니다. 충분히 그 점에서는 베데스다를 칭찬해주고 싶기도 하구요.
실제로 외계 생명체가 있는 여러 행성에 착륙해서 주위를 돌아볼 때의 그 경험은 괜찮긴 했습니다. 아주 잠시동안이었지만요.
일단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특정한 지역을 제외하고, 플레이어들은 탐사를 위해 여러 흥미로워 보이는 행성들에 착륙해 주위를 돌아다니게 될 겁니다. 그러면 뭘 볼 수 있는지 금새 깨닫게 되죠.
게임 내에 구현된 수백개의 탐험 가능한 행성들은, 결국 몇 종류의 외계 생명체와 절차적 지형으로 생성된 개성없는 지역들만이 난무해있다는 걸 말이죠.
심지어 베데스다는 자신들의 강점마저 포기했습니다. 설레였던 던전 탐험, 미지의 우주 탐험은 스타필드에서 완벽히 부서졌습니다. 베데스다 게임의 큰 재미 중 하나였던 던전 탐험은 이제 몇 종류 되지도 않고, 심지어 그걸 게임 내의 모든 행성 지역에 돌려쓰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플레이어가 탐험할 수 있는 구역들로써 버려진 기지, 버려진 연구소 등 버려진이라는 네이밍이 되어 있는 반복된 장소들이 게임의 행성 지표면에 조금씩 있는 걸 보게 될텐데, 문제는 플레이어가 전투와 파밍을 즐기게 될 이 장소들이 몇 종류가 되지 않고 모두 구성이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설명이 좀 장황한 감이 있었는데, 결국 결론을 내보자면, 게임 내의 거의 모든 구역의 95%가 복붙 컨텐츠로 구성되어 있어 그 광활한 우주는 결국 공허할 뿐이며, 결국 탐험을 하면서 할만한 건 포토 모드로 사진 찍기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치명적입니다.
물론 수동으로 작업된 수제작 지역들이 스타필드에 어느정도 있고 각종 도시의 규모는 스카이림,폴아웃4와 비교하면 더 장대한 모습을 보여주긴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탐험할 수 있는 인상적인 지역들은 전체 게임 규모의 5%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 곳곳에 펼쳐지는 성의없는 디테일들. |
도시나 주요 거주 구역의 스케일 표현이 심심했던 전작들에 비해 스타필드는 다량의 NPC들을 도시 내에 추가하고 그 규목도 커져서 북적이는 도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성의없는 디테일로 묘사되고,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줄 정도로 매우 안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스케일을 표현하기 위해 구현된 엑스트라 시민 NPC들은 아무리 최적화 때문이었다지만 시선 처리가 끔찍해 눈꺼풀이 안움직이고 안구만 움직여서 흰자위가 보이는 모습으로 플레이어를 응시하여 뜬금없이 호러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게임 상에 구현된 수면 지역은 잠수하여 돌아다니며 탐험할 수 있었던 것이 불가능해져서 수중 생물을 관찰하거나, 물 속의 비밀의 공간을 탐사하는 그런 낭만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 매우 마음에 들었던 일부 고전으로써의 회귀. RPG 게임으로써는 폴아웃4보다 확실히 낫다. |
실망 일색이었던 스타필드에 장점이 그럼 없는 것인가? 그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대화 시스템, 퀘스트 퀄리티가 다시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을 생각나게 할 만큼 다시 올바른 방향으로 회귀한 것입니다.
다시 캐릭터의 얼굴을 클로즈업하고 대화 지문은 그대로 클릭해서 대화를 하는 클래식 방식으로 변경되어 매우 몰입도 있는 대화 시스템으로 다시 회귀했습니다.
폴아웃4를 제가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4가지 선택지밖에 없는 단순해진 대화 지문이 컸는데, 베데스다가 이 점에선 팬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개선했다는 것을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또한 확률에 의존하는 새로운 '설득' 시스템으로 퀘스트를 다른 방향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정말 설득 시스템은 제가 스타필드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은 기능으로 운에 의존하긴 하지만 음식으로 그 확률을 높일 수도 있고 레벨 업 스킬로 올릴 수도 있어서 다소 어려운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는 흐름을 설득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은 분명 ARPG 게임으로써 유저들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목소리를 삭제하고 배경과 컨셉을 설정해줄 수 있는 점은 또 신기하게도 성의가 보여 놀랍습니다.
