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HBO 드라마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 (The Last Of Us) 리뷰 - 가히 게임 원작 최고의 드라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1 (THE LAST Of US)
방영 플랫폼 : HBO MAX
방영 날짜 : 2023년 1월 15
에피소드 : 9부작
출연 : 페드로 파스칼(조엘 밀러 역), 벨라 램지(엘리 윌리엄스 역), 가브리엘 루나 (토미 밀러 역)
전 헐리우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인기 비디오 게임의 영상화에 슬슬 짜증이 나고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비디오 게임을 주제로 한 영상화 작품 중에서 제대로 된 퀄리티로 나온 작품이 몇 개 없는 이유가 크기도 하고, 가장 중요하게 제가 생각하는 문제는 '원작을 훼손하면 안된다는 것' 입니다.
물론 2016년 개봉된 영화 '워크래프트'는 나름 좋았습니다. 이 영화 워크래프트는 블리자드의 게임 원작과 내용은 좀 다릅니다. 하지만 원작을 존중한 화려한 CG와 영상미, 괜찮은 배우 캐스팅, 훌륭한 휴먼과 오크의 액션으로 화답했던 영화 워크래프트는 원작 팬에겐 다소 욕을 좀 먹었지만 저에겐 정말 괜찮은 작품으로 남아있습니다. 상업적으로도 성공했구요.
자, 상반된 예로는 모두가 욕을 하고, 팬을 모욕한 최악의 작품 '헤일로 드라마'가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엄청 잘못되었습니다. 원작과 내용이 다른 건 둘째 치고 원작을 대놓고 모욕하고 훼손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대놓고 주연 배우인 파블로 슈라이버가 '팬들과 마스터 치프의 관계를 부숴버리고 싶었다.' 라는 발언을 하며 큰 논란이 되었고, 드라마 내용 자체도 전혀 원작이 헤일로 시리즈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괴악한 전개로 흘러갔습니다.
아무튼 이 두 드라마를 예로 들은 이유는 뭐냐면, 계속되는 비디오 게임 원작의 영상물을 접하면서 느끼는 점은 원작을 존중하는 태도는 무조건 기본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 원작과 내용은 아주 조금 다르지만, 철저히 흐름은 잘 따르면서 내용 보충도 하는, 모범적인 전개를 선보이는 더 라스트 오브 어스. |
그런 면에서 너티독의 천하의 명작 비디오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드라마는 잘 나오길 바랬고, 애초에 게임의 메인 디렉터인 '닐 드럭만'이 제작에 참여한다길래 더욱 더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드라마는 기대보다 더 괜찮게 나온 것 같습니다.
직접 보니 HBO의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는 그야말로 모범적인 전개를 선보입니다.
원작과 비교해서 내용은 아주 조금 다르지만 스토리가 흘러가는 흐름은 동일하며, 원작에서 부족했던 내용까지 보충하니 정말로 모범적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린 이런 걸 원했습니다.
원작을 존중하고 원작을 철저히 따르는 것, 그러면서도 드라마판만의 고유의 매력을 선보이고, 원작에서 부족했던 내용도 보충하는, 그야말로 게임 팬들은 물론 새롭게 이 드라마를 접하는 모든 시청자들에게도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모범적인 전개라고 할 수 있죠.
게임에선 그 기원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고, 간접적으로 다뤄졌던 CBI(동충하초 뇌염)이 영화에선 조금 더 설정이 변경되면서 자세하게 다뤄지는 점은 매우 좋았습니다. 물론 정확히 어떤 경위로 CBI가 탄생했는지는 드라마에서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지만, 적어도 어떻게 전 인류에게 퍼져나갔는지는 그 내막을 조금 더 자세히는 알 수 있게 됩니다.
세계 최고로 큰 제분소인 인도의 자카르타에 있는 밀가루 제분소의 노동자들이 그 밀가루를 섭취하고, 동시에 그곳에서 수출된 밀가루로 만들어진 음식들을 전 세계 사람들이 섭취하게 되면서 전 인류가 동충하초가 감염되어 전염병이 퍼졌다는 설정이 만들어졌죠.
이 설정은 게임에서 풀지 못했던 궁금증이 조금은 해소시켜줄 수 있기에 매우 좋은 설정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또한 드라마의 몰입도 또한 높아지죠.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스토리의 줄기 역시 게임 원작과 동일합니다. 밀수꾼 생활을 하던 주인공 조엘과 동료 테스가 항상 그랬던 것처럼 밀수 일을 하다가 갑자기 면역자인 엘리와 엮이게 되고, 파이어플라이 단원인 마를렌 대신 인류의 희망인 엘리를 파이어플라이에게 전달하는 일을 맡게 되어 주인공인 조엘과 엘리는 약 1년 여에 걸쳐서 미국의 동부에서 서부를 횡단하는 여정을 떠나게 되죠.
이러한 흐름은 드라마도 똑같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이미 했던 유저라면 조금 내용은 다를지라도 전체적인 스토리 흐름에서 게임의 향수를 많이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 이거죠. 우리가 게임 원작 드라마에서 무슨 다른 걸 원했습니까? 원작 게임에서 느꼈던 그 향취와 추억을 고스란히 드라마에서도 느끼고 싶은 거죠. (개떡같은 헤일로 드라마 제작진들은 전부 엎드려.)
* 배우의 캐스팅은 초반에 약간 별로였다고 생각했다가도, 드라마를 보다보면 괜찮다고 생각이 든다. |
배우들의 캐스팅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엘 역을 맡은 페드로 파스칼은 외모도 원작 조엘의 느낌을 풍기고 연기력도 아주 훌륭하고 좋습니다. 페드로 파스칼이 히스패닉계니까 그에 따라 토미 역, 사라 역의 배우들도 같은 히스패닉 배우들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들의 캐스팅 자체는 요즘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느낌이 그렇게 들지 않아 좋았습니다. 외모도 그렇고 연기력도 훌륭해 작품에 잘 녹아들기 때문입니다.
말 많았던 엘리의 캐스팅도 한번 살펴봅시다. 엘리 역을 맡은 벨라 램지의 외모가 원작과 너무 다르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필자도 처음엔 엘리 캐스팅이 별로라고 생각했지만 배우의 연기력이 너무 훌륭해 원작의 엘리 느낌을 100% 재현했기에 나중에 갈수록 엘리 캐스팅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모는 원작 엘리 느낌은 나지 않지만, 벨라 램지의 열연은 엘리의 캐릭터성을 잘 표현해줘서 엘리 캐스팅에 대한 저의 생각은 긍정적으로 변했습니다.
* 원작에 충실하고 더욱 더 다듬고 보충한 모범적인 게임 원작 드라마 더 라스트 오브 어스. 강추다. |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1은 제가 봤던 게임 원작 영상물 중에서 단연 탑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원작에 정말 충실하며 바뀐 설정이 있지만 (동충하초 뇌염의 감염 방식이나 시간, 군집을 이루고 그에 따르는 집단 행동을 하는 등) 스토리 전개, 등장하는 배경, 원작 게임 팬들이 좋아하는 감염체들과의 대결 등 모든 면에서 원작에 충실한 명품 원작 충실 드라마입니다.
시즌2도 방영 예정이라는데, 만약 게임 원작 파트2의 충격적인 전개를 고대로 따라간다면 역시 저도 아쉬울 거라 판단하긴 하는데, 그런 면에서 시즌2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10점입니다.