폴아웃4는 저에게 매우 실망스러운 게임이었던 이유 중 하나가, 플레이어 캐릭터가 정해진 컨셉을 가지고 있단 것입니다. 미국 중산층 부부이자 남자는 참전용사 군인 출신, 여자는 변호사라는 확실한 컨셉을 가지고 있었고 '션'이라는 자식이 있었고 이는 스토리가 진행되는 중추였기 때문에, 저만의 캐릭터로 게임을 즐기고 싶었던 저에게는 몰입도가 파괴되는 치명적인 단점이었습니다.
또한, 폴아웃4는 플레이어에게 보이스가 있었기 때문에, 이는 어떤 유저들에게는 주인공 캐릭터에게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장치가 되었겠지만 자기가 만든 외형에 캐릭터의 보이스가 매치되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고, 딱 정해진 컨셉의 백인 남성 백인 여성의 목소리만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인종 크리에이션을 지원하는 게임 내에 원체 어울리지도 않았습니다.
스타필드는 주인공 보이스를 삭제하고 다시 클래식으로 회귀했기 때문에 이 점에서 매우 만족스러워 RPG 게임 팬들에게는 스타필드의 이런 고전 RPG의 회귀가 만족스럽게 느껴질 것입니다.
* 재미있는 팩션 서브 퀘스트들. 이 점 또한 역시 폴아웃4를 능가한다. |
게임 전체적인 구조는 매우 아쉽지만, 퀘스트 면에서는 거의 없다시피 했던 폴아웃4에 비하면 스타필드는 장족의 발전을 이뤘습니다. 뱅가드, 크림슨, 자유행성 레인저 등 여러 팩션의 서브 퀘스트들은 오히려 메인 퀘스트보다 더 재밌을만큼 뛰어난 재미를 보여줍니다.
분량은 짧아서 아쉽지만 스타필드 로어를 잘 구현한 스토리 라이팅에, 이리저리 광활한 우주 맵에 흩어져있기에 그 서브 퀘스트들을 일일히 다 찾아서 다 해보기엔 귀찮은 점이 존재하지만, 스타필드 내에 존재하는 각 팩션의 서브 퀘스트나 일반적인 서브 퀘스트 등은 폴아웃4, 심지어 스카이림보다 더 뛰어난 재미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테러모프'라는 괴생명체와의 사투, 우주 해적단 크림슨 해적단과 UC(식민지 연합) 개척 성계의 패권을 놓고 격돌하는 서브 퀘스트는 그야말로 스타필드 서브 퀘스트들의 매력을 흠껏 보여줬습니다.
특히 크림슨 퀘스트는 어느정도 대규모의 우주 도그파이팅을 구현하여 사나이의 로망을 한층 더 자극하기도 합니다.
게임을 하면서 즐거웠던 순간이 아예 없진 않았고, 잘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여럿 있었습니다.
* 서브 퀘스트에 비해 너무 애매한 메인 퀘스트, 다회차를 지원하는 새로운 컨셉의 메인 퀘스트 자체는 신선하지만 글쎄.. |
스포일러라 더는 언급할 수 없지만, 스타필드는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스토리를 보여주며, 이를 이용해 뉴 게임+을 지원하는 다회차 요소까지 지원합니다. 한술 더 떠서 스카이림의 용언 같은 특수 능력까지 스토리 상 플레이어에게 추가가 되죠. 여기까지는 신선하다고 볼 수 있는데..메인 퀘스트 자체는 볼륨도 짧고 스토리가 따로노는 느낌이 강해 메인 퀘스트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광부였던 주인공은 콘스탈레이션이라는 우주 탐험가 세력에게 포섭되어 콘스탈레이션의 일원으로 정체불명의 유물의 기원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는 구성으로 메인 퀘스트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도입부라든지, 퀘스트의 진행이 너무 심심하다는데 그 문제가 있습니다.
기존 베데스다 게임의 메인 퀘스트처럼 기승전결이 확실하지 않고 스케일도 작습니다. 스포일러라 스토리의 허점을 제가 여기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볼륨도 짧은 편이고, 가장 큰 문제는 메인 퀘스트의 구성이 너무 반복적인 컨텐츠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유물을 찾고, 능력을 얻고, 미션을 수행하는 3가지 과정으로 크게 진행이 되는데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미션들은 그 몰입도 자체는 괜찮지만 유물을 찾고 능력을 얻는 과정은 마치 복붙 컨텐츠를 하는 듯한 느낌으로 단조롭게 진행이 되며, 던전을 탐색하고 유물을 찾고, 적과 싸우는 지극히 단순한 과정으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메인 퀘스트는 너무 심심합니다.
이 심심함은 후반부에 가서야 조금 게임의 설정이 밝혀지고 새로운 존재와 맞닥뜨리게 되면서 좀 풀리게 되지만, 메인 퀘스트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을 만큼 실망감이 존재했습니다.
물론 스타필드만의 신선함은 있습니다. 바로 뉴 게임+를 지원하고 게임 스토리상 자연스럽게 다음 회차로 넘어갈 수 있다느 점인데요, 이건 언급만 하고 장점이라고 말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스토리 상 스포일러가 되니까요.
* 건슈팅의 감각은 좋지만, 전작에 비해 퇴화해버린 전투의 재미. |
스타필드의 전투는 확실히 퇴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타격감은 좋은 편이고, 피격 위치에 따라 적들의 애니메이션이 달라지는 점 제외하고 스카이림 때부터 선보였던 킬무브 시스템의 삭제, 폴아웃4의 VATS 등 전투에 추가적인 재미를 줄만한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기에, 평범한 FPS 게임의 재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특히 적들의 부족한 인공지능이 이 게임의 전투 재미의 발목을 붙잡는 것 같습니다. 스타필드의 AI는 인식 범위, 공격성 등이 너무 떨어지고 플레이어를 인식하는 것도 제대로 못하고 여러 오브젝트에 끼이면 움직임이 꼬이고 마는 모습까지 발생해, 플레이어가 엄폐물을 잘 활용하면 어려운 난이도에서도 적들을 농락하다시피 요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전작들보다 떨어져 게임의 긴장감을 떨어트립니다.
또한 인간형 적들은 그럭저럭 싸우는 느낌을 전달해주지만 외계 생물들과의 전투는 한술 더 긴장감이 떨어지는데, 거대한 충돌 크기 판정 때문인지 좁은 장소나 지형지물에 끼일 경우 AI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버그까지 걸려서 전투가 너무 쉬워지기 때문에 샌드백 신세로 전락해버리고 맙니다.
* 이 게임의 유일한 꽃 : 함선 개조와 빌리징. |
스타필드에서 제가 감탄했던 장점 중에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함선 개조는 SF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누구나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컨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심리스가 결여되어 우주 함선을 행성 지표면에서 조종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스타필드의 함선 시스템은 정말 디테일하고 정성을 들인 것이 느껴집니다. 이게 시스템이 편리하면서도 디테일이 있어서 취향에 맞는다면 상당한 재미를 제공합니다.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함선을 처음에 타고 다니면서 돈을 모아서 이미 제작된 다양한 함선 모델을 살 수도 있고, 부품만 따로 구입해서 외형과 성능을 마음껏 개조할 수 있습니다. 물론 크기 제한이 있어서 초대형 함선을 만들진 못하지만, 제한된 크기 내에선 플레이어가 온갖 다양한 외형과 성능으로 함선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제작된 함선은 단순히 외형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내부 구조, 승무원, 함선의 성능 등 다양한 면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기 때문에 최고의 재미를 제공합니다.
결국 폴아웃4때와 비슷한 구조를 답습하는 편입니다. 함선 개조라는 또 하나의 재밌는 시스템과 기존에 폴아웃4에 선보였던 빌리징은 좀더 편리한 기능으로 진화되어 이런 요소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스타필드는 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게 될 것입니다.
또 이런 점으로 본다면, 스타필드는 베데스다가 발전된 점이 아예 없진 않다고 볼 수도 있겠죠.
물론 이 요소들이 별로 재미가 없는 유저들에게는 스타필드는 정말 아쉬운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 충분히 더 나은 게임이 될 수 있었지만 이 게임은 그러지 못했다. |
스타필드는 베데스다 개발진들의 성의없음이 현저히 보이는 작품입니다. 100개가 넘는 항성계와 1000개가 넘는 행성들로 게임의 무대는 거대하지만, 정작 POI (절차적 생성) 컨텐츠들로 복붙되어 있고 전작들처럼 수작업으로 제작된 컨텐츠들은 별로 없기에거대한 우주 탐험이란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전작들보다 퇴화한 부분도 존재합니다. 배경이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된 SF임에도 우주선을 제외하고 탈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기가 차는 부분입니다.
여전히 플레이어는 행성 탐사를 구작들처럼 걸어서 진행해야하죠. 모르겠습니다. 이 게임은 정말 아쉽고 실망스럽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을 하면서 감명깊었던 순간이 아예 없었나? 라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분명 잠재력이 있었던 게임이었습니다. 복붙 지형, 복붙 던전이 아닌 수작업된 던전과 지형들이 여러 행성들에 분포되었어야 했습니다. 더 재밌는 퀘스트들이 더 많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또한 더 많은 컨텐츠가 필요했습니다. 플레이어가 탐험할 공간이 특정한 지역에만 몰려있는 아니라, 게임 내에 존재하는 항성계에 골고루 많이 만들어졌더라면, 행성 탐사시 단순한 민간 거점, 채굴 거점, 버려진 기지에도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가진 장소와 던전들을 추가해서 반복된 탐험 느낌이 적었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고 출시했 더라면 이 게임은 정말 멋진 경이로운 게임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메인 퀘스트는 좀 더 게임 내 세계관을 설명하는 장치와 더 큰 스케일의 연출이 있었어야 했습니다. 또한 동료 캐릭터들은 전작들만큼의 매력이 없고 다 평면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캐릭터에 입체감이 없습니다.
결국 8년이라는 엄청난 개발 기간을 거치고도, 게임이 성의없어 보인다는 것은 베데스다의 개발력에 큰 의심이 가는 순간입니다.
* 불투명한 게임의 미래. 엄청난 개선과 사후지원이 필요해보이지만, 베데스다는 그럴 의지가 없어보인다. 모드를 기대해봐야 되나? 하지만 그마저도 확실치 않다. |
'우리는 최적화를 했으니 여러분의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하십시오' 라고 말해 큰 화제가 되었던 토드 하워드의 태도를 보면 게임의 미래는 어두워보입니다.
그리고 게임을 출시 후 게임을 개선하는 대형 패치도 하나도 나오지 않았고 자잘한 업데이트나 있을 뿐이었죠. '노 맨즈 스카이' 나 '사이버펑크 2077' 처럼 그리고 출시 후 한달간 게임을 개선하는 큰 패치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럼 베데스다 게임이 늘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의 희망은 모드가 나와서 유저들이 모드로 게임을 개선하는 것인데, 모드 툴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 예정이니 당분간 이 게임의 미래는 어둡기만 합니다.
"정말 실망스럽구나, 베데스다! 토드 하워드!" 라는 말로 이번 스타필드의 리뷰를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 장점
- 뛰어나고 미려한 그래픽.
- 장엄하고 신비한 우주 분위기는 잘 구현했다.
- 다시 클래식으로 회귀한 RPG 시스템들로 확실히 전작 폴아웃4보단 RPG게임의 특성이 뛰어나다.
- 클래식으로 회귀한 퀘스트 진행, 대화 시스템으로 퀘스트가 깊이감이 있다.
- 재미있는 서브 팩션 퀘스트들.
- 놀라운 퀄리티의 함선 개조 시스템
* 단점
- 베데스다 게임의 독보적인 장점이었던 탐험의 재미가 완벽히 퇴보했다.
- 최악의 최적화.
- 서브 퀘스트에 비해 메인 퀘스트는 짧고 난해하고 재미가 떨어진다.
- 지나친 단순 복붙 컨텐츠 남발로 게임의 깊이감이 너무 떨어지며, 금새 질리게 된다.
- 전작들보다 떨어지는 캐릭터들의 매력
- 재미없고 팔 거리도 없는 행성 탐사
- 퇴화된 전투의 재미, 적들의 인공지능
- 사소한 부분에서 많이 보이는 떨어지는 게임의 디테일들
- 여전히 로딩이 지나치게 많다
- 게임 내에 탈것이 존재하지 않아 몰입도도 떨어지고 편의성이 극히 떨어진다.
- 게임의 UI는 보기엔 좋지만 편의성이 너무 떨어진다.
- 구현된 우주 공간의 크기는 거대하지만 구현된 컨텐츠 수가 너무 적다.
- Dlss3,Xess, 레이트레이싱등 최신 게임들이 포함하는 그래픽 기술의 미지원
제 최종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